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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국내저자 >
시
이름:
백인덕
성별:
남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64년, 서울
직업:
시인
최근작
2022년 10월 <
나는 숨쉰다, 희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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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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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의 페이지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85
김미경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4년 11월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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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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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김미경 시인의 직업은 사서(司書)다. 김미경 시인에게 책은, 사서로서 단순히 정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신체의 일부분처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유기체이다. 책의 일련번호는 김미경 시인에겐 수인번호와 같다. 삶의 터전이자 지혜의 저장고인 도서관에서 그는 늘 책등처럼 서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린다. 그것이 그의 숙명이다. “양식을 배달하는 사서의 페이지엔 여백이 없”(「사서의 페이지」)는 이유 또한 그가 숙명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나는 책의 장례지도사”(「책을 염하다」)라니! 이 놀라운 변주(變奏)에 이르러 책은, 책등은, 책장은 하나의 생명체로 거듭나며 도서관을 사유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는 김미경 시인의 사유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이자, 시인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서가 근무하는 도서관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 들러 책을 대출하고 싶겠다. 더구나 사서가 시인이라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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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영혼을 위한 노래
강성재
(지은이) |
시인동네
| 2024년 10월
12,000
원 →
10,8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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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이 시집이 완성되기까지, “1961년도/발표된” 그래서 “717페이지짜리/대한민국이 발행한”(「자화상」) 강성재라는 시인의 존재는 ‘시’라는 그 환상의 길을 가고자 매진했다. 그러는 동안 하늘과 바다, 이웃들을 서로 비추고 연결하던 ‘섬’은 한 공간을 점유하면서도 각자 밀어내기만 하는 ‘고도(孤島)’로 바뀌는 혼란도 겪었다. “찬 눈물도/녹이면서 불꽃 속에서/빵과 자유에 대해/시를 쓰는 밤이면/나는 왜 울고 싶은 것일까”(「나는 왜 울고 싶은 것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이미 시인의 가슴속에는 “서릿발이 칼처럼 서는 곳”(「겨울나무가 되어」)에 뿌리내리고 오직 쓰겠다는 결기와 인내가 서려 있었다. 이 “젊은 날의 편린(片鱗)”(「시인의 말」)은 겨울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이해하기만 한다면, “벗으면 벗을수록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 하나, 쌓이는 눈[雪]의 양심”(「겨울나무가 되어」)으로 이후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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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사랑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77
조경석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4년 4월
12,000
원 →
10,8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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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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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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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여기, 여백을 사랑하는 시인이 있다. 몽유(夢遊)를 즐기며 소요유(逍遙遊)를 사랑하는 시인이 있다. 생을 즐기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하여 “온몸 깎는 고통을 겪고 나면/내면이 예리해질 것”(「흑연의 검(劍)」)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조경석 시인이다. 그의 손길과 눈길이 닿는 곳마다 생명의 에너지가 분출하고 폭발한다. 그 폭발하는 에너지 속에서 지리산 은목서가 꽃을 피우고 피오르드의 물빛은 더 깊어진다. “저토록 자라나는 일 획이 아름다운 곡절은/찬데도 말없이 받드는 여백 때문”(「겨울 한라산 산록」)임을 아는 그는 끝내 ‘여백의 사랑’을 꿈꾸기에 이른다. 비울수록 차오르는 여백은 조경석 시인이 추구하는 문학의 본질이자, 남은 생의 비원(悲願)이고 이상향이다. 그가 왜 ‘담 낮은 우물’을 뜻하는 정원(丼垣)이라는 아호를 갖게 되었는지 이 시집을 읽는 눈 밝은 독자들은 금방 눈치채게 될 것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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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통장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66
한명숙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3년 8월
10,000
원 →
9,0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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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한명숙 시인은 어둡고 차갑게만 느껴지는 시간의 물결 위에 자신의 의지와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온기를 펼쳐 덮는다. 이를 통해 알록달록한 수채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음영(陰影)이 곱고 부드러운 한 생의 수묵화를 보여준다. 시인은 이번 시집 『오래된 통장』에서 시간의 초상과 “입금보다 출금이 더 많았던 신혼” 시절의 흔적인 ‘희망이라는 통장’을 통해 삶의 페이소스를 보여준다. “눈물이 헤픈 것보다 웃음이 헤픈 쪽을 택”할 만큼 가난했지만 “서로의 벽이 되어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잔고가 없어도 결코 버릴 수 없는 희망이라는 통장”의 힘을 믿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이 빛나는 시편과 마주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이 한 편의 시만으로도 이 시집은 이미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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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람이다
이태연
(지은이) |
느림
| 2023년 7월
15,000
원 →
13,5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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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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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이태연 시인은 분명하게 “우리 사는 세상”을 말한다. 이것은 그의 생각이 닿은 지점이 ‘우리의 세계’ 같은 추상적 개념적 차원이 아니라는 것을 강력하게 함의한다. 시인은 가끔 ‘사람꽃’이라는 신조어를 보여준다. “봄이/ 왔습니다.//꽃이란/꽃은/다 이쁩니다.//사람도/그랬으면/좋겠습니다”라는 희망을 공공연하게 드러낸다. 여기에는 ‘꽃’이 완전무결한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도 누구나 자기 결점을 극복하고 화려해지라고 강요하는 억지는 전혀 개입할 수 없다. 사실 봄꽃이 아름다운 것은 지켜보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자기 사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인위적으로 장식된 꽃이 이미 존재의 생생한 가치를 잃고, 다른 목적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처럼 사람도 제자리를 잊고 자기 소명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꽃은커녕 ‘풀’도 되지 못할 게 뻔하다. 이태연 시인은 최소한 이 자명한 이치를 인식하고 있고, 표현 행위를 통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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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모르고 다 아는 이야기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53
주일례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2년 10월
10,000
원 →
9,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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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례 시인은 ‘지금’ 자기 존재로 서 있는 우뚝한 초상을 보여준다. 물론 그 이미지는 불안정하고 쓸쓸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시인은 ‘지금’에 집중하려 한다. 기억이 휘몰아오는 아픔을 지금의 에너지로 전환하고, 내일의 기대를 다시 지금의 동력으로 바꿔, 시인은 이 순간, 지금을 자기 존재의 중심으로 바꾼다. 시인은 비록 ‘사소한’이라 제한했지만, 시인이 보여준 ‘행복’은 존재와 세계에 대한 물음을 시간과 언어로 환치해 보여주고 있기에 결코, 사소해지지 않을 것이다. 「사소한 행복」이란 시의 명제처럼 “인생이 힘겹다는 생각은 사치”일지 모른다. 그러나 감정 이전에 사태가 가득한 세상이기에 ‘지금’은 이번 시집에서 드러난 것처럼 자기 정위(定位)로 다듬어져야 한다.
7.
크게보기
내일 아침 해가 뜨거나 말거나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35
박성규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1년 3월
10,000
원 →
9,0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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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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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박성규의 이번 시집은 그윽하게 번지듯 퍼져 나가는 시적 울림을 지향하면서 그 과정에서 접하는 모든 사태, 사건과 사물을 포섭하여 마음의 자리를 견고히 하려는 의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청정한 마음’과 ‘자연적인 인연’을 노래하기 위해 그렇지 않은 것들, 즉 무심한 행위나 습관적 반응과 이해와의 조용한 고투(苦鬪)의 기록인 것이다. 하여, 위계가 없는 곳, 명료하게 선언된 경지에서는 높낮이 없이, 낮은 음조의 시도(詩)도, 높은 목청의 노래도 한결같이 울리지 않을까. 그렇게 살다 보면 “마당과 방이 같은 높이인 까닭/살아보면”「(예언」) 알게 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최근 보여주고 있는 박성규 시인의 무위의 삶과 시의 경작에 대해 일견 부러운 마음이 든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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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하는 달팽이
ㅣ
푸른사상 시선 130
이기헌
(지은이) |
푸른사상
| 2020년 8월
9,000
원 →
8,1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450
원
세일즈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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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택배
로 주문하면
12월 16일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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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도시, 일상, 주체, 생활과 같은 어휘들을 나열하면 우리는 은연중에 마치 우리가 진공 상태에 갇힌 어떤 개별 존재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잠깐의 날숨에도 곧바로 우리는 여러 현상, 특히 생명 현상과 비대칭, 비위계적으로 얽혀 있고 어쩌면 그것이 현존의 진정한 근거임을 깨닫게 된다. 앞의 인용 시에서 “때늦은 점심식사”야말로 “한참을 정신없이” 집중해야 할 나의 생활의 중요한 일부일 것이다. 그런데 자꾸 식당 안을 기웃거리는 “발이 불구인 비둘기 한 마리”에게 신경이 간다. 어떤 감정이입이나 의미 부여 이전에 비둘기는 시인의 세계에 틈입하고 만다. 마찬가지로 시장 골목의 길고양이는 여러 마리의 새끼를 출산했기에 아니 그 사실 때문에 시인의 일상 속에 관찰의 대상으로 위상이 변한다. 이 위상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시인의 인식이 경험에 달려 있다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자기 이해에서 비롯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발가락이 잘린 비둘기와 새끼가 로드킬 당한 어미 고양이는 시인 자신의 변신이거나 치환물이 아닐지라도 충분히 자기 성찰의 시적 계기로 작용한다.(중략) 이기헌 시인의 이번 시집은 크게 ‘여기-지금’ 삶의 애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연의 얽히고 맺힘을 생기로 전환하는 나’와 시간의 속성과는 무관하게 이미 시적 환멸(還滅)의 경지, 아픔과 슬픔을 초월해 존재하는 ‘어머니’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9.
크게보기
너를 기다리는 동안
ㅣ
토담시인선 39
노광희
(지은이)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9년 5월
9,000
원 →
8,1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450
원
세일즈포인트 :
12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품절
품절센터
의뢰하기
보관함
보관함
마이리스트
순례자란 어떤 존재인가?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많은 정의가 떠오르지만 이번 시집과 관련해서 세 가지가 의미 있다. 하나는 목적지(성지, 목표)가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머무는(정주定住) 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떠나는(이주移住) 자, 끝으로 늘 기도(바람과 감사)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것이다. 삶을 길 위의 도정道程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처지를 순례자로 비유한다면 위의 세 가지 의미는 확실하게 드러나야 할 표상이라 할 수 있다. 노광희 시인은 생의를 가다듬는 마음의 자세에서 이미 앞에 언급한 자질들을 말 그대로 작품 곳곳에 스며들게 하고 있다.
10.
크게보기
입술에 먼저 붙는 말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85
박봉준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8년 7월
9,000
원 →
8,100원
(
10%
할인), 마일리지
45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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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에 먼저 붙는 말』은 박봉준 시인의 첫 시집이다. 하, 첫 시집이 이렇게 무르익어도 되나! 하는 경외심과 함께 강호엔 역시 숨은 고수가 많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그들의 존재가 한국 문학을 떠받치는 힘이다. 자극은 또 다른 자극을 불러일으키나니, 이를 ‘연상의 힘’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단순히 앞으로 가거나, 뒤돌아서 가거나 지금 이 순간 너와 너의 아바타의 닮음을 추궁하는 것 정도는 ‘연상의 힘’이 아주 미약하게 사용된 경우다. ‘연상’한다는 것은 폭력적으로 이것과 저것을 이어 붙여 해석하려는 노력이다. ‘어머니’의 관습적이고 일견 구태의연한 심리적 콤플렉스가 ‘현실의 사건’으로 내 눈앞에 떠오르고, 그것이 ‘백태 낀 우리들의 눈[眼]’때문이었음을 어렵게 직시했을 때, “생일날 나는 꽃 대신 리본을 달게 되었지 평생 노란 리본을 달게 되었지”(「4월 16일」) 고백하는 용기가 바로 ‘연상의 힘’인 것이다. 이 ‘연상의 힘’이 바로 박봉준 시인의 앞으로의 시적 여정을 가늠해볼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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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석양 무렵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73
김수지
(지은이) |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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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시적 인식이 굳이 낮고 음습하고 칙칙한 것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런 색채를 덧칠한 것들이야말로 가짜일 확률이 높다. “틈 없이 꽉 껴안은 몸 안에서/샛노란 웃음이 터지기 시작”(「배추」)하는 것이야말로, 아니 배추 몸통에 칼을 넣어 가르면서 “샛노란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아니 “웃음꽃을 안에서 기르고 있었구나” 깨달을 수 있는 귀와 눈과 마음을 가진 시인이야말로 치열한 시적 인식의 소유자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시집 곳곳에서 문득 만나게 되는 전언 “알아서 하라는,” 무한 긍정의 힘이 김수지 시인의 진짜 배면(背面)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김수지 시인은 참으로 많은 배면(背面)을 가진 시인이다. 그것이 부럽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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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작란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62
진상록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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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록 시인의 시집 『내 마음속 작란』은 ‘작란(作亂)’이라는 시어가 거느리고 있는 인식적 의미의 폭과 깊이가 주는 현대적 뉘앙스보다 그의 시작 태도로서의 ‘담담함’, 즉 ‘담담하고 진솔한 어휘 구사와 구성’이 보다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진상록 시인이 형상화하고 있는 ‘담담함의 미학’, 나는 그 사이에 ‘미학’의 수식어로 ‘서늘한’이라는 형용사를 끼워 넣고 그의 시를 읽었다. 서늘하다는 것은 ‘담담함’을 이어받는 어휘다. 그것은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를 말한다. 그늘이 더 강렬해지는 지점은 유난히 햇살이 따가운 곳의 경계다. 다시 말해 ‘서늘하다’는 것은 서서히 식어버린 열정의 상태가 아니라, 여기?지금 펄펄 끓고 있는 열정에서 단 한 발짝 물러선 지점이라는 의미다. 바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개인이라는 ‘소우주’의 구성과 운행을 바꾸고, 그 변화가 세계를 재구(再構)하는 힘으로 성장하도록 노래하는 이가 바로 진상록 시인이다. 그의 이런 유마(維摩)적 태도가 앞으로 더 활발하게 형상화되어 우리 시단을 풍부하게 하는 데 일조(一助)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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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문득 떠나고 싶을 때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15
이기헌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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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시집 『당신이 문득 떠나고 싶을 때』는 ‘서정의 원리’를 충실하게 따르면서 시인이 마주하게 되는 사건과 사물과의 교감(交感)을 통해 주체로서의 ‘나’를 새롭게 확립하고자 하는 열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기헌 시인이 이번 시집을 통해 보여준, 아니 스스로 자기 확인에 다다르게 된 경지는 “먼 산에 핀 진달래꽃은/먼 산에 그냥 피어 있게 하라”(「먼 산 진달래꽃」)는 것이었다. “뜨락에는 황금을 심을지라도/먼 산에는 그대로의 꽃을 피게 하라”는 이기헌 시인의 시적 정언명령이 시집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자기 확인이란 결국 ‘모든 것은 제자리가 있다’는 만물개유위(萬物皆諭位)의 정신을 깨닫는 것에 다름 아니다. 먼 산에 그냥 피어 있어야 ‘먼 산 진달래’가 되는 것처럼 이기헌의 시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로를 지켜보는 것도 기쁨이 될 것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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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문영기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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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기 시인의 『무등산』은 ‘정념’과 ‘회한’의 고백, 아니 고백을 ‘시’로 다시 풀어 쓰는 행위를 통해 시인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걸어온 길’의 의미에 대한 재인(再認)을 기획하고 있다. 즉, 과거의 사건들에 접혀 있었던 ‘주름’을 다시 펼쳐 봄으로써 생의 의미를 갱신(更新)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소리 없이 흐르는 섬진강을/붉게 수놓는 고추잠자리는/누구의 영혼인가요”라는 물음은 결국 유한(有限), 유정(有情)한 존재를 향해 있음을 독자들도 쉽게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시인은 나아가 ‘이름 없는 영혼들’의 소멸을 통해 결국은 영혼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슬픔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시킨다. 또한 문영기 시인의 사랑을 테마로 한 시편들은 회한에 침윤(浸潤)된 화석화된 형상으로 드러난다는 특질을 갖고 있다. 문영기 시인의 이번 시집을 읽어본 독자로서 그의 시가 앞으로 정념(情念)과 회한(悔恨)을 넘어 〈서편제〉의 저 빛나는 대사, “칼로 가슴을 저미는 한이 사무쳐야”처럼 더욱 심화되기를 기대해본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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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여 노래하라
김영박
(지은이) |
시와사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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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박 시인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시 정신’으로 지난 이 십여 년의 시작활동을 지탱해왔다. 이번 시집은 오브제이자 테마로서 ‘지리산’에 대한 시인이 필생에 걸쳐 완성하고자 하는 시적 ‘택리지’의 초고라 할 수 있다. 시집에 대한 기대(자서에서 시인은 “여기에 싣는 지리산의 시들을 정본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와 초행자들을 위한 개인적 안내서(개인사를 풀어 낸 「지리산의 산문」 편)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지나친 예단일지 모르지만, 그만큼 이번 시집에 기울인 시인의 애정은 대단한 것으로 느껴지고, 독법 또한 사뭇 진중해야 함을 알게 한다. 더불어 시인이 직접적으로 제기하지 않았지만, 은연중에 환기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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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의 회개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82
김윤도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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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도 시인의 진면목은 ‘참된 기도(祈禱)’를 드리는 삶을 기획, 실천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시인으로서 몇 사람의 ‘공감’을 기도(企圖)하지만, 나아가 한 존재로서 참된 기도를 꿈꾼다. “누군가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소망을 시집 곳곳에서 찾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소박한 소망이 어떤 시적 정의보다 시작(詩作)의 불가피성에 대한 이해를 요청하는 듯이 들리는 것은 그의 가녀린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겸손과 절제와는 달리 시인의 시적 형상화 능력은 결코 어설프지 않다. 김윤도 시인의 『저녁 무렵의 회개』는 그가 세상에 드러내놓고 쓴 반성문이다. ‘회개’는 ‘죄를 고백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슬퍼하는 것’이며 종국에는 죄의 깨달음을 찬양하는 것이다. 시를 신앙의 차원으로 번역하는 것만큼이나, 신념을 시로 변환하는 것도 지난한 일일 터. 김윤도 시인의 그 결 고운 행보에 자꾸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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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아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77
이완근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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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근 시인은 ‘불량아들’이고 가족에겐 ‘사기꾼’이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사실 그는 시골에서 온 전화를 귀찮다 하지 않고 깊이 공명하며, 몇 권의 책을 핑계 삼아 바로 항공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다정다감한 존재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착한 시청자’로 ‘검은 오월’을 힘겹게 지나가는 시민으로 정의보다는 당위가 사라진 시대를 아파한다. 어쩌면 모든 상처란 부자연스런 균열에서 생성되는 혼란의 표상일지도 모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상처’에 더 많이 집중한 듯이 보이지만 그는 이미 “벼락으로 단련했을 추상같은 저 바늘/달랑 구멍 하나 만들어놓은/저 꼿꼿한 정신”을 갖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그의 시는 저 ‘바늘’이 되리라, 아니다 ‘바늘귀’가 되어 세계를 관통하며 온갖 상처의 소리를 다 듣게 되리라. 들려주게 되리라.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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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즈를 타고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69
이태진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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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 시인은 변혁을 꿈꾼다. 그러나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그의 변혁으로서의 시작(詩作)은 정체성(停滯性)이 시적 정체성(poetic identity)을 강화하면서 시작된다. “벽의 입장에서는 안 될 말이지만/창문 하나 더 내야겠소//빗방울이 자꾸 들어오려고 해요” 멀쩡한 벽에 자꾸 창문을 내는 일은 시적 일탈의 수월한 이미지다. 일반적으로 ‘괜한 상처’라고 하는 것은 결국 ‘근원적 상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인은 “할 일 많은 사람들에게 시집 한 권 선물 한다고 시인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집중’하려 자신의 상처와 내밀한 희망을 결대로 나란히 누인다. 결국 그의 변혁은 인생의 변혁이며 시작의 탈바꿈이다. 시인은 이 지난한 도정에서 열정이 성공하고, 예술이 인정받는 시대의 도래를 꿈꾼다. 그러나 시인은 알고 있다. ‘슈즈를 타고’ 그가 도달한 지경(地境)이 이미 삶의 모든 요소에 뼈저리게 뻗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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