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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9년 이탈리아 로마. 과학적 사고와 기술이 발전하고 문화와 예술을 눈부시게 꽃피운 르네상스의 중심을 휩쓸던 전염병의 기세가 꺾인 자리에 수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사망 후에도 부패하지 않고 마치 산 사람처럼 혈색을 유지하는 기이한 죽음들. 출세를 열망하는 젊은 수사 판사 스테파노는 교황청의 밀명을 받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추적 끝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무색무취의 독약과, 이 독약으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아내들의 해방을 돕던 비밀 조직을 마주한다. 살인은 절대적 죄악이라는 법의 원칙과 죽임당하지 않기 위해 독을 든 약자들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테파노. 그의 정의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아내를 학대한 남자들 그리고 남편을 독살한 여자들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17세기 로마를 뒤흔든 실화 ‘지로니마 스파나 사건’을 바탕으로 탄생한 역사 스릴러. 2025년 영국추리작가협회 최고상인 골드대거상을 받았다. 소설은 역사가 단지 ‘악녀’로만 기록했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생명을 불어넣어 복원하고, 여자를 소모품처럼 대하는 당대의 분위기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던 남성을 등장시켜 그 내면에서 냉철한 수사관의 시선과 인간적인 연민이 충돌하게 함으로써 심리적 서스펜스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 긴장감의 끝에 소설은 묻는다. ‘죽임당하지 않기 위해 범죄자가 된 약자들을 법은 과연 심판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