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문학과사회」에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을 시작한 진은영의 첫 번째 시집. 시인은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하는
마음가짐으로 시를 짓는다.
허나 '모든 표정이 사라진 세상'에 '너'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막 심어진 묘목이 파란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치듯, 조심스레 손가락을
내어밀어 적은 시편들이 담겼다.
혜린, 성숙, 애령, 우주, 미혜, 예진, 지엽, 정하, 인숙
그리고 화수, 내 詩의 친구들에게
2003년 7월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타이포그래피는 글자의 위치를 고정시키는 일이지만 이 표지에서는 글자 수, 행과 연 구분, 글줄 폭과 길이에 따라 글에 가변적 장소를 부여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시는 지면에 고정되어 있다. 이에 시어를 복자(伏字)로 기호화해 추상적 시각성만 남겼다. 이는 표제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을 “어떤 공간에도 고정시킬 수 없는 수상쩍은 것”(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 김희영 옮김, 동문선, 1997년, 70면 옮긴이 주)으로 변환하기 위한 장치다.
디자이너 전용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