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동안 당신이 봐왔던 지도는 틀렸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 지리를 파악할 때 납작한 종이 지도를 펼치거나 둥근 지구본을 돌렸다. 하지만 그렇게 본 지구의 모습이 진짜 지구의 모양과 다르다면 어떻겠는가? 평면이나 지구본으로 보는 세계 지리는 면적이 왜곡되거나 대륙의 형태가 왜곡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의 형태를 제대로 볼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반구’ 지도책이다. 가장 실제에 가까운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르 몽드》지의 기자이자 말로피에 그래픽 어워즈 금·은메달에 빛나는 지도 제작 전문가, 지정학 전문지 편집위원이 뭉쳤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반구’로 보는 세계 지도책으로, 세상을 반으로 갈라 두 개의 반구로, 최대한 왜곡 없는 진짜 세계 지리를 알려준다.

지도로 볼 때 비로소 명쾌해지는 세상의 문제들
이 책에는 총 50여 장에 달하는 지도가 실려 있다. 그중 41장은 주제도인데 지리학은 물론이고 기후학·생물학·역사학·사회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데이터가 시각화되어 지도에 나타나 있다. 이 지도들을 통해 독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것과 동시에 크고 작은, 아주 세세하기까지 한 문제까지 알 수 있다. 지구 전체에 남아 있는 삼림 현황, 녹아내리는 빙하의 분포 같은 자연 데이터를 기반한 지도에서부터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의 분포, 세계 언론 자유 실태 등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지도는 모두 지구와 인류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와 자연 파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인간사회의 불협화음이 한 장의 반구 지도로 펼쳐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다양한 문제들이 코앞에 닥쳐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리 문해력이 중요한 시대, 완성도 높은 지도책이 필요한 이유
세상은 넓은 듯하나 좁으며,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동유럽·중동 등지에서 진행 중인 전쟁과 아마존 열대우림의 소멸을 남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결국 돌고 돌아 ‘나’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수산 자원 남획과 바다 오염은 당장 우리 집 밥상 위 반찬의 종류를 바꿀 것이며 상승하는 지구 온도는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과 칠레의 소비뇽 와인과의 작별을 미리 고한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또한 유가 상승, 물가 불안정 등의 문제로 ‘나’에게 돌아오고 있다. 세상은 아주 오랫동안 지도를 가진 자가 지배해왔다. 오늘날 누구나 지리 데이터를 접할 수 있지만 제대로 지도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지도를 읽을 줄 아는 것의 힘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세상이 빠르게 격변하고 있는 이 시대에 지리 문해력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더욱더 눈을 부릅뜨고 지도를 펼치고 지리를 살피며 세상에 대한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지리 문해력을 키우고 세상을 넓고 깊게 보는 눈을 가져야 할 때다.

편집자의 말

세상은 너무나도 연결되어 있다

한때 에콰도르가 유럽인 줄 알고 에스파냐와 스페인은 다른 나라로 생각했던, 태평양과 대서양도 구분 못 하는 ‘지(리)알못’ 꼬맹이가 있었습니다. 교양과 상식이 모자란 것 같아 부끄러웠지만 ‘입 다물고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굳이 공부하지 않으려 했지요. 그런데 머리가 굵어질수록,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지리를 모른 채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이 방학 동안 배낭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듣거나, 휴학하고 어학연수를 떠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습니다. 어쩐지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것 같았지만 차마 선뜻 나라 밖을 여행할 생각은 못 했던 것 같아요. 대신 틈만 나면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책에서 읽거나 TV에서 스치듯 들려오는 나라의 위치는 어디인가 손으로 짚어보곤 했지요.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다는 아이슬란드에 가서 분홍과 보라로 물든 하늘도 보고 싶고, 몰디브에 가서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모히또 한잔하는 상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이런 낭만적인 생각으로만 세상을 넓게 보고, 지리 문해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닙니다. 2016년, 프랑스의 대표 휴양지 니스에서 일어난 IS 테러는 남부 프랑스를 여행하려던 저의 계획을 무산시켰고, 그해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는 호텔업계에 종사하던 제 친구의 일자리를 빼앗았습니다. 강 건너 불구경 같던 먼 나라의 일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순식간에 무너뜨린 나비의 날갯짓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들이었습니다.

‘세계화 시대’ ‘지구는 하나’라는 슬로건은 어릴 적부터 심심찮게 듣고 자랐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 세계는 너무나도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4년 올해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은 매일 아침 집 앞 주유소 기름값 표시판에 신경을 곤두서게 만듭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은 절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SNS 피드를 점령하고 있네요.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을 가 전선에서 총알받이가 되어 죽어간다는 소식에는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지요.

매일같이 쏟아지는 국제 뉴스에 피곤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럴 때일수록 눈을 부릅뜨고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넓고 높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시작이 막막하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한눈에 펼쳐지는 지도를 살펴보는 일은 꽤나 직관적이어서 어렵지 않게 느껴집니다. 지도를 통해 세상을 가까이 당겨도 보고 멀리 물려도 보며 지리 상식부터 세계 문제까지 알아가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강지유 편집자

차례

들어가는 글: 오늘날 반구 세계지도가 왠 말?

제1장: 지구의 맥을 짚어보기 위한 반구 세계지도
인류세의 시대

1. 포인트 니모: 어떤 육지에서도 가장 먼 지점
2. 파란 선: 지구의 혈관계
3. 녹색 캐노피: 숲의 상태
4. 헝클어진 반구 세계지도: 바람의 움직임
5. 강풍의 래스터: 바람의 힘
6. 파도 타는 반구 세계지도: 바다의 위력
7. 지구의 호흡: 반구 세계지도의 한 해
8. 지질학적 반구 세계지도: 고지리학
9. 진동하는 반구 세계지도: 지진 에너지
⦁ 세계지도 가까이 들여다보기: 터키와 시리아의 지진
10. 깨진 온도계: 등온선이 표시된 반구 세계지도
11. 디오니소스의 반구 세계지도: 새로운 와이너리 풍경
12. 물에 잠기는 반구 세계지도: 세상의 얼음이 모두 녹으면
13. 섬의 반구 세계지도: 섬들을 둘러보는 세계 일주
14. 금이 간 반구 세계지도: 빙하가 무너져내릴 때

제2장: 지구에 사는 주민들의 동향
80억 명이 사는 데 지구는 단 하나

15. 80억 명의 지구인: 인구 증가라는 도전
16. 인간 활동의 네트워크: 그물 모양의 반구 세계지도
17. 이동하는 반구 세계지도: 갈등과 대참사의 주요 이유
18. 어업의 반구 세계지도: 바다를 위협한는 과잉 어로
19. 기침하는 반구 세계지도: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20.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반구 세계지도: 오염된 강과 바다
21. 빈곤해진 구면 세계지도: 위협받는 생물 다양성

제3장. 인류 사회의 맥을 짚어보는 반구 세계지도
세상을 구분 짓는 선들

22. 여성혐오를 나타낸 반구 세계지도: 여전히 불평등한 세계
23. LGBTQLA+: 천대받는 알파벳들
24. 재갈 물린 반구 세계지도: 세계의 언론자유 현황
25. 난도질 당하는 반구 세계지도: 세상을 구붓 짓는 국경선과 장벽들
26. 호전적인 반구 세계지도: 여전히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세계
⦁ 세계지도에 나타난 폭력 사태의 새로운 진앙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7.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반구 세계지도: 국가의 통제와 GAFAM의 힘
28. 평화를 추구하는 지뢰 제거인: 판타지스러운 반구 세계지도

제4장: 우주 속의 반구 세계지도
지구는 푸른 행성인가, 그저 작고 약한 구슬에 불과한가?

29. 우주 속의 반구 세계지도: 인공위성들이 만들어내는 성운
30. 빨간 행성: 진홍색으로 물든 반구 세계지도
31. 혹이 많은 달의 세계지도: 지구의 위성, 달
32. 축척으로 본 반구 우주: 태양계 속의 작은 점들
33. 잠 못 이루는 반구 세계지도: 밤에도 불 밝히는 사람들 때문에 보이지 않는 하늘의 별
세계
⦁ 전쟁으로 불빛이 꺼질 때: 시리아와 이라크

제5장: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세계지도: 지도 제작의 원칙들
베하임의 지구본에서 구글맵에 이르기까지

34. 난처한 반구 세계지도: 완전히 평면도 아니고 완전히 구형도 아닌
35. 티소 티원: 반구 세계지도의 여러 형태
36. 오픈스트리트맵: 참여형 지도 제작법
37. 잘못된 반구 세계지도: 기호학의 몰이해
38. 거꾸로 반구 세계지도: 세계를 거꾸로 보기
39.테라 눌리우스(무주지): 바탕 지도의 중요성에 대하여
40. 다나카의 반구 세계지도: 요철의 매력
⦁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진 지도들: 스위스와 일본
41. 외쿠메네의 반구 세계지도: 또렷해지는 윤곽선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지은이

세마르탱 라보르드[Xemartin Laborde]
《르 몽드》의 기자이자 지도 제작 전문가이다. 『국경 지도책』, 『위대한 탐험가들의 지도책』 등 많은 지도책을 출간했고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가 있다. 2020년에 스페인 ‘말로피에 국제 인포그래픽스 어워드[Malofiej International Infographic Awards]에서 은메달과 금메달을 수상했다.



델핀 파팽[Delphine Papin]
파리8대학 소속 프랑스지정학학교[IF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6년부터 《르 몽드》의 인포그래픽 부서에서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의 공영 라디오 방송 채널인 ‘France Culture’에서 매주 ‘움직이는 지도들[Les cartes en mouvement]’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정학 전문지인 《에로도트[Herodote]》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지도책』(2014)와 『국경 지도책』(2021) 등 많은 지도책을 출간했고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가 있다.



프란체스카 파토리[Francesca Fattori]
《르 몽드》의 기자이자 지도 제작 전문가이다. 수년간 ‘지도의 이면[‘Le Dessous des cartes]’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일했고, 『국경 지도책』 등의 책을 출간했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가 있다. 2020년 말로피에 국제 인포그래픽스 어워드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옮긴이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 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안젤리크』,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아가씨와 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탐욕의 시대』, 『잠수종과 나비』, 『그리스인 이야기』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에서 출간했다.

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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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9,600원 펀딩
- <세상을 한눈에 보는 지도책>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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