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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모여봐, 우리 드라마 찍자!" 살다 보면 자기만의 일상 탈출법이 한 가지씩 생기기 마련이다. 무작정 '월차'를 내고 하루종일 싸돌아 다녀야 직성이 풀리는가 하면, 출근길에 만난 어떤 남자, 여자를 상대로 상상 연애를 즐기고, 상사의 뒤통수에다 욕을 한 바가지씩 늘어놓기도 한다.
박청호의 세번째 소설집 <질병과 사랑>은 그만의 일탈기다. 그는 보통 사람보다 증상이 더 심해서 영화 '오아시스' 처럼 환상적인 몽타주를 단편 속에 틈틈이 박아 넣는다. 하는 짓이 너무 터무니 없어 철부지의 모험기 같았던 '달콤한 인생', 현실과 환상이 얼룩말 무늬처럼 쌍쌍이 교차하는 '사랑의 아픔'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그다웠던 작품은 '조금 춥고 쓸쓸한'과 '아무것도'. '조금 춥고 쓸쓸한'에서 나는 낭만적인 여행을 꿈꾸며 바다를 찾지만, 거기까지 걸려오는 '대출 빚 독촉 전화'로 김새고 만다. 영화에서처럼 "마지막 순간 연인이 함께 탄 차가 바다 한가운데로 돌진하는" 상상을 해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머리 속의 일이다.
어쩌다가 만년 문학청년이 이처럼 단단한 올가미--현실--에 걸려들었는지 측은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번번이 무산되고 마는 일탈의 꿈과 그에 반항하듯 나부끼는 소설적 환상, 무작정 밀어넣는 대화체 덕분에 소설 읽기는 그럭저럭 즐겁다.
영화 주인공처럼 한껏 폼재는 작중 인물들을 보노라면, 모두 다 끄집어내어 한바탕 드라마라도 찍었으면 좋겠다. '몸의 사랑'과 '중국 여자에 관한 흐리고 느린 필름'은 한 사람을 이중 출연시키고, '사랑의 아픔'과 '질병과 사랑'은 한 남자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로 각색하면 재밌겠다. 그리고 '조금 춥고 쓸쓸한'의 '나'는 서울에 돌아온 후 '우렁신랑'의 '조'처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행복한 삶을 살게 하면 어떨까?
으음, 소설을 읽고 났더니 박청호처럼 되버렸다.;;; 이렇게 본론에서 갑자기 딴 길로 새버리는 방법은 그의 특기이자, 한계이다. 이왕에 샛길로 빠질 거라면 영화적 구성과는 사뭇 다른 방식을 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의 말에 남긴 "내일은 인생보다 더 아름다운 소설을 당신에게 바치리라"는 다짐이 헛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 최성혜(2002-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