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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알라딘 펀딩으로 세상에 먼저 소개되었고, 나는 직업 덕분에 운 좋게 펀딩 전 미리 원고를 읽었다. 첫 에세이에서 츠바이크는 안톤이라는 남자를 소개한다. "자신만을 위한 철저히 반자본주의적인 새로운 시스템을 발명"한, "돈을 주체적으로 피하며" "단 한 명의 적도 만들지 않은" 남자. 자신의 삶을 살며 존재하는 모습만으로도 타인들에게 충격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의 자장 안에서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 삶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츠바이크는 안톤을 통해 그런 경험을 했고, 그걸 썼다. 안톤을 몰랐던 나는 이제 츠바이크 덕분에 그의 존재를 안다. 그를 안 이후로 머릿속 한구석에 자리 잡은 안톤이 나 또한 그의 자장 안에 품고 있다.
첫 에세이의 여운은 끝까지 이어진다. 츠바이크는 이 에세이들에서 주로 그를 놀라게 한 사건이나 사람들에서 찾아낸 통찰을 들려준다. 그것들은 대단히 새롭진 않다. 그보다 어쩌면 단순한 진실에 가깝다. 삶과 세상을 받치고 있는 명징한 진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잊었거나 간과하고 있는 진실. 그의 온화하고 통찰력 있는 시선과 잘 정돈된 문장으로 읽는 이 진실에 관한 이야기들은 잠든 정신을 깨운다. 텅 빈 목적을 향해 눈 가리고 뛰느라 중요한 것들을 잃어가는 시대에 이 책은 진정 인간적인 미덕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난날을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깊은 마음으로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