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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정이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2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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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세트] 걷다 + 묻다 + 보다 + 듣다 + 안다 세트 - 전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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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너무 슬픈 소설을 읽고 나면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책을 덮고서 소설의 용도에 관해 거듭 생각했다.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 것일까? 무력한 현실에서 이토록 슬픈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막막한 심정으로 물음표를 노려본다. 현실이 무력하다면 더구나 소설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소설은 현실과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조직한다. 좋은 소설의 궁극적인 목적이 위로가 아니라 이해인 이유일 것이다. 조수경은 슬픔이 만들어진 원인과 그것이 놓인 자리, 이동하는 경로를 섬세하게 들여다보면서 거기 존재하는 감정의 구조적 맥락을 담담히 재정렬한다. 그 과정을 통해 ‘나의 감정’이 고립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타인들의 마음과 긴밀히 얽혀 있음을 드러낸다. 개인에게 속했던 상처와 고통을 사회적 차원에서 다시 사유하게 한다. 개별적 상태에서 내면으로 침잠하던 슬픔은 비로소 문을 열고 나와 치유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생존자의 삶을 향해 내미는 진심 어린 작은 손. 그 손길이 바로 이 아픈 소설의 존재론적 용도이다.
2.
어떤 소설은 너무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는다. 이 명민하고 재미있는 소설 또한 기나긴 시간 동안 세상의 관심 밖에 묻혀 있었다. 얼마나 많은 여성 작가들의 생생한 언어가 '가볍고 경박하다' '대수롭지 않다' '뻔하다' '수다스럽다' 등등의 무례하고 일방적인 폄훼 속에 사라져갔는가. 이제, 백 년 후의 여성들에 의해 그 '숨김당했던 진짜 언어'가 비로소 발굴되고 있다. 1920년대에 발표된 이 소설은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한 젊은 여성의 여정이다. 입체적인 인물의 목소리와 현대적 감수성이 선명히 느껴진다. 지금도 살아 있다. 이런 작품을 '고전'이라 불러야 하는구나, 새로이 실감한다.
3.
밥알을 씹듯 차곡차곡 생을 써나가다가 어느 순간 문득 한자리에 우두커니 멈춰 서게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갑작스러워 보일지도 모른다. 지쳐서 그렇다고, 시간이 해결해주리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정선임 작가는 알고 있다. 그들은 방향을 잃은 게 아니라 ‘멈춤’으로써 걷던 방향을 떠나는 중이라는 것을. 가장 묵묵한 방식으로 고요한 이격을 감행하는 중이라는 것을. 여기, 작가가 어떤 인위적인 형식이나 과장된 감정 없이 섬세한 정공법으로 구현해낸 여덟 편의 소설이 있다. 이 단단한 소설들은 삶이 우리에게 남기는 상실과 슬픔, 불안과 결핍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세계를 이해하려는 문학적 의지의 결정체이다. 구근이 담긴 컵라면 용기를 품에 안고 어딘지 모를 어딘가를 향해 손을 흔드는 그 마음. 그것이야말로 용감한 사랑의 증거임을 믿는다.
4.
어떤 문장은 처음 듣는 순간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 나는 이보다 더 좋은 성장소설의 제목은 없으리라 감탄했다. (중략) 싱아라는 단어는 어느새, 한때는 흔했으나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어떤 것, 더듬더듬 기억으로 복원해낼 수밖에 없는 한 시절을 형상화한 상징물이 된 게 아닌가. 우리들 각자로 하여금 ‘그 많던 ○○는 어디로 갔을까’ 탄식하게 하는 이 소설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소중한 한국 문학의 자산이다.
5.
어떤 문장은 처음 듣는 순간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 나는 이보다 더 좋은 성장소설의 제목은 없으리라 감탄했다. (중략) 싱아라는 단어는 어느새, 한때는 흔했으나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어떤 것, 더듬더듬 기억으로 복원해낼 수밖에 없는 한 시절을 형상화한 상징물이 된 게 아닌가. 우리들 각자로 하여금 ‘그 많던 ○○는 어디로 갔을까’ 탄식하게 하는 이 소설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소중한 한국 문학의 자산이다.
6.
세주와 동하는 애틋하고 다정한 여운 너머의 더 먼 곳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갈 ‘청년들’이다. 서로를 통해 회복과 연대의 의미를 알게 되었으므로 그것이 가능하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간단치 않은 질문을 받은 기분이다. ‘ㅁ’으로 시작하는, 내가 아는 가장 멋진 인사를 돌려주고 싶어서 오래 생각해보았다. 미음, 미음. 입속에 온기가 감돈다. 혹시 이런 말은 어떨까.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그게 무엇이든 말이야.
7.
붕 뜬 것 같으면서도 두 발을 땅에 딱 붙이고 있는 묘한 소설이다. 낄낄 웃으며 읽다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연약한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비범해질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 보잘것없고 사랑스러운 인물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8.
제인 오스틴을 통해 나는 필사의 진정한 목적을 바로 알게 되었다. 내 '삶'을 위해서다. 현실적인 통찰로 가득한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은, 너무도 확실하게, 사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러니 지금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을 다시 읽고 힘주어 따라 쓰는 일은 세계적인 고전과 내밀하게 마주하는 일인 동시에, 내 삶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일이다.
9.
소설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고들 한다. 지하철을 탈 때면 나는 궁금해지곤 한다. 이 객차 안에서 가끔이라도 소설을 읽는 이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하물며 소설을 쓰는 일이라니. 그래도 세상엔 그토록 희귀하고 특별한 일에 인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들을 위한, 전에 없이 신중한 교본이자 체계적인 학습서이다. 존 가드너는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뜨거운 열망이나 들뜬 열정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구체적인 훈련과 부단한 연마라는 사실을 진지하게 알려준다. 이제 이 책을 다 읽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열심히 쓰고 성실하게 쓰고 또 쓰고 계속 쓰는 일뿐이다.
10.
“이 육신이란 여행 가방 안에 깃들었던 내 영혼을, 절대로 기만할 수 없는 엄정한 시선, 숨을 곳 없는 밝음 앞에 드러내는 순간.” 인생의 유한함에 대해 이토록 곡진하고 겸손하면서도 예리하게 표현한 문장은, 다른 누구의 것일 수가 없다. 우리는 누구나 이 삶의 여행자다.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이야말로 박완서표 산문의 정수라고 감히 생각한다.
1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0일 출고 
때론 삶이 악몽보다 잔인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우는 작품.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구성, 탄탄하고 날렵한 문장을 가진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슬프고 낯선 환상의 늪에 서서히 빠져들 것이다. 자, 서진식으로 카운트다운해보자. 하나, 둘, 호흡을 가다듬고, 셋!
12.
붕 뜬 것 같으면서도 두 발을 땅에 딱 붙이고 있는 묘한 소설이다. 낄낄 웃으며 읽다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연약한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비범해질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그 보잘것없고 사랑스러운 인물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13.
장편소설을 이렇게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은 게 얼마 만인가. 이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의 소설이다. 1920년대 뉴욕 롱아일랜드의 이쪽에 홀로 서서 첫사랑이 사는 저 너머의 초록 불빛을 바라보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윤경은 서사의 배경을 2020년대 대한민국 서울로 옮겨 다시 쓴다. 이 시대 한국의 개츠비는 성수동 초고층 타워의 펜트하우스에서 한강 너머 압구정동 아파트의 불빛을 바라보는 스타트업 사업가이다. 절묘하고도 시의적절한 변용이다. 작가는 당대의 세속을 정면으로 꿰뚫는 시선과 가히 엄청난 입담으로 허욕과 환멸, 불안과 회한에 뒤덮인 채 살아가는 ‘K-속물들’의 민낯을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신중한 건축가처럼 집의 외양은 유지하면서도 내부의 골조를 일일이 부숴버리고 하나하나 새로 만들어 넣는 공정을 통하여 작가는 고전의 실체를 독자에게 묻는다. 늘 ‘위대한 그’의 대상이자 그림자로 저만치 정해진 자리에 존재하던 그녀, 빛나는 거짓의 반대편 깊은 어둠 속에 영원한 침묵으로 봉인되어버린 그녀에 대해 혹시 궁금한 적이 없었느냐고.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것들’ 중 무엇이 삶의 구체적인 진실과 연결되어 있는지 혹시 아느냐고. 이제 우리의 의견을 들려줄 차례다.
14.
팔차선 도로 방향으로 통유리창이 나 있는 카페에서 이 소설을 읽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막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었다. 바삐 길을 건너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나는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둥글게 휜 빛 속에서 그들―망설이는 아름과 꿈이 싫은 민아와 에버랜드에 가지 않는 해든―을 보았다. 소설 속 친구들이 어딘가를 향해 정말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 도시를 살아가고 있었다. 김화진은 언제나 ‘진짜’에 대해 쓰려 한다. 진짜 친구, 진짜 꿈, 진짜 기분, 진짜 마음에 관하여. 진심의 순간에 닿는 건 어렵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포기하지 않는다. 닿고자 하는 열망, 닿았던 것만 같은 찰나에 깃든 복잡한 감정을 세심하게 포착하고 섬세하게 재현하려 애쓴다. 꼭꼭 눌러 적는다. 그것이 김화진이 문학을 동경하고 삶을 경외하는 방식이다. 확신하건대 이 소설을 다 읽은 독자는 어떤 미래에 문득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김화진의 첫 장편과 함께 보낸 눈부신 계절의 한때를.
15.
인간은 단 한 번 산다. 눈앞의 미래를 매 순간 현재형으로 지우면서. 이 소설은 그 시간의 냉엄한 본질을 생생한 목소리로 일깨운다. 어제를 자책하거나 내일을 불안해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오직 지금을 온전히 느끼고 충실히 살아내기라는 것 또한 말이다. 시간의 조각들을 흔들고 뒤섞어 창조해 낸 이희영의 세계를 통과하고 나면 마법의 구호를 외치고 싶어진다. 롸잇 나우! 지금 당장, 무엇도 두려워 말고!
16.
‘해냈어요, 멸망’이라니 그럴 리가 없다. 내가 아는 윤태진 작가는 언제나 무엇이든 진심으로 해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목을 ‘(우리가) 해냈어요, 멸망(하지 않기를)’이라고 바꿔 읽어보면 어떨까? 우리는 작고 미약한 개인들이지만 모두 조금씩 노력해 이 지구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자는 열망이 책 전체에 가득하다. 일상에서의 실천을 기꺼이 함께 시작하고 싶다.
1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1일 출고 
스스로 선택한 적 없음에도 지독한 고립의 상태에 내던져진 사람들이 있다.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가난하고 어리거나 늙고 병들었기 때문에 또는 최소한의 사회적 자본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춥고 외진 모퉁이로 밀려난 약자들이다. 작가의 시선은 시종 그들 곁에 머문다. 세상과의 불통으로 인한 짙은 고독감과 절망감 그럼에도 마지막 불씨처럼 품고 있는 욕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 진심 어린 목소리에 오랫동안 귀 기울이고 싶다.
1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9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080 보러 가기
이 책을 더 빨리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린 개가 우리 집에 왔던 그때 보았더라면 당시 나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내적 번민과 갈등이 훨씬 덜했을 게 분명하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물건들만 준비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이 있는데 바로 마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마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살기 전에는 이 단어의 엄청난 의미를 미처 몰랐다. 나와 나의 개는 마음으로 강하게 연결된 관계라는 것 또한. 이 책에는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 셀 수 없이 많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웃을 일이 끊임없다는 것, 진심인지 아닌지 의심하고 경계할 필요 없이 편안하게 사랑을 주고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 반려동물과 나누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정서적으로 섬세한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것 등. 무엇보다 반려동물 입양이 ‘아주 좋은 길동무’와의 동행임을 알려 주는 이 책을 늘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두고 반복해 읽고 싶다.
1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0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800 보러 가기
때론 삶이 악몽보다 잔인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우는 작품.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구성, 탄탄하고 날렵한 문장을 가진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슬프고 낯선 환상의 늪에 서서히 빠져들 것이다. 자, 서진식으로 카운트다운해보자. 하나, 둘, 호흡을 가다듬고, 셋!
2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0일 출고 
스스로 선택한 적 없음에도 지독한 고립의 상태에 내던져진 사람들이 있다. 이 소설집의 인물들은 가난하고 어리거나 늙고 병들었기 때문에 또는 최소한의 사회적 자본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춥고 외진 모퉁이로 밀려난 약자들이다. 작가의 시선은 시종 그들 곁에 머문다. 세상과의 불통으로 인한 짙은 고독감과 절망감 그럼에도 마지막 불씨처럼 품고 있는 욕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 진심 어린 목소리에 오랫동안 귀 기울이고 싶다.
21.
지혜 『북명 너머에서』 단편소설 고유의 미학적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는 작품으로, 주인공이 과거 북명백화점에서 일하던 시절을 생생하게 복원하는 과정의 서술이 시대적인 분위기나 당대의 장소성과 맞물려 더욱 매력적으로 읽힌다.
22.
버지니아 울프는 쓴다. 활력이 넘치고 몸과 마음으로 웃는 여자들에 대하여, 때론 이유를 설명하기 힘든 한숨을 쉬고 활짝 열린 창밖을 바라보며 불안한 징조를 예감하는 여자들에 대하여, 그들의 기쁨과 희망과 공허와 고통의 순간에 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인물들은 강렬하고 생생한, 생명 그 자체로 존재하는, 진짜로 살아있는 여자들이다. 나는 작가가 이 소설을 ‘썼다’가 아니라 ‘쓴다’라고 쓸 것이다. 영원한 현재형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이 시대의 가장 현대적인 고전이다.
23.
성혜령, 「버섯 농장」 이 소설의 많은 장점 가운데 특히 기억할 만한 것은 ‘여성 청년’이 한 덩어리의 단일한 존재가 아님을 차갑게 꿰뚫는 시선이다. 무엇이 인물들을 서로 같고 다르게 만드는지 그 사회관계적 조건을 살피고, 새롭게 파생되는 질문을 독자 앞에 남기는 것. 그 또한 문학이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24.
성혜령, 「버섯 농장」 이 소설의 많은 장점 가운데 특히 기억할 만한 것은 ‘여성 청년’이 한 덩어리의 단일한 존재가 아님을 차갑게 꿰뚫는 시선이다. 무엇이 인물들을 서로 같고 다르게 만드는지 그 사회관계적 조건을 살피고, 새롭게 파생되는 질문을 독자 앞에 남기는 것. 그 또한 문학이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25.
‘나는 엄마로서도 시인으로서도 자주 실패한 하루를 산다.’ 이런 문장을 읽고서 가슴이 무너지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 작가는 매일 이상한 전장에 서 있다. 가장 사랑하는 두 대상이 서로를 끊임없이 밀어내고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칼끝을 겨누는 것만 같다. 직업적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과, 아이에게 모든 애정을 쏟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이 무방비하게 맞부딪친다. 그 전투 공간에서 엄마-여성-작가는 자신의 실존이 점점 얇고 투명해지다가 결국 지워져 버리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여기 이렇게, 함께, 그 분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글 쓰는 여자가 아이 엄마로 사는 일, 아이 엄마가 글 쓰는 여자로 사는 일의 막막함과 고단함과 절망감에 대하여. 그럼에도 멀리 있는 희미한 빛을 놓지 않고 안간힘을 다해 또 하루를 살아가는 진심과 희망에 대하여. 계속 쓰는 한, 포기하지 않는 한, 흔들리는 먼빛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딘 것 같더라도 차츰 선명해질 것이다. 기어코 그렇게 될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이 그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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