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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라, 재미로, 단지 마음에 안 들어서, 이기기 위해, 내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혐오가 일상이다. 버석버석 말라가는 인간을 향한 애정에 이 책은 긴급 처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두 명의 진화 인류학자가 밝힌 인류 진화의 비밀, 우리 피에는 다정함이 있다. 여러 초기 인류 종 중에 호모 사피엔스가 현재의 인간이 된 이유를, 두 진화 인류학자는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에서 찾는다. 타인의 눈을 마주치고 손짓 발짓을 이해하며 협력을 함으로써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책은 친화력의 외적 징후에 대한 실험과 인류의 화석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이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한다.
우리의 근원이 다정함에 있는데 현 세계는 왜 증오와 혐오로 뒤덮였을까. 책은 공격성과 혐오에 대한 설명까지 이어간다. 자신의 내집단에 위협이 되는 외집단이 등장하면 우리 뇌에서 타인의 마음을 읽는 부위의 활동이 둔화된다고 한다. 서로를 비인간화하기 시작한다. 좁아드는 내집단과 늘어나는 혐오스러운 존재들, 이 상황이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닫고 익숙해지면 다정함을 담당하는 뇌 부위는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르겠다. 뒤얽힌 각자의 도덕, 시니컬 중독, 배려로 포장된 무관심... 혐오의 블랙홀 같은 작금의 시대에 의외로 이 한 문장만 정확히 기억한다면 우리는 답을 찾아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다정한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