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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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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속에 심은 음악이 피워낸 드라마"
    현재 일본에서 소설에 주어지는 상 중에 대중성을 보증하는 두 개의 상이 있다. 일본서점대상과 나오키 상이다. 공교롭게도 이 두 상은 지금까지 같은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올해 그 벽이 무너졌다. 바로 이 소설,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이다. 말하자면 <꿀벌과 천둥>은 최초로 교차 검증된 '재미있는 소설'인 셈이다.

    작년 일본서점대상 1위 수상작이었던 <양과 강철의 숲>과 비슷하게 <꿀벌과 천둥> 역시 피아노 음악의 세계를 다룬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더 동적이고 격렬한 순간들이 등장한다.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한 천재적인 피아니스트들의 뜨거운 경쟁과 음악 비즈니스의 냉정한 세계가 함께 펼쳐진다. 서로 다른 사연과 개성을 가진, 아직은 젊은, 어쩌면 어리다고도 말할 수 있는 영재들이 건반 위에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음악을 연주한다. 온다 리쿠는 음악을 글로 묘사한다는 어려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화려한 비유를 사용해 정면으로 헤쳐 나간다. 강력한 경쟁자와 경연에서 만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치고, 이 과정의 감정적 진폭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일본의 성장 만화나 드라마들이 많이 써 온 방법이다. <꿀벌과 천둥> 역시 이 익숙한 공식을 이용해 금방 독자들을 친숙한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꿀벌과 천둥>은 경연에 참여한 영재들의 삶을 때로는 거의 냉정할 정도로 드러내며, 화려한 연주의 뒤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열광하고 낙담하고 의심하고 비아냥대는지도 잘 보여준다. 마치 만화 속의 캐릭터들이 현실 세계로 뛰어든 듯하다.

    그런데 어쩌면 이런 독특한 괴리감이야말로 피아노 콩쿠르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 피아노에 재능을 가졌다고 인정받은 수십 수백 명 중에서도 단연 빛나는 재능을 찾기 위한 순간들은 언제나 더 멋진 드라마를 요구하게 마련이다. <꿀벌과 천둥>은 그런 욕구를 잘 만족시켜준다. 아름답게 묘사된 명곡들을 연주하는 영재들 또는 관객들의 내면 속으로 독자가 빠져드는 순간, 이 소설에서 빠져나오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7.08.01)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