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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만큼 널리 알려진 새는 드물지만, (한국에서) 펭귄만큼 직접 보기 어려운 새도 없겠다. 왜냐하면 펭귄은 대부분 남반구, 그중에서도 남극 연안에 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남극 펭귄 서식지까지 가려면 몇날 며칠을 이동해야 하니, 가까운 곳에서 담은 펭귄의 모습이라 해도 실상 그 거리는 엄청나고, 그만큼 펭귄은 알려진 게 적을 수밖에 없겠다. 같은 궁금증을 품고 남극까지 날아가, 하늘을 날지 못하지만 물속을 나는 새 펭귄을 만나고 돌아온 이원영 박사가 반가운 까닭이다.
그는 까치를 연구하다 남극에서 펭귄을 연구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한국과는 거의 모든 게 반대인 남반구의 끝 남극으로 떠났다. 그곳이라고 마음 편히 원하는 대로 펭귄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적절한 펭귄을 골라 추적 장치를 달고 다시 그 펭귄을 만날 때까지, 때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상황까지 기다려야만 궁금했던 펭귄의 생태를 알 수 있다.
그렇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심해지는 악취가 있었으니, 바로 펭귄의 배설물 냄새다. 여기에 충격을 받고 다시는 펭귄 둥지를 찾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이 글을 읽어도 상상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런데 이 배설물이 다른 동물에게 먹이가 되고, 이 토양에서 미생물이 살아가기도 하니, 생태의 순환이란 놀랍게도 비슷하다. 펭귄과 우리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연결되는 이유도 이와 같겠다. 이 책에서 그 연결고리를 하나씩 찾아보며 펭귄과 더욱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