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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400원, 148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9-13, 출간예정 2026-09-29)
  • 2026-08-25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 100자평 작성하면 추가 마일리지 2% 적립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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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

“누구나 군침만 흘릴 때, 그들은 시장을 만들었다”

인도의 국민 앱을 만든 한국 스타트업 어피닛의 10년 생존기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 어피닛. 하지만 이 회사가 만든 앱 ‘트루밸런스’는 인도에서 누적 다운로드 1억 건을 넘어 ‘인도 국민 앱’으로 통한다. 2025년에는 매출 1691억 원, 영업이익 449억 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 가운데 손꼽히는 성공 사례가 됐다. 10년의 도전 끝에 인도의 국민 앱을 넘어 ‘모두를 위한 금융’을 향해 나아가는 어피닛의 좌충우돌 서바이벌 스토리!

출판사 리뷰

소수처럼 보이는 다수, ‘매스니치’ 또는 ‘넥스트 빌리언’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인 인도. 기업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군침을 흘리지만, 정작 섣불리 뛰어들기는 어려운 곳이다. 14억 인구, 29개 주, 22개의 공용어, 지역마다 다른 종교와 문화, 극과 극의 소득 수준까지. 하나의 나라라기보다 여러 나라가 한데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곳에 2014년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선불제 요금을 쓰는 인도 사람들이 통신료 잔액을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앱이었다.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잔액을 확인하는 사소한 행동에서 기회를 발견했고, 잔액 확인에서 충전으로, 결제로, 소액 대출로 영역을 넓혀갔다.
어피닛이 주목한 것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탐내던 인도의 상위 소비자가 아니었다. 이들이 바라본 곳은 그 아래에 있었다. 소득과 소비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 신용정보가 없어서 은행 대출도 못 받고, 스마트폰을 쓰기 위해 우리 돈으로 150원 남짓인 10루피를 선불로 내는 이들이 인도에만 10억 명이었다. 어피닛은 이들을 소수처럼 보이는 다수, 보이지 않는 주류라는 의미로 ‘매스 니치(Mass Niche)’라 불렀다. ‘넥스트 차이나’가 인도라면, ‘넥스트 빌리언’은 다름 아닌 인도의 10억 금융 소외계층이었다. 그렇게 어피닛은 거대한 시장의 입구를 찾아냈다.

10루피로 10억 시장을 차지하기까지,
성공 공식보다 훨씬 실감 나는 ‘진짜 성장’의 기록


어피닛의 성장 과정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담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낯선 땅 인도에서 금융거래 인가를 받고, 5분 만에 대출심사가 가능한 자체적인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AI 기반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과정은 최첨단 핀테크 스타트업의 전략 그대로다. 그러나 그것을 가능케 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서바이벌 그 자체다. 앱을 알리기 위해 인도의 대학가와 시골 마을을 돌며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쓰고 빌리는지 관찰하고, 동네 편의점이자 만물상인 키라나숍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홍보하고, 앱을 퍼뜨리는 ‘슈퍼 전파자’들을 찾아내 그들이 더 신나게 홍보할 수 있도록 각종 ‘당근’을 기획했다. 영어는 물론이고 힌디어를 비롯해 22개 언어에 맞춰 서비스를 고치고 또 고쳤다. 구성원들은 배앓이를 해가며 3개월 간격으로 인도와 한국을 오갔다. 인도 팀원들과 말도 문화도 업무방식도 달라 속앓이를 해야 했다. 일이 되려나 싶을 즈음 터진 코로나 팬데믹 때는 인도 팀원들과 그들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산소통을 수소문해 보냈다. 그렇게 서로 끈끈해졌다. 남들이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할 만큼 작고 비효율적인 일을 반복하는 것, 그것이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어피닛의 해자가 됐다.
물론 고꾸라질 고비도 여러 번이었다. 슈퍼앱이 되겠다는 욕심에 사업 모델이 흔들렸고, 6개월 후면 문을 닫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도 있었다. 그때마다 어피닛은 처음으로 돌아갔다. 고객을 만나고, 문제를 다시 보고, 집중할 포인트를 찾았다. 그렇게 살아남아 2022년에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도 핀테크 업체 중 최초였다. 2025년에는 매출 1691억 원, 영업이익 449억 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크래프톤 웨이》, 《유난한 도전》을 잇는 역작!
한국 스타트업의 가장 생생한 생존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저자는 전작 《크래프톤 웨이》에서 한 기업의 10년사를 생생하게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 경영진의 갈등, 직원들의 불만, 떠나는 사람들의 회한, 자금줄이 마르는 두려움이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게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신간 《매스니치 서바이벌》에서도 그의 필치는 거침이 없다. 아니, 상상도 못한 일들이 터지는 인도라는 배경을 만나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그가 그려내는 것은 단순한 기업 성공담이 아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은 오히려 이것이다. ‘기회는 어떻게 발견되는가?’
모두가 같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왜 어떤 사람만 기회를 발견하는가?
고객은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진짜 문제를 알아낼 수 있는가?
잘되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AI가 순식간에 답을 만들어주는 시대일수록 이런 질문은 더욱 중요해진다.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지, 누구의 문제를 풀 것인지, 남들이 지나친 작은 행동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할 것인지가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어피닛의 10년은 이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자기 사업을 하는 독자에게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살아남는 법을, 기획자와 마케터에게는 고객의 작은 행동에서 큰 기회를 발견하는 법을 보여줄 것이다. 불확실성 속에 살아가는 20~30대 직장인에게는 실패하면서도 자기만의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창업을 꿈꾸는 학생에게는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이 바뀐다는 환상 대신 사람을 만나고 부딪치며 현실을 바꾸는 진짜 스토리를 보여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낯선 땅에서 부딪치고 깨지고 다시 일어서는 이들의 이야기는 소설 못지않은 몰입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추천의 글

이 책을 추천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우선 제가 이 책에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크래프톤웨이》를 쓴 이기문 저자의 또 다른 역작이라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피처폰과 함께 죽은 찰리가 스마트폰과 함께 인도에서 환생하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소신과 고군분투가 켜켜이 쌓인 이야기이고, 낯선 인도의 민낯과 속살을 가득 담은 좌충우돌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그 여정의 초입에서부터 옆자리에 앉아 지켜본 사람으로서, 책에 담긴 한 문장 한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저나 모두 있었던 일이라 뭐라고 반박할 수는 없지만, 저는 왜 이렇게 비인간적인 것처럼 그려졌을까 싶습니다.) 모쪼록 아직 끝나지 않은 ‘Finance for All’의 이야기가 더욱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창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좋은 아이디어보다 그것을 사업으로 만들고 살아남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한 번 창업을 해본 사람이 다시 시작하는 일은 어쩌면 더 어렵다. 이미 성공과 실패를 겪었고, 자신만의 방식도 생겼기 때문이다. 어피닛의 찰리는 그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인도에서 다시 시작해 10여 년을 버텼다. 나 역시 한 번의 창업을 지나 지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기에 그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 책에는 화려한 성공담 대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창업가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끝까지 붙잡아야 하는지가 담겨 있다. 저자의 필력을 만나 그 과정이 한 편의 활극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다시 시작하는 창업가라면 더욱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김봉진, 창업가, 그란데클립 의장

기업가 정신은 두려움을 모르는 낙관주의가 아니다. 불편한 숫자를 외면하지 않는 정직함, 자신의 연봉과 돈부터 내놓는 책임감, 함께 일하는 사람을 끝까지 설득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능력이다. 고집스럽게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길은 끊임없이 바꾸되 목적지는 포기하지 않는 것, 어피닛의 생존사는 그 어려운 차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낯선 세계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한 나침반이자 경고문이며, 야심이 어떻게 책임으로 성숙하는지를 보여주는 드물고도 귀한 생존 기록이다.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및 융합인재학부 교수

이 책은 시나리오였다면 ‘너무 작위적이다’라는 평을 들었을 법하다. 은행 계좌도 없는 인도 사람들에게 한국인이 스마트폰 데이터로 신용을 만들어준다는 설정, 그 누구도 가능하다고 믿지 않았던 시장에서 12년을 버텨내는 주인공, 그런데 이게 실화라는 사실이 이 책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현실이 때로는 영화를 뛰어넘는다는 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좋은 영화의 조건이 ‘믿기 힘든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것’이라면, 찰리의 이야기는 이미 완성된 각본이나 다름없었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버텨낸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이 이 책의 진짜 힘이다.
-장항준, 영화감독

지은이 소개

이기문

2011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 국제부, 산업부, 문화부 등에서 11년간 기자로 일했다.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현 기술경영학)을 전공했다. 기업의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 《크래프톤 웨이》,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를 썼다. 이번 책에서는 금융 스타트업 어피닛이 인도 땅에서 벌인 10년의 분투를 기록했다.
어피닛(Afinit)은 ‘모두를 위한 금융(Finance for All)’이라는 비전 아래 인도에서 AI 금융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다. AI, 핀테크(Fintech),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이름인 동시에 ‘Affinity(친밀도, 연결)’에서 뜻을 빌려, AI로 고객과 금융을 잇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어피닛팀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전 경험을 자산으로, 가장 큰 기회가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이철원 대표는 시장 크기, 성장 속도, 규모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웠고, 그 결과 도달한 곳이 14억 인구의 인도였다. 인도에는 신용정보가 없어 은행 거래조차 어려운 10억 명의 금융 소외계층이 존재했다. 어피닛팀은 이들을 위해 자체적인 대안신용평가 시스템(ACS)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금융 디시저닝 플랫폼 ‘트루밸런스(True Balance)’는 서류도 금융 이력도 없는 사람이 데이터로 신용을 증명하는 길을 열었다.
인도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어피닛팀은 더 큰 지도를 그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또 다른 개발도상국이 그 지도 위에 있다. ‘모두를 위한 금융’이 인도를 넘어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상식이 되는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차례

들어가며

1장 인도
면벽(面壁)
바뀐 시장에 찰리는 필요 없어
구멍의 크기가 기회의 크기
‘별일이삼샵’을 누르는 10억 명
중년 벤처와 장병규

2장 10루피
매스 니치, 보이지 않는 주류
10루피 마케팅
맨발의 핀테크
스타트업 인디아, 일생일대의 기회
모바일 데이터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
1억 시장 vs. 13억 시장
여왕벌을 찾아서
치터와 생활지문
골드 멤버십 작전

3장 슈퍼앱
대계(大計)
폭죽과 소화기
22개 언어, 저주 혹은 해자
화폐개혁과 모두를 위한 금융
진짜 경쟁자
두 가지 자산, 새로운 청사진
프로젝트 하자르, 뒷골목의 금융
제휴를 통한 확장 확장 확장
이렇게는 아닌 것 같아요

4장 초집중
슈퍼앱?
짠내 나는 대출 사업
부푸는 조직
이커머스와 초소액 보험
집중의 싸움
목표가 같은 조직
비은행 금융회사
라스트마일 과제

5장 삼재
삼재(三災), 세 가지 불꽃
런웨이 6개월
천사의 강림
악마의 담금질

6장 BEP
치솟는 연체율
압수수색
코로나, 코로나
실리콘밸리 해결사
구조조정
나가라, 현장으로
하나의 팀으로 레벨업
상품 단순화
사용자 최적화
심사 정교화
흑자 전환
하산
찰리의 눈물

책 속에서

인도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10년 넘게 살아남았다는 게 진짜 지독한 거거든요.
그렇게 어피닛 창업자들과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이 인도에서 보낸 10년의 집요한 분투를 따라 걸었다. 그리고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이야기는 분명 기록할 가치가 있는 거야. 어피닛은 대출을 넘어, 기술로 금융 격차를 해소하고 모두가 공평한 혜택을 받는 AI 금융 플랫폼의 오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인도에 있다.
-들어가며

“찰리야, 그래서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내냐?”
“아, 우리 액세스모바일 계속하고는 있는데 새로운 걸 해볼 수 있을지 사실 고민하고 있어.”
모힛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너 지금 내가 방금 저기 스웨덴까지 날아가서, 투자도 필요 없다는 애한테 사정사정해서 300억을 넣고 왔는데, 이 회사 지금 돈 하나도 못 벌어. 근데 가입자가 한 달에 100만 명씩 늘어나. 옛날 같았으면, 우리가 함께 일하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런 서비스가 나올 거라고 상상이나 했냐? 돈 한 푼 못 버는 서비스에 300억을 꽂았다니까? 근데 이 회사 가치가 지금 거의 1000억 원이 넘어. 지금 내가 투자하고 와서 2000억 원 됐을 거야.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통신사에 비비고 있냐. 모바일 부가 서비스? 그 뭐냐, 엑세스인가 그거, 그 사업 아직도 하고 있어?” 그러고는 한 마디 더. “한심하네.”
찰리는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얼굴로 “너는 내가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물었다.
“찰리 너 알지?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너는 무지 똑똑한 놈이고, 진짜 내가 만나본 애들 중에 제일 핵심을 잘 짚고 설득력 있고 전달도 잘해. 말 잘하고 신뢰감 주고, 한마디로 최고의 세일즈맨이지. 근데 찰리, 네겐 정말 미안하지만, 우리는 이제 찰리 같은 애는 필요 없어(We don’t need Charlie anymore).” 짧은 침묵이 흘렀다. “세일즈맨이 필요한 시대는 끝났다고.” 찰리는 울 것 같아서 입술을 깨물었다.
-1장 ‘인도’

이 서비스가 낳을 숫자를 계산해보니 아찔했다. 선불제 사용자만 10억 명. 일주일짜리 요금제를 가장 많이 쓰고, 하루짜리 요금제를 쓰는 사람도 상당했다. 10억 명이 한 달에 평균 일고여덟 번 충전한다. 매달 70억~80억 건의 트래픽이 발생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저가, 가장 많은 횟수로, 가장 규칙적으로 일으키는 결제였다. 어쩌면 인류 최대의 반복 결제. 인도의 모든 핀테크 업체가 노리는 지점이었다.
모두가 강 하구에 그물을 칠 때, 찰리 팀은 한발 앞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다들 충전을 노린다. 그렇다면 바로 앞 단계인 USSD를 활용한다면? 잔액 확인을 편리하게 보여줄 수 있네? 그럼 어느 시점에 충전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고, 그다음으로는 어떤 요금 상품이 가장 좋은지도 추천해줄 수도 있겠네? 그러면 야, 우리가 다른 애들을 다 이길 수 있겠네? 잔액 확인에서 충전으로, 충전에서 결제로, 결제에서 대출로, 보험으로… 결국 금융으로! 이 유저들은 찰리가 처음부터 애타게 찾던 사람들이었다. 고작 10% 남짓한 후불제 사람들 말고, 신용카드도 은행 계좌도 없는 사람들. 아무도 제대로 서비스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가 서비스해야 할 사람들.
-1장 ‘인도’

“봐봐. 네가 알고 있는 인도는 진짜 인도가 아니라니까? 고작 상위 1~2퍼센트의 인도일 뿐이라고. 너는 네가 사는 방식이 인도의 주류라고 생각하고, 내가 말하는 사람들이 예외적인 소수라고 생각하지? 진짜 현실은 그렇지 않지.” 찰리는 밸런스히어로의 고객을 ‘매스 니치’라 불렀다. 소수처럼 보이는 다수. 보이지 않는 주류. “네 주변에 없다고 해서 이 사람들이 없는 게 아니야. 사실은 메인이라고. 나는 외국인이라서 오히려 인도를 인도 그 자체로 본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좋은 나라라고 봐. 미안한 얘기지만 너는 좀 선입견 있는 거다?”
-2장 ‘10루피’

“10루피 줄게. 친구 한 명 데려와 다오.” MGM이니 네트워크 마케팅이니 레퍼럴이니 뭐라 불러도 좋았다. ‘10루피 줄게 친구 데려와’ 마케팅이 2015년 중순 시작됐다. 10루피를 받는 순간, 앱은 작정하고 파티를 연다. 화면 가득 색종이가 흩날리고 폭죽이 터진다. “Congrats, It’s Yours!” 축하합니다, 당신의 것입니다. 그 아래 커다랗게 .10. 한국 돈으로 150원쯤. 고작 150원짜리 입장권으로 누리는 잔치치고는 과하긴 했다. 화면은 묻는다. 트루밸런스가 좋으세요? 별점 5개가 미리 반짝이고 있다. 답은 정해져 있다. 그럼요. 마지막엔 초록색 완료 버튼 하나. 10루피를 받은 사람은 잠시 파티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고 곧 깨닫는다. 이 파티의 주인공이 또 되려면 친구 하나를 더 데려와야 한다는 것을. 색종이 폭죽은 공짜가 아니었다. 10루피를 향한 처절하고 숭고한 경쟁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불붙었다. 인도 사람들은 타고난 수다쟁이였다. 남의 일에 관심 많고 참견하기 좋아하고 말은 또 얼마나 많은지. 특히 1020 젊은이들이 10루피를 위해 기꺼이 발 벗고 나섰다. 친구에게 엄마아빠에게 동생에게 사촌에게 옆집 아저씨 아줌마에게, 제발 트루밸런스를 깔아달라고 어르고 달래고 조르고 또 매달렸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대문에 트루밸런스 소개 이미지를 내걸기도 하고, 거리에 ‘10루피 받아가세요’라고 플래카드를 부착하는 상점 주인들도 생겨났다. 앱 하나 깔면 서로 10루피. 우정의 시세는 10루피였고, 10루피짜리 우정은 수도권을 뒤덮었다. 결과는 일주일 만에 사용자 10만 명 돌파!
-2장 ‘10루피’

22개 언어 중에서는 힌디어 사용자가 38.7%로 월등했으니, 힌디어부터 시작하는 건 당연했다. 힌디어 하나만 해도 이미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짧은 영어 단어는 그나마 괜찮았다. ‘Recharge’ ‘Cashback’ ‘History’ 이런 건 유저들이 문자를 그림처럼 인식해서 기능을 연상했으니까. 읽는 게 아니라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긴 문장은 얘기가 달랐다. “Recharge ₹500 this month, keep Gold membership for the next month.” 이 한 줄을 이해하는 유저가 반도 안 됐다.
그렇다고 앱 전체를 힌디어로 바꾸는 건 안 될 말이었다. 유저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영어에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니까? 스마트폰을 영어로 쓴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계급장처럼 작동했다. 스마트폰 세팅을 할 때 “힌디어로 바꾸시겠어요?”라고 물을 때마다 고객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같은 사람에게 “영어로 적힌 이 기능 이해하세요?”라고 물으면 똑같이 고개를 저었다. 고객님, 저희더러 어쩌란 말이에요.
-3장 ‘슈퍼앱’

하리아나 주에 아디티아라는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주황색 트루밸런스 로고가 박힌 폴로셔츠를 거의 생활복처럼 입고 다녔다. “처음에는 충전을 사업으로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1년 뒤 이 청년의 고객 장부에는 300명의 이름이 올랐다. 노트에 트루밸런스 서비스 목록을 빼곡히 적어놓고 발품 영업을 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에이전트 청년 임란은 2017년 잔액 확인용으로 트루밸런스를 처음 깔았다. 4개월 뒤 동네 시장에서 충전 대행을 시작했고, 이듬해 충전숍 사장이 되었다.
-3장 ‘슈퍼앱’

휴대폰도 팔고 소형 TV도 팔고 옷도 팔고 기프트카드도 팔고 선불·후불 통신요금도 팔고 TV·전기·가스 공과금 납부 서비스까지, 한창 백화점식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제이가 찰리를 조용히 찾아왔다.
“찰리, 이렇게는 아닌 것 같아요.”
“뭐가요?”
“대출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2018년 내내 NBFC 라이선스를 기다렸지만 끝내 손에 쥐지 못했다. PPI 라이선스는 생각보다 쉽게 땄는데 이번엔 왜 이렇게 더딘 건지. 기다리는 동안 사업은 찰리 생각대로 사방팔방, 아니 중구난방으로 뻗어나갔고, 제이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연말에 조용히 현기증이 일었다. 야, 이런 식으로는 진짜 안 되겠는데. 대출에 집중해야 할 것 같은데. 대출 사업은 구멍 난 채로 다른 사업만 덩치를 키우고 있었다. 상품은 늘었고 조직은 커졌고 돈은 나갔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없었다. 기둥 없이 지붕을 올리고 있었다.
제이의 말에 찰리는 웃었다. “집중이요? 지금 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커머스도 하고, 보험도 하고, 디지털 골드도 팔고, 상품권도 팔아야죠. 우리는 슈퍼앱이 되는 겁니다.” 제이는 고개를 저었지만, 찰리는 아랑곳없이 쏘아붙였다. 마케팅으로만 인도에 수백억을 쏟아부었다. 확신이 있었고, 필요한 건 오직 속도였다. 아무렴, 모든 방에 세입자를 채우려면 간판부터 커야 하고말고.
-3장 ‘슈퍼앱’

쓸데없이 피와 땀과 돈과 시간을 갖다 버리는 허튼짓은 이제 그만하자. 우리의 실력과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자. 그리고 거기에만 집중하자. 인도 10억 중산층이 필요로 하는 소액 단기 대출에서만 1등 해도 보상은 차고 넘친다. 소액 단기 대출이 필요한 사람만 해도 웬만한 나라 인구보다 많고, 이 우물 하나는 파도 파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테니까.
수백억을 쓰고 나서야 이런 단순한 교훈을 뼈저리게 배운 것은 찰리의 꿈이 커서일까, 아니면 인도가 냉혹해서일까. 한 가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열 가지를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낫다는 건 공자도 붓다도 공짜로 가르쳐줬던 건데. 찰리가 처음 인도에 왔을 때 봤던 것도 그랬다. 200루피가 없어서 통신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 1000루피가 없어서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 돌고 돌아 결국 같은 자리였다.
-4장 ‘초집중’

이자도 못 받고, 원금도 못 받고, 비즈니스는 올스톱인데 239명의 인건비는 매달 칼같이 빠져나갔다. 가뜩이나 적자인 상황에서 연체가 급증하면서 잔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6년을 달린 회사가, 이제 막 NBFC 라이선스를 손에 쥔 회사가, 대출만 하기로 결심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회사가, 하늘이 내린 불꽃 하나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의 자연재해는 찰리가 쌓아올린 것들을 하루아침에 시험대에 올렸다. 두드려서 열지 못할 문은 없다고 언제나 생각했는데. 이번엔 문이 아니라 벽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알렉스야, 이게 내 마지막이야. 내 마지막 기회라고.” 찰리는 액세스모바일 공동창업자였던 알렉스에게 심정을 털어놓았다. 찰리가 떠난 뒤 인도네시아에서 액세스모바일 사업을 맡아 대표를 하던 이였다. “액세스모바일만 했으면 그냥 조금 벌고 끝나는 거였는데, 내가 괜히 큰일을 벌였어. 여기서 망하면 완전 큰 사기꾼 되게 생겼다.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진짜 큰 사기꾼 되는 거라고.”
-5장 ‘삼재’

장병규는 ‘아깝다’는 말을 자주 썼다. 인도 중산층을 상대하는 소액 대출 비즈니스는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아 수익이 높을 수밖에 없고, 엄청나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세그먼트다, 궤도에만 오른다면 노다지 비즈니스일 수 있다, 이런 좋은 비즈니스를 이만큼 기반을 닦아놓은 회사도 없는데, 거의 다 와놓고 여기서 포기한다는 건 너무 아깝다, 조금만 더 가면 될 것 같다. “투자하기로 결정했어요. 개인 자금으로 200억 원 투자할게요.” 으아! 찰리는 울 수 없어서 작게 소리를 지르고선, 제이와 잔을 깰 듯이 부딪쳤다.
-5장 ‘삼재’

팬데믹 기간 내내 찰리는 한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산소마스크나 진단 키트를 수소문해, 손에 잡히는 족족 인도로 부쳤다. 백신도 어렵사리 공수해 전 직원과 가족이 맞게 했고, 코로나 보험도 들어줬다. 쿠팡에서 주문할 수 있는 물품은 모조리 인도로 보냈다. 물론 쿠팡이 인도까지 로켓배송을 해줄 리 없으니 직원들과 함께 글로벌 보부상 부대를 꾸렸다. 아는 사람,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인도행 비행기에 오르는 탑승객 전원이 잠재적 택배 기사였다.
한 번은 전면 재택근무를 하던 팀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는데 직원들이 울기 시작했다. 가족 중에 확진자가 생겼는데 회사가 산소통을 구해줬다는 이야기를 하다 꾹 눌러둔 감정이 터진 것이다. 처음엔 한 명이었는데 둘, 셋, 넷이 가세해 훌쩍였다. 평소엔 연체율이 어떻고 부도율이 어떻고 수익률이 어떻고 하는 건조한 대화만 오가던 화상 회의가 그날만큼은 축축했다. 화면 가득 울먹이는 얼굴들이 들어찼다. 찰리도 화면 한 칸을 차지하고 조용히 무언가를 삼켰다. 그 와중에 트루밸런스의 코로나 보험 판매는 대박이 났는데, 큰손 고객 여럿이 코로나 보험을 대량으로 사들여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 덕분이었다.
-5장 ‘삼재’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인도 팀과 부대끼며 그것만으론 안 된다는 걸 한국 팀도 차차 깨달았다. 이 사람들과는 먼저 친구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주가드. 처음엔 화도 내고 욕도 했다. 80%에 박수치는 저 인간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마음이 조금씩 돌아섰다. 완벽을 좇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또한 문제였다. 기차가 어차피 연착하는 나라에서 정시 출발을 고집하는 게 과연 옳은가. 창조신 브라흐마도 세상을 세 차례 고쳐 빚었다는데, 한낱 인간인 우리가 한 번에 완벽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내일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오늘 100%를 움켜쥐는 게 과연 현명한가. 주가드가 맞을 수도 있겠는데?
슬슬 말이 통하고 일이 굴러가기 시작했고, 협업의 열매가 하나둘 열렸다. 완장만 차면 탕비실로 사라지던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도 실무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도 팀이 한국식으로 물든 것인지, 한국 팀이 인도를 끌어안은 것인지는 지금도 모른다. 아마 둘 다겠지. 확실한 건 두 가지였는데, 그 과정이 고통스러우리만치 길었다는 것, 그리고 지독하게 많은 춤을 춰야 했다는 것이었다.
-6장 ‘BEP’

도서 정보



도서명: <매스니치 서바이벌>

- 분류: 경제경영 > 기업 경영 > 경영전략/혁신
- 저자: 이기문
- 펴낸곳: 북스톤
- 상세 서지정보: 135*210mm / 312쪽
- 출간예정일: 2026년 9월 14일
- 정가: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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