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사회적 영향력"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까. 유명 작가의 책? 광고를 많이 하는 책? 아니면,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별로 없지만) 내용이 아주 훌륭한 책? 아니다. 어제까지 베스트셀러였던 책이 베스트셀러다.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예로 들어보자. <해리 포터>의 성공은 필연이 아니었다.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리 포터>를 거절했던 십여 곳의 출판사를 나무랄 문제가 아니다. <해리 포터>는 우연한 계기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그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다고 보는 게 맞다. 음원 사이트에서 '가요 Top 100' 을 통째로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는가? 사회적 영향력은 인기 있는 곡을 더 인기 있게 만들고 인기 없는 곡은 더 인기 없게 만든다.
전작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을 입소문만으로 팔아 치웠다는 와튼스쿨의 조나 버거 교수는 이번 책에서 '사회적 영향력'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영향력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남들이 어디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는 곧잘 분석하면서도 나 자신만은 그 영향력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마치 로맨스와 불륜의 차이 같다. 책을 고를 때를 떠올려 보자. 2016년 최고의 책으로 꼽히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어떻게 구입했는가. 아니면 사 놓고 아직 읽지 않은 <총균쇠>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베스트셀러, 광고, 혹은 주위의 추천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주 미미하겠지만) 이 글 역시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다.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근간이 될 통찰을 얻으면 더 좋겠지만 이 책은 그 자체로 읽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보다 폭넓게 다가갈 수 있는 교양서로, 보이지 않게 전략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싶은 그런 책이다.
- 경영 MD 홍성원 (2017.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