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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산과 절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에 가면 응당 절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산사’가 하나의 단어이자 의미로 여겨진다. 익숙해 당연히 여긴 풍경이지만, 같은 불교 문화권이라 해도 일본, 중국과는 다른 고유한 모습이라, 올해 산사 일곱 곳을 묶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하니, 그 산이 그 산, 그 절이 그 절이라 여기며 쉽게 지나치곤 했던 숱한 산사들이 하나씩 머릿속에 다시 떠오른다.
생각해보니 중학생 때 ‘답사기’를 읽고 찾아간 영주 부석사를 시작으로 순천 선암사, 고창 선운사, 부안 내소사까지, 그간 만난 산사들은 대개 유홍준의 ‘답사기’와 함께했던 기억이다. 마침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맞춰 그간 다룬 남북의 산사 20여 곳을 다시 모아 새로운 '답사기'로 펴내니, 본격적인 산사 순례에 나설 반가운 계기가 되어줄 듯하다. "어쩌면 산사가 있기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가능했는지도 모른다."는 겸양에 더해, '답사기'가 있었기에 산사를 만났다는 나만의 추억을 덧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