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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점점 더 빠르고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간다. 이 거칠고 센 물살 속에서 누구는 즐기고 누구는 순응하며 누구는 저항하다 가라앉아버린다. 지아 톨렌티노는 물살에 휩쓸리는 와중에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살핀다. 이곳은 어디쯤이며 우리는 왜 휩쓸리고 있고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는 밀레니얼 세대의 여성들이 몸을 담그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명철한 분석을 보여준다.
읽는 동안 자주 창피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 자신에 대해서이기도 이 세계에 대해서이기도 했다. SNS가 만들어낸 끝나지 않는 자아 연기의 무대, 자본주의하에서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개인의 상품화, 과대광고처럼 포장된 결혼 등의 문제에 대해 톨렌티노는 얄짤없이 왜곡된 구석들을 까발린다. 아닌 척하면서도 은근슬쩍 따르던 SNS 세계의 문법과 못 본 척하고 있던 세계의 어떤 위선들이 서늘한 문체로 눈앞에 따박따박 놓일 때, 얼굴이 빨개지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이 책은 약간 미친 세계와 자신을 모두 돌아볼 거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