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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 '드디어 다윈' 시리즈가 우리 시대 다윈의 후학들을 향한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이 '다윈의 사도'를 자처하는 세계 12인의 석학들을 만나 나눈 대담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왜 다윈이 중요한가?"라는 공통 질문에 대한 각양각색의 대답이 특히 흥미롭다. 리처드 도킨스는 다윈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인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공했기 때문이라 답하고,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은 "다윈은 지구상에 살았던 사람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이며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 첫 번째 사람"이라고 답한다.
생물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다윈의 자연 선택 이론은 이제껏 사람이 생각해 낸 모든 아이디어 중 최고"이며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단 하나의 과학적 아이디어"라고 대답한다. <개미와 공작>의 저자 헬레나 크로닌은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어떤 지점에서는 이론을 수정해야 하지만 다윈은 근본 이론을 창조했기 때문"이라 말하고,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다윈에 의해 무생물의 세계와 생물의 세계가 하나로 연결됐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왜 다윈이 중요한가?"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과 상통한다.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2023년의 우리가 여전히 다윈을 읽어야 할 이유다. 각 잡힌 자세를 풀고 소파에 편히 등을 기대고 앉아 다윈 독서를 시작해보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