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 들으니 지난 10년 동안 제 시집이 가장 많이 독자 분들에게 선택되었다는군요.
다만 거기에 반가움과 감사와 기쁨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시를 쓰는 사람이면서 일선 현장으로 강연도 많이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요즘 독자들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목 말라 하고 또 시를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될수록 독자들 편에 서서 시를 써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 그래서 제 시집이 독자들 손에 자주 들린 것으로 압니다.
그렇지요. 혼자 가는 길이 아니고 함께 가는 길입니다.
함께 가는 길 위에 시가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면 둘이서 가라.'
이것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속담이라고 합니다.
우리 부디 함께 멀리까지 가면서 외롭고 힘들면 손을 잡고 시를 서로 읽어주면서 갔으면 합니다 .
그러노라면 막막한 인생 길도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정다워질 것으로 믿습니다.
알라딘 독자분들께 멀리 고개 숙여 안부와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2017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인기와 함께
초판본 열풍이 시작되어. 윤동주, 김소월, 백석 등의 시가 새로이 사랑받았다. 읽는 책이 아닌 보는 책, 가지는 책에 대한
수요가 존재함을 확인시킨 사건이기도.
02
김혜순 시인, 한국 작가 최초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김혜순 시인이 2024년 3월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수상. 김혜순은 <죽음의 자서전>으로 그리핀시문학상 수상하기도 했으며, 김이듬의 <히스테리아>가 2020년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로 한국 시가 뻗어나가고 있다.
03
박준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흥행
박준 지음 / 문학동네
새로운 감수성, 새로운 시인이 대거 등장했다. 시는 읽히지 않는다는 세간의 평이 무색하게 박준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62쇄, 20만 부 이상 독자의 선택을 받았다.
04
새로운 시 시리즈의 등장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신경림의 <농무>,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의 거리만큼 개성 강한 시집으로 한국시를 양분했던 창비, 문지 이후의 시. 문학동네 시인선, 봄날의 시집, 아침달 시집 등 새로운 감각의 시인선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05
드라마 셀러 시집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한 시집으로 널리 사랑받은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이후 시집은 드라마의 이야기를 더하는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도깨비>(2016) 은탁의 책으로 사랑받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등이 있었다.
06
인스타그램은 시가 될 수 있다
하상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고민하게돼
우리 둘 사이
하상욱 단편시집 <축의금>
한 단어에서 한 문장까지, 호기심을 이끄는 짧은 문장에 펀치가 있는 제목을 더한 정형시, '시팔이' 하상욱을 대표로 한 인스타그램 시가 사랑받았다. <서울 시>는 <서울 보통 시>로 이어지는 중.
07
광화문의 나태주
나태주 지음 / 지혜
시력 50년을 훌쩍 넘긴 시인, 2012년 교보생명 빌딩 '광화문 글판'에 대표작 '풀꽃'이 게재되며 나태주는 2010년대에 새롭게 주목받았다. 그의 시는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 글판은?’설문에서 25년 간 가장 사랑받은 글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08
첫 시집을 낸 시인들
이원하 지음 / 문학동네
한 시인이 갈고 닦은 세계를 집대성해 보여주는 출사표, 시인의 첫 시집 역시 환영받고 있다. 2020년의 베스트셀러 이원하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2021년의 베스트셀러, 정현우의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등이 한 예. 고선경의 <샤워젤과 소다수>(2023), 박참새의 <정신머리>(2023) 등도 시 읽는 독자의 선택을 받고 있따.
09
세계 시 붐은 온다
루이즈 글릭 지음, 정은귀 옮김 / 시공사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처럼 오래 사랑받은 세계시인들이 있다. 세계의 시를 동시대 독자에게 소개하려는 출판사들의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즈 글릭의 <야생 붓꽃>, 짐 자무쉬의 영화로 소개된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패터슨> 같은 저명한 작품뿐 아니라 일본 노인들의 유쾌한 시집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등도 사랑받고 있다.
10
독립출판물 화제
나선미 지음 / 연지출판사
독립출판 페스티벌은 '힙한' 독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경계 없는 창작활동을 지향하는 시인들의 독립출판물 역시 속속 출간되어 사랑받고 있다. 차정은의 <토마토 컵라면>, 나선미의 <너를 모르는 너에게>, 최유수의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 등이 사랑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