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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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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길 위에서>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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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에게도 우정이 있습니까?” 내가 실제로 들은 말이다. 그것도 커다란 강연장의 무대에 올라 있을 때 남성 진행자로부터. 여성들 수백 명이 모인 행사에서 단 한 명의 남성이었던 그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실언의 이유를 품고 있다. 다시는 그런 소리를 못 하도록 따끔히 답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분이 안 풀린다. 유구한 역사 동안 남성들의 우정은 공식적으로 표명되고 재현되고 찬사받아 왔다. 여성들의 우정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여기 글 쓰는 여자들이 남긴 우정에 대한 촘촘하고도 귀중한 기록이 있다. “박완서는 박경리의 독자였다.”로 시작하는 글을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여성들이 쓴 문장 이면에는 맞잡은 손이 있다. 이들은 서로를 살리고 서로와 경쟁하며 치열하게 읽고 쓰고 듣고 말했다. 그리고 함께 성장했다. 그랬기에 오늘의 우리도 그 기록을 통해 그들과 손을 맞잡는다. 이 그물망 안에서 비로소 여성들은 예외나 별종이 아니라 맥락과 역사가 된다. 서로의 증인이자 파트너가 된다. 나 또한 이 특별한 우정을 잘 알고 있다. 지난 시대와 동시대의 여성 작가들이 없었다면 과연 내가 지금 읽고 쓰고 듣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시대, 모든 여성들의 우정에 대한 기념비로서 나는 이 책을 글 쓰는 책상 앞에 놓아둘 것이다. 그러면 지칠 때마다 나는 다시 우정의 힘을 얻어 또 읽고 쓸 것이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말처럼, “가장 신성한 인간관계는 우정”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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