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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자장 안에서 태동한 작품이 2024년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한강 작가는 <작별>로 2018년 제12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선정되면서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에서도 한국 작품에 대한 판권문의가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2024년 한국문학의 성취를 되짚는 기획, 김유정문학상이 제18회 수상작가를 호명했다. 페르난두 페소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등의 작품을 번역 소개하기도 하며 세계 문학의 잎사귀를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전해온 소설가 배수아가 신화 속 인물 '바우키스'에서 뻗어나가는 나무 같은 이야기로 수상했다.
그때 바우키스는 필레몬의 몸에서 자라나는 잎사귀를 보았습니다. 또 필레몬도 아내 바우키스의 몸에서 자라는 잎사귀를 목격했습니다.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나그네를 정성스럽게 돌봐준 덕분에 한 날 한 시에 나무가 되는 복을 얻은 아내 '바우키스'와 남편 '필레몬'의 일화가 소설 속 '나'와 '모형 비행기 수집가'의 이야기로 변용된다. 배수아의 소설답게 '최근 몇 년 사이 친구들이 사방에서 미친 듯이 죽어가고 있다고'(43쪽) 같은 문장이 반복하며 겹겹의 의미가 쌓인다. 단 하나의 어휘를 입에 문 채 애도하며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아름다운 소설. 다 읽고 난 뒤에도 한참이나 차오른 감각이 어른거린다. 문지혁, 박지영, 예소연, 이서수, 전춘화의 수상후보작이 함께 실렸는데 중국 교포 작가인, 20대 조선족 여성 청년을 주인공으로 한 전춘화의 소설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국경을 벗어난, 세대를 넘나드는, 계급을 사유하는 현재적인 소설과 함께 한국문학이 지금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