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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염창권

출생:1960년

최근작
2023년 12월 <망치를 이해하는 방식>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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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7일 출고 
『이후의 세계』는 서정성의 핵심을 비유적 방식으로 정면 돌파한다. 타자를 주체화하면서 나/너의 관계를 전복시키거나 그의 몸속으로 달아나기를 반복한다. 은유/환유에 바탕을 둔 나와 타자 간의 무차별적 등가성의 원리는, ‘몸 바꾸기’나 ‘몸 겹쳐입기’라 할 만한 서술 구조를 통해 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인다. “찰나에 그는,/내 눈을 바라보았다//공포가 아, 입을 벌리고/내 눈을 바라보았다”(「로드킬」)에서 나는 살해하는 자이자, 살해당하는 자이다. “물속은/너무 단단하다/깊어지지 않는다”(「소금쟁이들」), “향기가 망설임 없이 그 몸을 버리러 간다”(「이후의 세계」) 등을 비롯한 전편에 ‘삶/죽음’이 결속되어 있다. 여기에 더해 “한순간 의족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눈사람 의족」)와 같이 불가시적 근거로서 정서적 긴장감이 넘쳐난다. 이러한 이끌림의 상태는 타자의 몸속에 스며들어 함께 살아가는 시적 순간으로 현현된다. 생의 잔혹성에 대한 응시와 동일시는 그가 가진 세계 인식의 기본 동력이자 진정성을 획득하는 기제이다. 이쯤에서 나는, 이토록의 시 세계를 ‘육혼肉魂의 시학’ 혹은 ‘한 발 앞으로 제겨 디딜 곳이 없는 극한에서 오는 아찔한 현기증’이라 명명하고자 한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7일 출고 
전원범의 시조가 보여 주는 주된 정조는 그리움이며, 그의 정신이 거처하는 곳은 회상의 언덕이다. 그의 회고적 정서는 어찌 보면 탄식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쓸쓸하면서 맑은 정신 지향은 번잡한 우리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휴식처를 마련하여 준다. 즉,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시 정신을 시인이 가지고 있을 때, 시조는 잘 정돈되고 완결된 상태로서의 정신적 휴식의 순간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시조를 통해 추구해야 할 미덕 중의 하나이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8일 출고 
임영석의 시조는 자기 발화를 기본으로 삼은 것 같다. 즉, 자기 예언적 화두가 그것이다. 생은 일과적이나 다차원의 방정식처럼 질문과 물음표를 감추고 있다. 그러니 삶 혹은 시의 구도는 ‘탁발행’이다. 길가에 모여 있는 사물과 사람들에서 촉발된 내력들이 깊이와 모순과 착종(錯綜)을 가로지른다. ‘명적(鳴鏑)’으로 내부를 관통하거나, “당연히 있어야 할 턱을 턱! 버”린 ‘입꼬리’에 냉소와 풍문을 걸어둔다. 누군가 지나갔으나 언급되지 못했는데, 그건 또 사무친 것이어서 새삼 어루만져 보는 사연과 악기와 유리창에 비친 얼굴들이 있다. 언젠가, 어느 날 문득 만나게 될 예정된 미래는 생의 방향성을 감지하는 실존적 나침반 역할을 한다. ‘수첩’은 나비처럼 날개를 펴고, 가슴에 맺힌 기억들을 바람에 띄워 보낸다. 이때 저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빈 바랭이’에 넘나들고 있으니, ‘점(點)’과 ‘새소리’와 ‘황태’는 저쪽 세상을 예비하여 적어둔 바람의 문자이다. 그걸 신호하듯 꿰뚫고 날아오는 ‘명적’은 시와 외로움과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을 한꺼번에 과녁 삼는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7일 출고 
동시집 『나뭇가지에 달린 사이시옷』에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자연이 어울려 사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이를 우리는 유기체적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과 함께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글 꽃씨를 공책에” 심는 연필 친구가 있는 것처럼, “텃밭 엽서”에 글을 쓰는 할머니의 호미 연필이 있어요. 겨우내 움츠렸던 축구공에 봄바람이 따라 들어가네요. 이처럼 동시와 함께 재미있게 놀다 보면, 속단추가 나무의 뿌리처럼 나를 꼭 껴안아 주고, 좋아하는 마음은 “포스트잇”처럼 나만 아는 곳에 딱 붙여놓아요. 할머니에게 재봉틀은 “길 떠나는 기차가” 되기도 하고, 밥숟가락은 “번호 키”가 되었어요, “나무 아파트”에서 새들은 사람이 되기도 해요. 이를 비유의 놀이라고 해야 하나요. 신기하게도 이와 같은 놀이를 하다 보면 세상을 많이 알게 돼요. 또 친절한 사람들이 잘 보여요. 이웃으로 사는 곤충과 동물들이 우리를 환영해 줘요. 자, 그럼 첫 동시집을 내신 정영애 작가님을 만나러 가야겠지요.
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서춘기 시인의 이번 시집은 자연과 생명이 연대를 이루는 유기적 생명관을 바탕으로 한다. 자연 속에 물들어가는 몸과 더불어 그 풍경 속에 깊이 걸린 마음의 실핏줄 이 연줄처럼 길게 이어져 있다. 자연은 하나씩 꽃잎을 열어가는 꽃받침과도 같은 생의 근원이자 출발점이다. 여기서 ‘생’이란 꽃핌이며, 그 긍정의 마음으로 어린이들을 바라보면 모두가 꽃으로 보인다. “꽃샘추위” 속에서도 “봉긋하게 차오른 꽃몽아리 하나 둘 터지고/ 봄꽃 소식들 들불처럼 번져”가듯이 봄꽃으로부터, 혹은 어린이들로부터 풀려나오는 생기를 통해 봄 들판이 화사하게 물들고, 우리 사회도 희망을 갖게 된다. 꽃의 비유는 이윽고 다산의 유배와 매천의 절명시에 닿게 되는데, “또박또박 써 내려 간/ 혈서”와 같이 붉게 핀 동백꽃이거나, 엄혹한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날 매천이 바라보았던 매화꽃과 같은 것이다. 「나무연꽃」에서 “나무의 몸 나무의 마음으로 피어난 꽃이 있다”고 했을 때, 이는 “꽃”으로 피었던 시절을 내면화하는 것이며, “꽃”과 “꽃의 기억”이 가진 힘 자체가 생의 의지적 작용의 출발점임을 깨우치듯 알려준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21세기 농촌 풍경들을 시골 말씨에 실어 현장감 있게 재현” <겨울 등광리> 연작은 쇠락한 시골마을의 풍경을 겨울 햇살에 얼비친 실루엣처럼 되살려낸다. 반동댁의 오래 참은 눈물 끝으로 마을회관 개소식이 열리고, 고목나무 같은 장흥 할매가 눈을 맞고 있을 때 해남댁은 남편의 제사상을 차리는 중이다. 까마귀 울고 저수지 둑에는 빈 의자만 하나 달랑 놓여 있다. “비닐봉지, 빈 술병, 인화되지 않은 사진 한 장, 눈곱 낀 개, 망자의 헌 신발들”이 등광리 사람의 행적들을 애써 증언하고 있는 이 마을에서, 시인은 “어짜까/ 눈 작신 내려/ 길이란 길 얼었다.”는 탄식을 보인다. 이처럼 21세기 농촌 풍경들을 시골 말씨에 실어 현장감 있게 재현하는 노력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인간 삶의 보편성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도로 읽혀진다. 현실을 눅진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에 동조하면서 시를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애지고 어수룩한 마음이 되어 마을 어귀에 선 등불처럼 반짝이게 된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7일 출고 
『하멜서신』은 소통 불가한 세상에 내던져진 자의 고독감과 쓸쓸함이 전경이다. 하멜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는 감금되어 있는 현실이며 소멸되어가는 존재자의 그림자일 따름이다. 여기서 주체는 주변의 사물이나 행위를 매개로 하여 녹비[鹿皮]와 같이 고이고 썩어 독毒이 되는 그리움의 시간을 살아간다. 이방인이었던 하멜이 고향으로 돌아갈 길은 현실의 해도海圖에서 지워지고 없다. 그가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은 민달팽이거나 죽은 물새 혹은 마른 나뭇잎이다. 기척 없는 꿈속을 지나 햇살 바른 툇마루에서 고향의 치즈 냄새를 느끼는 것처럼, 누군들 생의 근원에서 들려오는 손짓에 목메는 것이 아닐까. 온몸으로 집중하여 들여다보는 사물과 세계 틈에서 단독자인 그가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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