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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솔솔 부는 가을날, 숲의 이발소 문이 열린다. 나뭇잎을 싹둑 자르고, 엉킨 가지를 쓱쓱 빗으며, 줄기를 다듬는 이발사의 손길은 가을 바람처럼 유쾌하고 보드랍다. 파스텔 톤 수채화로 물든 숲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망설이던 나무들도 이발사 손끝에서 다시 생기를 되찾는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 두려워하는 아이처럼, 나무 이발사도 작은 실패 앞에서 잠시 흔들리지만 다시 용기를 내어 가위를 든다.
<비가 올까 봐>, <소원 배달부 초초>로 작은 존재에게 다정한 말을 건넸던 정네모 작가가 이번엔 나무가 계절을 맞이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려 냈다. 작은 이발사가 나무의 마음을 다정히 빗어 주듯, 아이들 마음속에서도 살며시, 두려움을 이겨낼 작은 용기가 자라난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어린이는 물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하는 따뜻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