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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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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하, 우리 역사의 상흔으로 그려낸 환상화"
    진달래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나라 '화국'은 벚꽃을 국화로 삼은 '라잔 제국'의 식민지가 되어 라잔의 언어와 문화를 강요당한 채 총독부의 지배를 받고 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화국인 화가 '제비'는 민속화를 그리며 입에 풀칠을 해왔지만 호랑이 그림이 선동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당하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지원한 라잔 예술 관청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합격한다.

    낙담한 제비에게 고미술 컬렉터이자 구미호 요괴 일족인 '학'이 라잔 방위성에서 화가를 구한다며 지원해 보라고 설득한다. 절대 라잔의 군대와 제국을 선전하는 일만은 하고 싶지 않았던 제비이지만, 그 자리의 파격적으로 높은 급여를 알게 되자 생각이 멈춘다. 결국 방위성을 찾아가 옛 왕조의 궁궐 지하에서 맡게 될 임무를 목격한 제비는 비로소 알게 된다. 자신이 거대한 음모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는 것을.

    <나인폭스 갬빗>으로 한국계 작가 최초로 휴고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이윤하 작가가 일제강점기를 모티프로 한 소설로 돌아왔다. 김칫독이 묻힌 마당과 옛집, 궁궐이 남아있는 사대문의 풍경과 가스등이 켜진 거리에서 마법 문양으로 생명을 부여받고 돌아다니는 야경꾼, 하늘을 나는 기계 용이 혼재하는 이야기. 그 속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존재들이 자아내는 이채롭고도 환상적인 분위기가 인상깊다. 신비로운 표지화가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오롯이 담고 있다.
    - 소설 MD 권벼리 (2023.02.03)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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