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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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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 다시, 고정희>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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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김이듬의 이번 시집에는 눈이 내린다. 추운 겨울 베를린 외곽과 한여름 남쪽 해변을 가리지 않고 “희고 부드러운 눈발”이, “섭섭한 눈보라”가 “파쇄한 백지처럼” 흩날리는 곳. 이 고요하게 소란스러운 설원에서 ‘나’는 ‘나’를 여기 데려다 놓고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기다린다. 짧은 인사와 함께 훌쩍 떠나 버린 사람들. 헤어지기 직전, 우리는 눈을 닮아 유난히 희고 차가운 키스를 나누었다. 다시 만날 약속 없이. 무엇을 잊고 무엇을 새로이 맞을 것인가, 그 간단한 기약도 없이. 그러나 “잠시 등장했던 이를 빼놓고는 생의 서사가 구성되지 않는다면/ 그 잠시가 영원이라면” 멍하니 열려 버린 이곳에서 우리가 하는 것은 영원의 동행이다. “한순간 빛났던 한 구절 때문에 한평생 다정하게” 기다림을 사는 것. 시집은 빗나간 키스를 붙잡고 서기로 한 우리를 위해 눈을 내린다.
2.
이희주의 소설은 내게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은 모욕적이다. 미와 추를 향한 뒤틀린 집착과 공격 그리고 복종의 한가운데서, 그의 소설은 내 몸 아주 깊숙한 곳에 “각인”되어 있던 무언가를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소설과의 첫 눈 맞춤, 소설로부터의 첫 도피. 말하자면 그것은 ‘소설 읽기’라는 원초적 아름다움과 관계 맺었던 몸의 기억이다.
3.
끊임없이 짜깁기되는 박참새의 ‘나’는 그 자신이 바로 말들의 경합 장소로서 출몰한다. 자신의 돌출을 보이거나 보이지 않게 만드는 모든 보편적 금칙 자체를 우리가 다루어야 할 논쟁의 주제이자 대상으로 만든다. 박참새가 활보하는 고백으로부터 우리가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그가 누비는 진실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Sick House Syndrome’을 “새로움의 기표”이자 “변화의 예측”(「새집증후군」)으로 읽어 내라는 것. 이는 우리의 말, 우리의 토대를 함께 뒤흔들고 ‘나’ 자신의 장소를 바로 이곳에서 끝없이 구성해 내라는 종용이자 명령이다.
4.
권혜영은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유난히 일그러지는 표정 하나를 포착하여 확대한 후, 그것을 끝까지 뒤쫓는다. 슬픔인지, 좌절인지, 광란인지 모를 이 특수한 표정을 흉내 내며 그의 뒤에 바짝 들러붙던 우리는, 해당 표정의 기원으로 보이는 이상한 지점에 도착하게 된다. 길의 끝에서 마주친 그 표정 뒤에는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얼굴이 놓여 있다.
5.
『갱들의 어머니』는 유구한 글쓰기의 역사와 핵심적인 것을 공유하는 김유림의 ‘문제’를 무엇보다도 소설적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비록 이 소설집의 소설들이 대체로 소설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해도 말이다. 그의 소설은 소설, 더 정확히는 어떤 ‘이야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며, 정작 그것의 내용은 들려주지 않으면서도 용케 이야기로 머무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11일 출고 
나날이 처참해져가는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을 겪어내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그러나 개인의 생존과 공동체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그것에 부딪치며 살아내고, 노동해야 하는 또 한 명의 인간으로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간 끌어안고 있었던 환멸과 증오를 흐릿한 용기와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다. 여성 노동자들의 단단한 목소리를 들으며, 일하는 자로서의 자부심과 운동가로서의 투지가 공존하는 삶의 의미를 계속해서 생각해본다.
7.
권민경의 꿈에서는 개구리알 냄새와 같은 비릿한, 강아지, 땀, 오늘 겪은 일들의 냄새가 뒤섞이며 육박해 온다. 그것은 '나'로부터 발산하는 냄새이며, '나'를 구성하는 냄새이자, 돌연 '나'를 초과하여 다시금 '나'를 가격하는 냄새로서, 그것으로 이 세계를, 세계와 연루된 존재인 '나'를 감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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