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무명의 존재nobody지만 자기 스스로와 창작 자체의 존재만큼은 오롯이 지켜냈던 단단한 창작자 에밀리 디킨슨. 광장에서 큰소리로 외치는 웅변이 아니어도 꼭 필요했던 틈새의 언어. 골방에서 다친 상처를 내보이며 깔깔댈 수 있는 속삭임. 고양이의 오후. 개의 산책. 뱀과의 조우. 산책길에 옷깃에 묻혀 온 우엉 가시. 그리고 너에게 갈 수 없는 거친 밤들. 세상의 모든 위대한 진리를 에밀리 디킨슨이 들려주지는 않아도, 디킨슨에게는 괜찮은 얘기들이 참 많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볼 때는 제도와 체제에 순응한 숙녀였을지 몰라도 디킨슨의 발칙한 상상에 공감하고 동참한, 애틋했던 친구이고 가족이고 애인이었던 독자 수잔.
내가 에밀리여도 괜찮고 내가 수잔이어도 괜찮겠다. 그리고 누군가의 수잔이길, 누군가의 에밀리이길 소망해도 괜찮지 않을까? 지금까지 파시클의 자매이면서 친구이고 연인이고 독자가 되어준 많은 이들이 생각났다. 이번 작업은 이들에게 보내는 나의 감사와 응원이기도 하다.
(옮긴이 박혜란)
디킨슨을 퀴어라 부를 수 있을까. 기성의 관습과 통념, 상징체계 바깥으로 스스럼없이 건너가는 이가 퀴어라면 디킨슨 역시 그러고도 남는 존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수잔과 디킨슨, 이 두 사람 사이를 채웠던 정동에 완전히 부합하는 단어는 그리 쉽게 찾을 수 없다. 시 속의 문장은 언제나 이미 반쯤은 숨어 있는 문장이며, 무언가를 숨기는 문장이므로. 진술을 유예하며, 읽는 눈을 유인하는 시적 단서에 불과하므로.
어쩌면 디킨슨은 시의 한 모퉁이에 투명한 글씨로 독자의 주소를 써 넣었을지도 모른다. 이번 시집 전체가 반쯤 열린 채 독자를 향해 무한히 생성되고 영원히 배달되는 편지 같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수 - 영원해!』는 이제 그렇게 수 혹은 수잔이 아닌, 바로 그곳의 당신을 기다린다.
(편집자 희음)
서로는 서로에게 - 봉인된 교회 -
Each Was To Each - The Sealed Church -
당신과의 결혼을 받아들였으니
여름 가득한 - 어느 하루가 왔다 -
에센셜 오일을 쥐어 짜냈다 -
아이가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 낮은 것이라 -
오늘 아침 나와 함께 우리 마음속 교회로 오렴
손님이 있는 영혼은
구세주여! 내겐 달리 말할 사람이 없습니다 -
영혼은 언제나 조금 열려 있어야 한다
수 - 영원해!
Sue - Forevermore!
나는 종종 그 마을을 지나
천국이 각각에게 입혀준
자매 하나 우리 집에 있고 -
나만의 수잔을 갖는다는 건
내게 영원을 보여줘, 그러면 네게 추억을 보여줄게 -
그녀의 가슴에는 진주가 잘 어울리지만
방금 잃었어, 내가 구원받았을 때!
네가 먼저 맛을 본 다음에야, 수
서쪽에서 - 내 신분을 - 차지하기 위해 -
사랑하는 수, 정말이야?
수, 널 그리워하는 게 힘이야
써, 친구야, 쓰라고!
Write, Comrade, Write!
경이로운 이 바다 위를
수지, 힌트를 기억해!
모든 것을 놓친 덕분에 -
감사는 - 어떤 다정한
일단 들어가면 문을 닫아버리는 마음에 대해
설화석고실 안에서 안전하게
서로는 서로에게 - 봉인된 교회 -
Each Was To Each - The Sealed Church -
당신과의 결혼을 받아들였으니
여름 가득한 - 어느 하루가 왔다 -
에센셜 오일을 쥐어 짜냈다 -
아이가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 낮은 것이라 -
오늘 아침 나와 함께 우리 마음속 교회로 오렴
손님이 있는 영혼은
구세주여! 내겐 달리 말할 사람이 없습니다 -
영혼은 언제나 조금 열려 있어야 한다
수 - 영원해!
Sue - Forevermore!
나는 종종 그 마을을 지나
천국이 각각에게 입혀준
자매 하나 우리 집에 있고 -
나만의 수잔을 갖는다는 건
내게 영원을 보여줘, 그러면 네게 추억을 보여줄게 -
그녀의 가슴에는 진주가 잘 어울리지만
방금 잃었어, 내가 구원받았을 때!
네가 먼저 맛을 본 다음에야, 수
서쪽에서 - 내 신분을 - 차지하기 위해 -
사랑하는 수, 정말이야?
수, 널 그리워하는 게 힘이야
써, 친구야, 쓰라고!
Write, Comrade, Write!
경이로운 이 바다 위를
수지, 힌트를 기억해!
모든 것을 놓친 덕분에 -
감사는 - 어떤 다정한
일단 들어가면 문을 닫아버리는 마음에 대해
설화석고실 안에서 안전하게
웅웅대던 벌 소리는 멈췄으나
The Murmuring Of Bees Has Ceased
한 칼의 파랑 -
쥐는 가장 간결한 소작인
미래가 절대 말하지 않았고 -
더 작은 크기를 제외하면
패배가 - 승리를 벼린다 - 고 그들이 말한다
외로움이 또 있는데
어느 누구도 소유하지 않으려 한 광산이 있다
웅웅대던 벌 소리는 멈췄으나
봄이면 내게 새 한 마리가 있어
그 길은 골목을 거치고 - 가시나무를 거쳐 -
나의 바퀴가 어둠에 묻혀 있어
야망은 그를 찾을 수 없다!
모습에 서린 격통이 -
진 적 없는 이들은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내 문제에 고개 숙이면 -
파수꾼들이 동쪽을 배회하듯
나는 무릎 꿇고 있어 - 조용히 -
I'm Kneeling - Still -
거리距離는 - 여우의 영역도
절망과 공포
영혼은 스스로에게
아, 테너리프!
“자연”은 우리가 보는 것 -
돈 주고 산 어떤 로맨스로도
죽음을 성취한
꿀의 가치를 빚는 -
살아있는 건 - 힘 -
그러니 당신 안에 태양을 품으세요
그녀에겐 우아함이 전부인데
Her Grace Is All She Has
내가 그녀에게 언덕을 보여줬다
그녀에겐 우아함이 전부인데
우리는 지나가고 - 그녀는 - 머물고 -
아름다움의 정의는
귀뚜라미 노래하고
천국이 아니라면 -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다
여름이 다 지나 -
수잔의 숭배자가 수잔을 신전에 모십니다
Susan's Idolater Keeps a Shrine for Susan
수잔의 숭배자가
죽음의 서리가 유리창에 서렸다 -
거미가 바느질했다
최고의 마녀 마법은
바람이 풀밭을 반죽하기 시작했다
의심할 것 없어
신용은
널 만나는 게
재빠르고 - 실행력 좋은 새가 어치야 -
우리 자신의 소유물 -
이런 아침이면 - 우린 헤어졌다
Morns Like These - We Parted
이런 아침이면 - 우린 헤어졌다
죽음의 일격이 - 어떤 이들에게는 - 인생의 일격이다 -
두 길이에는 매일의 하루가 있다 -
내 생각에 바람의 뿌리는 물이야
불쌍한 - 찢겨나간 마음 - 너덜너덜해진 마음
이웃과 태양을
내가 소망했을 때 나는 두려웠다 -
죽음의 아주 예리한 기능은
추가 유언은 - 다
옮긴이 후기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몇 가지
시 원문 찾아보기
1830년 12월 10일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애머스트(Amherst)에서 변호사이자 정치가, 대학 이사였던 아버지 에드워드 디킨슨(Edward Dickinson)과 어머니 에밀리 노크로스(Emily Norcross)의 사이에서 세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녀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생애의 대부분을 애머스트에서 살았다.
그녀 생전에는 그녀의 요구에 의해 그녀의 시가 익명으로 일곱 편밖에 출간되지 못했지만, 그녀 사후에 44개의 시 꾸러미가 여동생 러비니아 노크로스 디킨슨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그녀의 문학 상담 역할을 해왔던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작가인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Thomas Wentworth Higginson)과 토드 부인(Mrs. Todd)의 주선으로 1775편의 시가 세 권의 시집으로 1890년, 1891년, 1896년에 연속 출간되고, 두 권의 서간집이 1894년에 출간되었다. 시인으로서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던 디킨슨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야 시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1955년 토머스 존슨(Thomas H. Johnson)에 의해 그녀의 시선집이 출판됨으로써 그녀는 오늘날 위대한 시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파시클출판사 대표, 영어 번역가.
주요 번역서로 『절대 돌아올 수 없는 것들』(파시클, 2020), 『젠더와 민족』(그린비, 2012), 『플롯 찾아 읽기: 내러티브의 설계와 의도』(강, 2011), 『흑설공주 이야기: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한 동화 1, 2』(뜨인돌, 2002; 2005)가 있다.
1) 15,030원 펀딩
<수 - 영원해!> 도서 1부
레터링 엽서 (레터링 아티스트 이주현 작가가 디킨슨의 시로 작업한 엽서, 2종 중 1종)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
: 125*205mm / 무선제본 / 220쪽/ 2024년 11월 18일 출간
※ 투자자명 기재 없이 진행되는 펀딩입니다.
레터링 엽서
레터링 아티스트 이주현 작가가 디킨슨의 시로 작업한 레터링 엽서 1매를 드립니다.
※ 알라딘 북펀드 굿즈가 포함된 구성에 펀딩하셔야 받을 수 있습니다.
레터링 엽서
레터링 아티스트 이주현 작가가 디킨슨의 시로 작업한 레터링 엽서 1매 (2종 중 1종 랜덤)
※ 알라딘 북펀드 굿즈가 포함된 구성에 펀딩하셔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