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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도, 내용도 없는 혐오 호소에 귀 기울이는 사회, 그 자체로 미소지니의 현상이자 증거다. 도무지 개선은 가능할 것 같지 않고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도 막막해지는 때, 정희진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이 출간됐다. 한국 페미니즘의 교과서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을 <페미니즘의 도전> 이후 18년 만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성 내부에서 페미니즘의 이해는 높아졌고 그만큼 여러 갈래의 해석들이 생겨났다. 남성 중심 사회는 여전히 낡은 채로 거센 반격을 하고 있다. 소란한 소용돌이 속에서 정희진은 현실을 날카롭게 정리하고 새로운 담론의 장을 제안한다. 늘 그렇듯 에둘러 말하는 일 없이 직진하는 그의 문장들은 통렬하다.
페미니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읽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저자는 이 책이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모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공적 영역의 의제"를 담았음을 말하며, "많은 남성들, 특히 정책 결정자들"이 읽길 권한다. 얄팍함을 무기로 세상의 진보에 저항한다는 오명을 벗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도전에 함께하시길. <페미니즘의 도전> 이후 또다시, 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한 책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