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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예정일보다 3개월 일찍 태어났다. 1.03킬로그램으로 세상에 나온 아이는 오른손을 거의 못 쓰고, 오른 다리를 까치발로 들고 걷는, 뇌성마비 증세를 보였다. 아이가 네 살이 되었을 때, 원인불명의 뇌 손상으로 사지마비 진단을 받고 시력을 잃게 되었다. 아이의 엄마이자 이 책의 저자 이명희는 자신 앞에 벌어진 예상치 못한 일들에 대해 '내 세계가 깨지는 경험'이고, '내가 살아본 적 없는 방식의 삶'이었음을 토로한다.
이 책은 '누워 있는 아이'의 엄마로서 버텨온 날과, '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시도한 여러 방법에 관해 가감 없이 써 내려간 글을 담고 있다. '이게 내 아이라고?' 현실을 부정했다가, 아이와 함께 죽으려 했다가, 아이를 두고 도망치려고도 했다. 죽어야 끝나거나 다 놓아버리거나 단 두 가지의 해결책뿐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을 단념하고, 아이의 사랑스러운 웃음과 절망 사이에서 매일 매 순간 갈등하고 고뇌한 시간과 날것의 감정을 그림과 글로 낱낱이 기록했다. 앞으로도 아이 앞에서 낙담하고 흔들릴 테지만,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노력과 다짐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마지막 고백까지, 오래도록 마음에 기억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