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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차 베테랑 저널리스트 곽아람 기자는 국내 유력 언론사의 문화부 팀장이자, 다수의 저술과 다양한 문화 행사로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리고 7년 전, 자신이 쓴 기사와 회사 업무로 진행한 팟캐스트를 계기로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의 스토킹 범죄 표적이 된 피해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2021년 6월 스토킹 피해를 인지했고, 같은 해 11월 가해자를 처음 고소했다. 현재는 가해자에 대한 여섯 번째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이다. “내가 피해자이니 국가가 나를 지켜주리라 믿었다. 업무를 하다가 가해자의 타깃이 되었으니 회사도 끝까지 나를 보호해줄 거라 확신했다”는 생각과 달리,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피해자의 감각으로 포착하고 기자의 펜 끝으로 벼린 이 책의 날카로운 모서리는 피해자를 배제하고 의심하며 지치게 하고, 끝내 침묵하게 만드는 사회와 시스템 전체를 향한다.
저자는 2026년 5월 현재까지도 6년째 수사와 재판을 거쳐 가해자를 단죄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징역형을 선고받아 지금도 수감 중인 가해자는 형기 초반에도 감옥에서 편지 등으로 스토킹을 지속했고, 이를 제지할 시스템이 미비해 저자는 1년 5개월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도 했다. 고등교육을 받았고 법적 지식도 있으며, 가족과 지인 중 법조인도 많고 직업 역시 유명 언론사의 기자인 ‘탁월한 피해자’ 저자조차 한국에서 피해자로 살아가는 일이 이렇게 힘들다면, 다른 피해자들은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이런 물음 끝에 저자는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로서, 태어나 겪은 가장 큰 고통과 절망을 견딜 방도가 글쓰기밖에 없었던 한 인간이 입술을 깨물며 적어 내려간 비망록. 저자는 이 책을 재판을 앞두고 법원과 검찰에, 국가의 실패로 인한 자신의 고통을 입증할 참고 서류로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