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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부모의 내면이 아이의 세상.. 문학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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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소소한 기록들로 만나는 한강이라는 세계"
빛과 실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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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강의 신작 산문집이 문지 에크리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을 포함하여 미발표된 시와 산문들, 집과 정원을 돌보며 기록한 일기와 직접 찍은 사진 등의 소소한 기록들이 담겨있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품의 문학적 실마리가 되는 문장들과 짧지만 아름다운 시들을 통해 한강의 세계를 제법 가까이 마주할 있게 하는 다정한 책이다.

정원 일을 하며 짧게 써 내려간 밀도 높은 문장들, 장소에 얽힌 기억들, 그리고 사물에 대한 단상들은 작가의 문학적 사유가 어떻게 일상 속에서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담백한 일상의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는 고요한 슬픔과 끈질긴 사유, 사물과 생명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겨 있어 독자는 작가의 사적인 공간과 정서를 따라 한강 문학의 뿌리를 천천히 들여다보게 된다. 한강이라는 이름 너머의 사람을, 그리고 그 사람의 내밀한 시간과 숨결을 차분하게 만나게 해주는 더없이 아름다운 책이다. - 에세이 MD 도란
이 책의 한 문장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 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그 소설을 시작하던 시점과 같은 사람일 수 없는,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변형된 나는 그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다음의 질문들이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지며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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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가 전하는 마지막 인사"
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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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어딘가 이상한 날이었다. 프린스턴 대학의 노교수 바움가트너는 서재에서 키르케고르에 관한 논문을 쓰다, 인용할 책이 거실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책을 찾기 위해 내려간 거실에서 그는 뜻밖의 소동에 휘말린다. 아침에 달걀을 삶으려다 깜빡 잊고 올려둔 알루미늄 냄비는 시커멓게 타 있었고, 급히 맨손으로 집어 들다가 화상을 입는다. 가사 도우미는 남편의 사고로 오지 못했고, 엉망으로 이름을 난도질한 초보 검침원을 도와 지하실에 내려갔다가 무릎까지 다친다. 마치 한 편의 소극처럼 펼쳐지는 일상의 소란들. 그러나 이 대단찮은 소동의 끝에서, 바움가트너는 부엌 의자에 앉아 시커멓게 탄 알루미늄 냄비를 바라본다. 그는 기억해낸다. 40여 년 전, 찢어지게 가난하던 대학원생 시절, 처음 혼자 살게 되며 10센트를 주고 샀던 그 냄비를. 그리고 바로 그날, 그 가게에서 처음 만난 한 사람. 그의 반려자였던 애나를.

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폴 오스터가 투병 중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작품. 아내를 잃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환지통처럼 상실을 안고 살아가는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일상과 회상 속에는, 잊힌 기억의 파편들이 삶의 우연한 순간에 불쑥 고개를 내민다. 그 기억들 속에서 우리는 금정연 작가의 추천사처럼 “허구이지만 진실보다 더 강력한 그 무엇”, 즉 상상력의 힘, 그리고 이야기의 힘을 발견하게 된다. 폴 오스터가 평생을 바쳐 써온 이야기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긴 이 마지막 작품은, 작고 사소한 일상의 순간들 속에서 진실하고 아름다운 삶의 본질을 포착해내며, 우리에게 오래도록 남을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 소설 MD 박동명
이 책의 한 문장
왜 다른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영원히 사라진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 살펴본다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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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성장해야 아이도 성장한다"
부모의 내면이 아이의 세상이 된다
대니얼 J. 시겔.메리 하첼 지음, 신유희 옮김 / 페이지2(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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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정신과 전문의 대니얼 시겔과 발달 전문가 메리 하트젤이 공동 집필한 육아서로, 부모의 내면 세계와 감정 상태가 아이의 뇌 발달과 정서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부모가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조절할 수 있을 때, 자녀와의 안정적인 애착이 가능하며 이는 아이의 자존감과 공감 능력, 대인 관계 형성에 중요한 기초가 된다. 이 책은 과학적 연구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부모가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9가지 핵심 요소와 다양한 실천법을 제시한다.

양육자들은 자녀를 통해 어린 시절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마주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채 양육자가 되었다고 비난하지 말고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온 사회의 지지와 독려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평생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이 튼튼한 양육자가 되는 자양분이 되고 그 자양분 위에서 어린이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좋은부모 MD 임이지
책 속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핸들을 잡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쓰는 작가가 아니라, 과거가 현재의 경험에 개입하고 미래의 방향을 조종하는 모습을 받아 적는 서기에 불과하게 된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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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학을 해야 하는 이유"
문학의 쓸모
앙투안 콩파뇽 지음, 김병욱 옮김 / 뮤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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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라는 말에는 필연적으로 단기적이고 편협한 시야가 들어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 "그거 해서 어디다 쓰게?"엔 (당장)이 묵음 처리되어 있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 짧은 시야로는 그 어떤 유의미한 진보도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래도 콩파뇽은 문학의 쓸모를 얘기하면서 쓸모라는 단어 자체를 재정의하려 시도하는 것 같다. 그는 쓸모가 재단하는 시간을 늘린다, 길게 길게. 그리고 쓸모가 제한하는 인과의 범주를 넓힌다, 멀리멀리.

그가 늘려둔 쓸모의 시간과 범위에서 문학은 모든 이들에게 필수적인 소양이다. 비판적 사고, 상황에 대한 맥락적 이해의 깊이, 다양한 관점으로의 세상 이해 등 다른 모든 분야에 필요한 제반 능력을 문학이 제공해 준다. 속도전으로만 나아가는 시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꼼수 없이 느릿느릿할 수밖에 없어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느린 속도만이 우리에게 열어주는 거대한 세계가 있다. 편협한 시야를 가진 이들이 문학의 쓸모를 따져 물을 때, 우리가 한숨쉬며 생각한 답들이 이 책에 들어있다. 당장의 성과, 돈, 효율만을 따지는 답답한 세상에 혀 내밀며 메롱 하는 마음으로 문학의 진정한 "쓸모"를 곰곰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다. 세계 책의 날 주간에 맞지, 맞지, 고개 끄덕이며 읽기에 딱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도서 산업 대부분은 많은 노동자가 필요성이나 열정, 또는 정치적 참여를 위해 받아들이는 불안정한 삶 덕분에 영위된다. 그들이 세상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생각이나 이미지를 전파하려고 애쓰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책이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하나의 상품임을 잘 이해했다." 한 편에 도서 노동자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 거대 출판 자본가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