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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에 태어난 소설가 김명순이라는 여성이 있었다. 그리고 누가 보아도 그 여성을 모델로 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김동인의 <김연실전>이라는 소설이 있었다. 평양 기생의 딸인 문학가 김연실의 방종한 사생활을 조롱하는 소설이었다. 김명순은 그렇게 기생의 딸, 자유연애주의자, 스캔들 메이커로 불리면서 외로운 창작의 길을 걸었다.
<미실> 김별아 장편소설. <채홍>등의 소설을 통해 조선 여인의 잔혹사를 소설로 재조명했던 그가 한 명의 소설가였던 김명순을 기억한다. 그녀가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어릴 적의 이름 탄실로 호명하며. 다른 이의 작품 속에서 왜곡됐던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 김별아는 김명순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소설에 삽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소설 23편과 시 107편, 수필, 평론, 희곡과 번역시, 번역소설 등을 남긴 최초의 근대소설가 김명순의 삶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