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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즐거움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 페리퍼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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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한 어른의 공부 이야기"
무지의 즐거움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동섭 옮김 /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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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건, 공부한다는 건 무엇인지. 날이 갈수록 어렵다. 시절이 혼란하여 더하다. 도로시 파커가 시에서 말한 대로 세상엔 "선과 악이 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는데, 그 속에서 무엇을 붙잡고 나아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지러움 앞에서 울적해진다. 안다. 괴로움을 타개할 극적인 진실 같은 건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다만 마음의 결을 잘 정리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음의 결을 가다듬는 데에 이 올곧고 맑은 목소리는 어쩌면 약간의 힌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유유의 편집자와 박동섭 번역자가 일본의 지성 우치다 다쓰루 선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선생은 그에 대답을 했다. 배움이란, 성숙이란, 어른이란, 무도란, 글이란, 시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그는 오랫동안 만들어온 자신의 생각들을 내어 놓는다. 간명하고 산뜻한 문장들 안에 그의 통찰이 있다. 쉬운 말로, 현실에 밀착된 언어로 완성된 그만의 철학이 있다. 그의 목소리를 읽는 동안 문득문득 기억해 내게 되는 세상의 근본 이치들이 있다.

우치다 다쓰루의 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기획되어 선출간되는 책이다. 그만큼 한국 독자들 입장에선 조금 더 와닿는 내용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어지러운 마음을 비워내고 정갈한 밑바탕을 다시금 가다듬고 싶다면 그의 목소리를 받아들여보길 권한다. 쉽게 읽어 내려가는 와중에 머리를 탕탕 치는 생각들을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저는 '지성'이란 집단적으로 발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집단 안에서 활발한 대화가 오가고 이론이 난무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 '지성의 작동'이고, 이런 일은 개인 혼자서는 좀처럼 달성할 수 없습니다.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어려운 일임은 분명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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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 있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조금 망한 사랑
김지연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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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1988)에서 이웃 젊은이의 사랑은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처럼 절절하다. 2024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한 김지연의 소설 <반려빚>에서 이제 가난의 세계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따라붙는다. 서일과의 긴 연애 끝에 일억 육천의 빚이 남은 정현에겐 반려자도 반려동물도 아닌 반려빚이 두 눈을 부릅뜨고 따라다닌다. 생물 비슷한 모양새로 꿈에도 나오는 이 빚만이 내 생존을 원하고 있다. 중고서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낡은 책처럼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은 죄다 이렇게 똥값이 된다는 사실'(93쪽)을 받아들인 뒤의 헛헛함으로 서일은 또 내일을 산다. 소설가 김연수가 이 소설을 추천하면서 한 말처럼 '너덜더덜, 상처투성이일지라도' 한번 더 나아가는 그 상태를 김지연의 소설은 '웃프게' 포착한다.

2022년 첫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가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기도 한 젊은작가 김지연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돈을 빌려주면 애인은 도망가고, 전 남편의 현 부인은 사망보험금 때문에 연락을 해온다. 일을 하다 다치고,다치면 실직하고, 실직하면 빚을 지고, 빚을 지면 애인을 등쳐 먹게 되는 세계에서 남 탓 대신 내 탓을 해본 적이 있다면 김지연의 소설 속 인물들의 곤혹스러운 처지에서 '조금 망한'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처럼 웃고 욕하고 화낸 뒤 누워있고 싶다. 그러면 소설 속 인물들처럼 또 다시 망하러 갈 수 있을 것 같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대수롭지 않은듯 살아가고 싶었지 필사적으로 살아남고 싶지 않았다. 매일 매일 죽기를 각오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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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
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볼러 지음, 고현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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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수포자다. 수학은 늘 나의 원수였고 배신자였다. 아무리 친해지려고 다가가도 늘 뒤돌아 빨간 비만 내리게 하는 영원한 나의 적. 수학 문제를 풀 일은 없지만 삶에서 수학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사칙계산도 수학이고 상품 할인도 수학이니 엑셀에 온전히 의존한다. 하지만 엑셀도 수식을 잘 입력해야 정확한 답이 나온다는걸, 빨리 깨달을수록 삶에 도움이 되었겠지.

흔히 ‘수학 머리는 타고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 명제에 의심을 품은 스탠퍼드대 조 볼러 교수는 정말로 수학 재능이 타고나는 것인지 밝혀내고자 한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고 하기 싫은 이유는 수학을 배울 때 뇌가 즐겁고 효과적으로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라 한다. 마인드셋, 메타인지 같은 최신 과학을 토대로 수학을 공부하면 두려움이 사그라들 것이라 조언하며 전략 및 접근법을 이 책에 제시한다. 서울대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는 “수학은 머리 좋은 소수의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속도에 맞게 즐기는 학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입시 시스템 아래 자신의 속도에 맞는 수학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잠시 수학 문제집을 떠나 수학이란 학문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면 적어도 원수가 아닌 삶의 친구로 남을 수 있다. - 좋은부모 MD 임이지
책 속에서
여러분이 수학적 다양성과 아름다움에 영감을 받아, 마주치는 모든 상황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을 것을 배우며, 다른 사람들을 자신이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조차 못 했던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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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과거를 식민지로 삼기 시작했다."
페리퍼럴 1
윌리엄 깁슨 지음, 장성주 옮김 /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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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대 미국, 해병대 출신 상이군인 오빠를 둔 플린은 장애 연금을 받는 오빠를 대신하여 어떤 게임의 베타테스트 일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게임 속 세상에서 드론을 조종하던 중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그저 ‘더럽게 무서운 게임의 베타테스트’ 정도로만 생각했으나, 다크넷에 그녀와 그녀의 가족 앞으로 살인 의뢰 광고가 올라오자 뭔가 이상하고 느끼는 플린. 플린의 고용주는 자신이 있는 곳은 미래이며, 그녀가 목격한 사건은 게임이 아닌 자신들의 세계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라고 말한다. 플린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미래인에게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중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된 된 것이다. 미래의 범인들은 목격자인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과거의 세계에서 살인 청부업자를 동원하고, 그녀는 두 시공간을 넘나들며 현재의 적과 미래의 적을 동시에 상대하는 혼란스러운 싸움을 이어 나간다.

첫 장편소설 <뉴로맨서>를 통해 전 세계 7,000만 부 판매, 세계 3대 SF 문학상 최초 석권을 달성하면서 일찍이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윌리엄 깁슨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디스토피아 SF. 저마다 고유한 연속성을 띤 시공간으로 존재하는 개별 우주인 ‘연속체’에 미래인이 접속하는 순간 그 과거 연속체는 미래인의 시간선과 단절된며, 이렇게 단절된 과거는 미래인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고 거리낌 없이 과거인들을 유린하고 착취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설정은 우리에게 강력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미래의 적들에 맞선 플린의 생존 싸움은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점차 현재 세계의 예정된 대재앙을 막기 위한 전쟁으로 발전하고, 강자와 약자의 전복으로 이어지는 서사는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제국주의죠." 애시가 말했다. "이미 존재하는 과거를 대체하는 연속체들을 제3세계로 취급하는 거예요. 거기에 그루터기라는 이름을 붙이면 그렇게 하기가 더 쉬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