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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으로 2015년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구병모와 동화가 만났다."옛이야기의 변주란ㅡ그것이 현대적이거나 악의적이거나 때론 테마와 소재의 단순 변용에 불과하더라도ㅡ말하자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으로, 그 어느 때보다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작업과정이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독특한 질감으로 세계를 번역하던 작가의 눈에 비친 동화 속 세계. 감각적이고 전복적이다.
피조차 검은 빛으로 흐르는 엄숙하고 경직된 도시에 문제의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가 나타난다. 빨간 색을 볼 수 있는 자는 처형을 당하는 세계에서 과연 시민은 자신의 감각을 증언할 수 있을까? (빨간구두당 中) 그물에 갇힌 지나치게 똑똑한 '여성' 엘제. 그녀는 아내가 된 이후에도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엘제는 녹아 없어지다 中) 선처럼 명확한 문장으로 구병모가 만난 세계 속, 병을 앓으며 공장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소녀들 사이에, 버터처럼 녹은 여자의 얼굴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가 있다. 탐미적인 문장으로 만들어낸 판타지 세계 속, 익숙한 이야기가 새로운 빛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