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베토벤이 블랙핑크나 아이브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다면 이런 느낌일까?
거장의 주특기가 마치 성대한 축제처럼 피어나 있는 책이다.” _ 곽재식
초능력 아이돌 스타들의 치열한 생존 전투를 그린 듀나의 연작소설. 적사병으로 디스토피아가 된 대한민국에 새로운 대중문화이자 사회 운영체제로 자리 잡은 살상 병기 아이돌의 세계를 그린다.
2033년 12월 13일, 대구 도시철도 지하 공사장에서 진홍색 젤리로 가득 찬 정체불명 생태계가 발견된다. 그 여파로 남한 인구 3분의 1이 피를 토하며 죽는 적사병이 돌고, 다양한 초능력자(알파)가 등장한다. 그들 중 일부가 악당이 돼 선출직 공무원과 언론인을 죽여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에 이른 반면, 다른 일부는 3대 연예기획사에 의해 히어로로 육성돼 악당들과 전면전을 벌인다. 20년간 이어진 유혈 낭자한 전투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자 하나의 사회 운영체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젤리 생태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다. 여섯 편의 소설은 이런 현상과 이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파헤쳐가며 하나의 사건으로 수렴된다.
어려서부터 육성되는 스타 알파들의 삶,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 마의 7년을 넘지 못하는 전성기, 브이로그, 팬픽 등 현재 K팝 아이돌 문화 특징이 ‘대한민국 디스토피아’라는 낯선 설정 속에 녹아 들어가 친숙한 재미를 준다. 첫 소설인 <아퀼라의 그림자>를 시작으로 각각의 소설이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마지막 <글로우의 영광>을 다 읽는 순간 철저히 허구의 세계임에도 현실과 연결되는 지점들을 중심으로 독자의 머릿속에 큰 그림이 완성되면서 큰 희열을 느끼게 된다.
한국 SF의 상징이자 분기점 듀나가 그리는
‘초능력 아이돌’의 치열한 생존 전투
K팝 아이돌, 슈퍼히어로, 디스토피아 장르를
조화롭게 아우르며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
2033년 12월, 정체불명의 젤리형 생태계가 대구 지하에서 발견된다. 이를 시작으로 적사병이 돌아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 1이 피를 토하며 죽고, 전 세계로부터 격리된다.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디스토피아 장르에선 아주 새로운 설정은 아니다. 듀나는 여기에 ‘아이돌’을 던져놓는다. 그것도 어려서부터 전투용으로 육성되는 살상 병기 아이돌이다. 그들이 무더기로 등장해 브이로그를 찍고, 라이벌 그룹과 신경전을 벌이고, 남몰래 팬픽을 읽는가 하면, 은퇴 후 심신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회사와 대표에 저항하기도 한다. 익숙함과 낯섦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순간 독자는 듀나라는 장르에 초대된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정교하게 설계된 근미래 디스토피아, 낯선 설정과 기시감이 느껴지는 소재의 조합, 듀나 특유의 위트와 냉소와 지적인 문장들을 통해, 데뷔 30년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극히 새로운 이야기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나누어야 할 화두로서 던져진다.
1. 아퀼라의 그림자: 전직 알파 히어로인 라스푸틴(인호)이 자신의 전 보스와 관계자들을 학살한다. 회사는 복수전을 준비하며 어떤 팀을 내보내야 하는지로 의견이 갈린다. 그 과정에서 수년간 알파 기획사들과 전면전을 벌여온 라스푸틴의 행적, 전 세계로부터 격리된 현 대한민국 상황, 여전히 정체가 불분명한 프로스페로 생태계를 둘러싼 갈등이 드러난다.
2. 마지막 테스트: 과거, 인호가 알파 히어로가 된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생도 시절 최종 테스트에서 인호가 겪었던 사건이 밝혀지면서 독자를 충격에 빠뜨린다.
3. 캘리번: 발군의 감응력자 케네스 리. 그와 1세대 알파 히어로 팀 ‘블루 스펙터스’의 과거 인연을 그린다. 프로스페로 생태계가 인간, 특히 알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밝혀지고, 리더인 세니가 어떤 존재인지 그려진다.
4. 아레나: 이제는 퇴물이 된 1세대 알파 찬우의 이야기다. 현재 히어로 후보생들을 관리하고, 조카뻘인 2세대 알파 히어로와 사귀는 동안에도 끝없이 제 안위만을 생각하는 찬우가 자신과 같은 팀이었던 세니의 유령을 계속 만나는 기이한 현상을 겪는다.
5. 모두가 세니를 사랑했다: 1세대 알파 히어로 팀인 블루 스펙터스 이야기다. 세니가 죽었음에도 남은 팀원들이 세니의 존재를 느끼는 이상 현상의 비밀과 프로스페로 생태계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과정에서 알파 기획사들와 대기업의 이해관계도 드러난다.
6. 글로우의 영광: 라스푸틴이 김 회장을 죽이자 기획사 내부의 정치적 지형도가 흔들린다. 동시에 프로스페로 생태계의 실체에 근접할수록 관계자들의 판단과 이해관계가 부딪혀 아퀼라 팀과 글로우 팀이 여파에 휘말린다. 세니의 존재가 여기저기서 감지되는 상황에서 큰 전쟁이 벌어진다.
이 여섯 편을 하나로 묶는 형식적인 틀인 대한민국 디스트피아 상황이지만 내용적인 틀인 ‘인호는 왜 히어로에서 악당이 되었는가?’ ‘죽은 세니의 존재는 어떻게 곳곳에서 감지되는가?’ ‘프로스페로 생태계의 실체는 무엇인가?’ ‘듀나가 K팝 아이돌 소재로 SF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이다. 독자가 소설을 탐독하며 이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매일같이 접하는 수많은 사회 현상의 이면에 어떤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지, 개개인의 가치와 별개로 작동하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서 희망을 찾는다면 무엇에서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퀼라의 그림자
마지막 테스트
캘리번
아레나
모두가 세니를 사랑했다
글로우의 영광
그가 옳았다. 결국 초능력이란 병의 또 다른 증상이었다. _17쪽
블루 스펙터스가 최초의 알파 히어로 팀으로 선두를 걸었다면 K-포스의 두 번째 팀인 아퀼라는 이후 나올 모든 알파 히어로 팀의 전형이 되었다. 팀원 선정, 훈련 방식, 전투 스타일, 무엇보다 뒤에서 그림자 팀을 운영하는 방식까지. 『알파 히어로의 시대』의 저자 클라리스 륭이 냉소적으로 말한 것처럼 아퀼라의 탄생은 모든 거짓말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 남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생각해보면 그런 거짓말은 당연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무언가가 아니었을까. _124쪽
“우린 우리가 무지 잘난 줄 알지. 바깥사람들이 주워들은 소문만 갖고 팬픽이나 쓰고 망상이나 하는 동안 직접 행동하며 현실 세계에 진짜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기껏해야 그 사람들보다 한 겹 위에 있을 뿐이야. 우리가 여전히 이야기 속의 이야기꾼이라면 우린 우리가 쓴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_171쪽
나중에 대구에서 켄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피아니스트 삼총사가 결성됐다. 회사 내 몇몇 사람들은 켄이 블루 스펙터스의 종말을 불러왔다고 생각했다. 켄의 등장과 함께 남자애들은 주축이 된 여자애들로부터 소외되었고 그건 결국 팀의 분열로 이어졌다는 말인데, 명쾌한 설명이 대부분 그렇듯, 이 주장도 사실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일단 켄이 그림자로 들어오면서 팀의 결속력은 더 높아졌다. 계속 따로 놀았던 세훈 역시 전체 액션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결과적으로 팀은 이전보다 서너 배 더 강력해졌다. 적어도 성수동에서 있었던 세니의 마지막 전투 때까지는. _193쪽
사람들은 진실보다 익숙한 거짓말을 택해. 그게 편하니까. _204쪽
“지구인은 지금까지 수많은 동식물과 이 행성에서 같이 살아왔습니다. 우린 ‘대화’도 했습니다. 그 대화의 도구는 폭력이었지요. 수많은 종이 우리와 ‘대화’를 나누고 사라졌습니다. 고차원적인 대화요? 지구인 여자와 지구인 남자가 말이 통하던가요? 한때는 다른 종교나 다른 정치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만, 그게 허망한 꿈이라는 건 21세기 역사가 입증하고 있지요. 여기 사람들은 대화가 가능한 외계 종족과의 만남이 그렇지 않아도 힘들기 짝이 없는 우리 삶을 더 힘겹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드는 겁니까?” _227쪽
글로우 멤버들은 한자경 주변에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섰다. 그리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이 모든 혼돈에서 의미와 논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아마 그건 불가능하겠지. 미라솔은 생각했다. 혼돈의 진정한 의미는 혼돈뿐이다. 거기서 읽히는 모든 의미는 거짓이야. _251쪽
1994년부터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공동단편집 『사이버펑크』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제저벨』 『아직은 신이 아니야』 『민트의 세계』 『평형추』 『찢어진 종잇조각의 신』 『2023년생』 등을 발표했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2024년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초기 단편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출간했다.
“시리즈를 매듭짓는 마지막 단편을 쓰는 동안, 나는 현실 세계가 내 이야기 속으로 자꾸 침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분명히 해두자.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 단체, 사건들은 모두 허구이며 유사점이 있다면 우연의 결과이다. 적어도 「우리 모두 세니를 사랑했다」까지는 그렇다. 「글로우의 영광」은 좀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피하려고 노력은 했다.”
“베토벤이 블랙핑크나 아이브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다면 이런 느낌일까?
거장의 주특기가 마치 성대한 축제처럼 피어나 있는 책이다.” _곽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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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퀼라의 그림자〉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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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5*210mm / 무선제본 / 260쪽 / 2025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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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퀼라의 그림자 응원봉 (배터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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