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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살아있는 아티스트의 무덤' 몇 개씩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묘비엔 한때 사랑했으나 이제 사는 동안 눈에 띄지 않길 바라는 이의 이름들이 적혀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이것은 해묵은 토론 주제이지만 늘 비슷한 결론에 닿곤 한다. 그를 캔슬 하기, 혹은 그의 존재와 작품을 별개로 보기. (범죄자를 숭배하는 이들은 논외다.) 대체로는 전자를 택한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의 마음이라는 것엔 어딘가 오묘한 지점이 있어서 언제나 철문 닫듯 쾅 닫히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배신의 충격을 추스르고 나면 일상에서 슬며시 생각나는 것이다. 내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과 범벅된 그의 몇몇 작품이...
이 책은 여기서 시작한다. 괴물임이 밝혀진 예술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 때때로 감탄하게 되는 자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클레어 데더러는 괴물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그들의 작품과 괴물성, 그리고 그것들을 복합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소상히 서술한다. 대부분의 현실과 윤리의 문제가 그렇듯 논증 끝엔 또 다른 질문이 따라붙는다. 이 위험하고 어려운 질문들의 꼬리물기 앞에서 데더러는 움츠러들지도 가면을 쓰지도 않은 채 대답을 저벅저벅 이어간다. 두려운 질문임이 분명한데도.
그는 이제 괴물들에 대해 우리가 가진 커다란 한두 개의 선택지, 그 사이에 질문 보따리를 여러 개 만들어두었다. 캔슬 뒤에 남는 찜찜함, 자기 자신의 가해자성, 천재라는 개념이 만들어내는 환상 등에 대해 우리가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풍성하게 남았다. 클레어 데더러의 용감함이 만들어낸 자리다. 괴물들은 사라질 것 같지 않고, 우리 사회의 논쟁이 더 깊은 차원으로 들어갈 때를 맞이했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 차원의 문을 열어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