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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첫 문학상 수상자가 다가올 새해를 기대하게 한다. 시부문을<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로 김복희가, 소설 부문을 <미래의 조각>으로 정영수가 수상했다. 소설 속 목소리의 주인공, '나'는 자신이 아는 사람 중 가장 낙천적인 사람인 어머니의 자살 시도를 겪는다. 어머니는 자의로 아버지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형을 낳고 동거를, 자신을 낳고 결혼을 한 어머니는 나무꾼에게 붙들린 선녀처럼 이곳에 붙들린 채로, 자신이 붙들리지 않은 미래를 계속해 꿈꾸었다. 자살시도에 실패한 어머니를 돌보며 '나'는 시도 전 어머니가 남긴 메모를 들추게 되는데, 이 메모에는 대학에 간 엄마, 취직을 한 엄마, 출장을 가고 세계여행을 간 엄마 등 실제로 벌어지지 않은 일이, 미래의 조각이 흩뿌려져 있다.
새해라는 미래를 기다리는 2023년의 마지막 열흘을 보내며, 정영수의 소설과 함께 우리 자신의 세계에 흩뿌려진 미래의 조각을 주워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한국적인 가정들은 정영수의 소설 속 '나'와 비슷한 사연 한두개쯤은 갖고 있을 것인데 이 보편적인 이야기를 소설로 옮긴 정영수의 방식은 정영수만의 것이라, 이 소설을 읽으며 사연이 아닌 소설을 읽는 기쁨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2020년 출간한 소설집 <내일의 연인들>이후 이어질 작가의 미래의 소설을 기대하게 하는 멋진 소설이었다. 김지연, 문진영, 박지영, 백온유, 이주혜, 정선임, 정용준의 견실한 수상후보작이 함께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