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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 박우진

"꿈의 부족"

꿈이야말로 생의 한가운데라고 믿는 영혼들을 위한 서점. 꿈은 우리가 밤마다 돌아가는 고향이자 '실현하고 싶은 이상'과 '실현할 수 없는 헛된 생각'이 등을 맞댄 경계다. 꿈의 기묘한 아이러니에 매혹된 사람들과 함께 펼쳐보고 싶은 책이 있다.

서점 주인 박우진이 알라딘 독자들에게 권하는 11권의 책

"꿈의 부족"

영혼의 물질적인 밤
미래의 손
파라-다이스
민중들의 이미지
간단후쿠
유령 연구
진주
노탄
부드러운 재료
다트
시에나에서의 한 달
힌트: 독재, 역사, 용기

박우진의 블라인드 북

"작가란 타인의 꿈을 대신 꾸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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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의 블라인드 북

칠레 피노체트 독재 정권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 그들을 기리고 증언하느라 남은 삶을 다 보낸 가족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작가는 평행우주를 오간다. 죽음과 고통으로 잠식된 현실의 한 편에 만약 그들이 다른 사회, 다른 상황에서 살았더라면 누렸을지도 모르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상상을 나란히 둔다. 그 간극은 참담하지만, 동시에 간곡하다. 극악한 시대에 한평생을 빼앗겨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바랐는지조차 잊은 사람들의 꿈을 보존하는 장면이기에, 그것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함께 기억해 달라고 독자에게 청하는 장면이기에. 작가란 타인의 꿈을 대신 꾸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책이다.

예약판매 도서로 4월 21일까지 판매, 23일에 출고 예정입니다.
도서명은 4월 23일 책의 날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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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의 추천 도서 11권

  1. 영혼의 물질적인 밤 표지

    영혼의 물질적인 밤

    이장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작가란 결국 세속에 내려앉지 못하고 언어 안에 거처를 마련하는 이가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은 일종의 설계도, 한 소설가가 자기 자리를 지어온 내력이라 할 법하다. 설계도라고 해서 질서정연한 공식 따위를 기대하지는 말 것. 그 대신 쓰면 쓸수록 쓰는 인간을 훌쩍 넘어 통제 불가능한, 세상 요망스러운 언어를 재료로 삼는 건축의 곤경이 펼쳐진다. 아등바등 언어와 벌이는 저자의 분투에 휘말린 채 손에 땀을 쥐다 보면 불현듯 “소설 속 세계가 작가에게 자신을 개방하는” 순간이 번뜩이고, 작가라는 이상한 사람들이 언어에 삶을 거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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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래의 손 표지

    미래의 손

    차도하 지음 | 봄날의책

    이 시집의 판권면에는 ‘유고 책임편집’이라는 항목이 있다. 너무 일찍 저 세계로 건너간 시인을 대신해 조금 늦게 이 세계에 남은 이들이 추리고 엮어 만든 책이라는 뜻이다. 책장을 펼치면 표지만큼이나 치열한 시어가 우르르르 터져 나오는데, 그 활화산 같은 소리를 잘 들어보면 그것은 시인의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부르는 초혼의 언어이기도 하다. “너도 언젠가 그 꿈을 꾸게 될 거야.” 곳곳에 운명을 예감한 듯한 문장이 있고, 이승과 저승 간 다리가 있고, 사람으로부터 사람에게로 옮아간 형형한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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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파라-다이스 표지

    파라-다이스

    정주하 외 지음, 서경식 기획 | 연립서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그 일대의 남은 동물을 전부 안락사시키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한 목부가 이를 거부한 채 계속 소를 살리고 먹였으며, 사람들은 그의 목장을 ‘희망 목장’이라고 불렀다. 남겨진 소들을 찍은 정주하 사진작가의 사진, 그곳의 사연을 이어받은 두 소설가의 소설이 담긴 이 책을 몇 번이고 펼치며 ‘희망’의 아이러니한 정체를 생각했다. 죽음의 땅에서조차 왜 끝내 그런 마음을 품는 사람이 있는 것일까, 어떻게 그렇게 살아내는 생명이 있는 것일까. 그것이 ‘희망’이라니… 그 말은 어쩌면 이리도 헛되고 뭉클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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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민중들의 이미지 표지

    민중들의 이미지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지음, 여문주 옮김 | 현실문화A

    조르주 디디-위베르만에게 ‘꿈’이란 현현한 것이 아니라 잔존하는 것이다. 미술사 속 수많은 이미지 중에서 스포트라이트 없이도 엄연히 존재해 온 인물들을 캐내어 드러내면서 그들, 실상 우리 자신이기도 한 민중이야말로 역사의 꿈이 아니냐고 저자는 되묻는다. 제 몫 없는 세계에서 풀뿌리처럼 살아낸 사람들을 기필코 알아채는 태도가 곧 디디-위베르만의 미학이며, 그로부터 재정의되는 인간의 존엄과 윤리에 정치적 힘을 품은 아름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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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간단후쿠 표지

    간단후쿠

    김숨 지음 | 민음사

    김숨 작가가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듣고 쓰기 시작한 지 10년이 된 지금, 마침내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왔다. 할머니들이 소녀였던 시절로 쑤욱 들어간 이야기, 자료를 읽고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만으로는 쓸 수 없는 이야기, 수없이 영혼을 뒤섞고 몸을 바꾸어 보아야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 여기에 도착하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많은 꿈을 꾸었을까, 얼마나 많은 경계를 넘었을까, 떠올리며 경외하는 마음으로 지난 여성들의 삶을, 세월을 통과해 온 귀한 언어를, 또렷하게 응축된 진실을 마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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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유령 연구 표지

    유령 연구

    그레이스 M. 조 지음, 성원 옮김, 김은주 해제 | 동녘

    배제된 것, 누락된 것, 입을 틀어막힌 것은 어디로 갈까. 역사의 틈과 허공과 그림자는 비어 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은 저자에게 너무도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소위 ‘양공주’였던 어머니의 과거가 철저히, 공모된 침묵 속에 갇혀 있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을 아리아드네의 실처럼 붙잡고 더듬더듬 헤쳐 나간 밤들의 기록이다. 유령이 되어버린 내 어머니를 세계에 출현시키려는, 사실의 역사에 꿈과 상처의 얼룩을 복원하려는, 딸들의 모호한 기원이 내려앉을 둥지를 마련하려는 이토록 절절한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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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진주 표지

    진주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쓰는 내내 내 안의 그 사람이 정신 나간 듯 시종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작가의 말 중 한 문장을 곱씹는다. 대체 ‘그 사람’이 누구일까, 명확히 답할 수 없다. 민주화운동을 했다가 오래 수감되었던 아버지이기도, 그 부재를 강고한 인내로 견뎌야 했던 어머니이기도, 그들의 딸로 살면서 역사의 혼란과 슬픔을 물려받은 작가 자신이기도, 혹은 그 몸들에 새겨졌던 고독과 불안과 의심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무엇도 되지 못한 채 떠돈 흔적들로 엮인 웅성거림 속에서 화자의 경계는 자꾸만 흐려지고 번진다. 이 책을 덮은 후 가슴 오목한 데 맺히는 것이 있다면, 그 길었던 질곡 속에서 인물들이 저마다 비밀스럽게 품었던 꿈의 조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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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노탄 표지

    노탄

    필립 퍼키스 지음, 박태희 옮김 | 안목

    평생 ‘보기’를 업으로 삼았던 사진작가에게 시력을 잃는 과정은 자신의 존재 방식 자체가 흔들리는 일이었다. 이제 책을 읽지 못하고 영화도 즐기지 못하고 운전도 포기했지만, 사진만큼은 놓을 수 없었기에 작가는 생애 마지막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필립 퍼키스의 유작 《노탄》은 그렇게 보낸 16개월의 기록이다. 작가가 매일 자동 카메라로 찍은 단촐한 사진들, 그리고 제자인 안목출판사 김태희 대표와 나눈 대화가 실렸다. “검은색이 흰색보다 중요하지 않고, 흰색이 검은색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노탄’의 원리를 구현하듯 빛과 어둠으로 빚어진 흑백의 풍경은, 그 안에 거했던 작가의 실존을 비추며 고요히 아름답다. 사진이라는 주제를 경유해 결국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나누는 대화는 드러난 말만큼이나 비워둔 행간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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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부드러운 재료 표지

    부드러운 재료

    김리윤 지음 | 봄날의책

    내게 이 책은 단 하나의 이야기, ‘개가 작아지는 꿈’으로 남아 있다. 화자에게는 나이 든 개가 있고, 개는 기억을 잃어가는 중이며, 아마도 기억이 빠져나간 부분만큼 개의 부피와 질량은 줄고 또 줄어서, 평소처럼 산책을 나가려던 화자는 개에 비해 줄이 너무 헐거워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무리 힘껏 붙잡아 보려 해도 화자의 의지보다 더 빠르게, 개는 작아져 간다. 꿈에 동참하는 동안 독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나 추락하는 롤러코스터에 단단히 묶인 양 그 “물리적인 소멸의 운동”에서 눈을 돌릴 수도 없어서, 심장만 하염없이 조여오다가 급기야 ‘슬픔’이라는 단어를 만나 터져버리고 만다, 와장창. 이보다 더 진짜인 악몽을 나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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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다트 표지

    다트

    앨리스 오스월드 지음, 홍한별 옮김 | 고트(goat)

    드물게도 어떤 이야기는 우리를 긴긴 시간 속으로 데려간다. 이 책을 펼쳐 장구한 다트 강 앞에 서면 인간의 생 따위는 스쳐 가는 순간일 뿐임을, 산과 강 입장에서는 한낱 찰나의 꿈일 뿐임을 알게 된다. 강은 물결치고 굽이굽이 돌면서 작은 꿈 같은 존재들을 품어 나른다. 나무와 갈매기와 바위와 연어와 낚시꾼과 배와 마을과 계절… 이들이 바통을 주고받고 한데 얽히고, 솟았다가 허물어지는 물살에 섞여 흐르는 동안 독자는 쓰인 것과 들리는 것과 떠오르는 것을, 온 감각을 구분할 수 없게 되며 서서히 찬연한 황홀경에 휩싸이는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처음으로 마주하는 강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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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시에나에서의 한 달 표지

    시에나에서의 한 달

    히샴 마타르 지음, 신해경 옮김 | 열화당

    오래된 도시는 영겁을 공연하는 무대처럼, 그곳에 등장한 사람들의 인생에 역사적 맥락을 부여한다. 작가 히샴 마타르가 인생의 한고비를 넘긴 어느 날 이탈리아 시에나를 떠올린 것은 운명이었다.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그곳에서 한 달을 지내며, 광장과 묘지를 거닐며, 거리와 방들을 거치며, 산 자는 물론 죽은 자들과 대화하며 작가는 차츰 이 여행의 의미를 깨닫는다. 도시는 현재를 발생시킬 뿐 아니라 과거를 반영하며, 선대가 전하고자 했던 삶의 철학이 손때처럼 남은 사물의 집합이기에, 골목을 헤매는 동안 구불구불 밀려오는 감정과 생각들은 다만 한 인간의 것이 아니고, 어쩌면 인류의 다정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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