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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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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뉴래디컬리뷰 2022.겨울>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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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김영란의 시적 세계에서 “소리”는 인간을 고개 숙이게 만들고, 발밑에 펼쳐진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을 더 들여다보게 하는 일종의 계시와도 같다. “듣는다는 것은 귓속의 미로에서 소리가 사방으로 돌아다니게 허락하는 것이며,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거꾸로 그 길을 되돌아서 그 소리를 만나는 것이다.” 시인이 볼 때, 숲은 그 소리를 만나는 현장이며, 이로써 우리는 그 안에서 상상하는 것을 허락받는다.
2.
‘오해’와 ‘사랑’이라는 말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것은 시인이 그동안 환원해 온 침묵에서 비롯된 개인의 언어일 것이다. 가장 내밀한 영역에서 비롯된 이 말들은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무한한 시간을 내포한다. 그럼에도 시들을 읽어보면 그때의 무수한 엇갈림이 얼핏 스치는 것 같아서 마음 한 곳이 저리기도 했었다. 예전에 들었던 그때 그 말이 알고 보니 전혀 다른 뜻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낄 법한 쓰라림 같은 것이었다. 감정의 여백은 오해를 환하게 꽃 피우지만, 어느 순간 무심하게 다시 져버린다. 그것을 바라보는 누군가는 그 여백을 통해 비로소 사랑의 무게를 느낀다. 김은상 시인의 시에서 느껴지는 의미가 남다른 것은 마치 “아라베스크”(서시)라는 기이한 무늬를 보는 것처럼 시들이 품고 있는 의미의 층위가 상당히 놀랍도록 두텁다. 어떠한 각도로 보더라도 특유의 색과 무늬를 엿볼 수가 있게 되는데 어떤 때는 시에서 “가장 희미하게 손금을 밝히는 색”을 발견하기도 하고, 문득 “바람에 올라탄 왼손의 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시인의 손끝으로 시작된 언어와 의미의 불가피한 동행에서 끝은 과연 있는 것일까. 차갑게 펼쳐진 페이지 너머의 끝은 과연 무엇이 자리 잡고 있을까. 시인에게 죽음은 그저 생물학적인 죽음이 아니라, 생 너머의 또 다른 생을 꿈꾸는 존재적 사건이다. 그리고 죽음은 다름 아닌 시적인 상상으로만 열리는 무한한 영역이다. 문학은 침묵의 언어를 가진다고 한다면 적어도 죽음, 사랑, 문학에는 끝이란 없다는 뜻일 테다. “생의 절박함”(「돌 속의 바다」)이 진정 “오해”에서 자라난 것이었다면 생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오해의 완전한 종결이야말로 불빛의 소멸이고, 의미의 소거이며 진정한 죽음이기에.
3.
‘수화’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의사소통과는 멀리 떨어진 말들이다. 누군가를 이해시켜야 하고 또는 상대방보다 대화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저 “우리 사이에 두었다”라는 심정으로 차분히 여백을 채워나가는 것이 ‘수화’의 말이다. “어루만지고 매만지는 눈길”을 상대에게 건네며 시작된 말들은 그렇게 무수한 눈빛과 숨결의 굴곡을 지나쳐 이야기의 여백을 채워 나간다.
4.
  • 꽃눈 
  • 정정화 (지은이) | 실천문학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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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 (1) | 세일즈포인트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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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왜 정정화의 작품 해설을 쓰기에 앞서 이토록 오래된 잔상들을 떠올리게 된 것이었을까. 물론,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의 주제가 공통적으로 ‘사랑’이라는 점 때문에 그러했을 수도 있겠다. 병든 아내를 위한 남편의 헌신(「꽃눈」)이라든가, 더 구체적으로는 “안과 밖의 차이를 절감하는 시간을 견디면 우리에게 더 단단한 사랑이 찾아오리라”(「담장 너머 접시꽃」)는 믿음에 공감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여기서 더 곱씹어본다면 결국 우리는 왜 ‘어둠’ 속에서 비로소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며, 24시간 내내 불이 켜진 이곳이 왜 우리의 사랑을 소멸시키는 것인지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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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일들이 어디 상상 속 작품에만 있겠는가. 지금도 이따금씩 우리들을 경악하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정말로 삶이 우리에게 가장 역설적인 작동을 원한다고 한다면, 작가 또한 그것을 작품으로써 담아내야 할 것이다. 작가가 이번 소설집을 통해 그려냈던 여러 지점들을 보았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의식은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역설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시대가 진정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고 하겠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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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품이든 길이 나 있다. 그리고 그 길은 작품을 보는 이들마다 각기 다를 것이다. 이 길만이 정답이다, 라는 오만과 독선은 결코 허용될 수가 없다. 문학이든, 예술이든, 인생이든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경의 작품들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의 고통과 슬픔, 고독에 대해 외면하지 않고 연민의 시선을 보냄과 동시에 늘 희망을 꿈꾸라고 말하는 듯하다. 등장인물들 저마다의 삶에서 드리운 빛과 어둠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그들의 더 나은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작품들. 앞서 말한 것처럼 등장인물들의 성장 과정은 곧 독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감응시킨다. 언젠가 또 다른 길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길목에 접어들었을 때, 김경의 작품은 내가 본 몸짓과는 또 다른 몸짓을 선보일 것이다. 아직, 우리는 서로 할 얘기가 많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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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으로만 향하려는 끈질긴 걸음처럼, 무한한 습작의 밤을 견디는 “아직 아무도 읽지 못한 시”가 품은 가능성은 기존의 견고했던 문법과 굳어버린 인식을 뒤흔들 것이다. 설령 그것이 언젠가 실패하게 될지라도 시인은 자신이 세상에 일으킬 균열과 동요라는 최고의 무기를 결코 손에서 놓지 않으리라. _ 정재훈(문학평론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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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을 읽었다면, 당신 또한 여느 독자들이 그러했을 것처럼 ‘청춘’에 대해서 문득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만약 작가보다 더 연배가 있는 독자라면,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 그 시절을 아련하게 떠 올렸을 수도 있겠지요. 청춘이라는 시기에 몸과 마음을 휩쓸었던 방황과 유예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관찰하는 자와 고백하는 자의 역할을 두루 맡으며 자기 세대의 자리를 따뜻하게 묘파하려는 작가의 시선” 속에는 어떠한 짧은 시간일지라도 그저 무의미한 것으로만 머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작가는 작가이기 이전에 독자이며, 책 속에서, 책을 가로지르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또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매우 친밀하지만, 지극히 외롭기도 한 그 행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앞으로 문진영 작가가 더 오래도록 견디고, 친밀하고도 외롭게 글을 써 나갔으면 합니다.
9.
박은영 시인의 시들을 읽으면서 마음 한 쪽이 뻣뻣해지는 것을 자주 느꼈다. 그러다가 문득, 누군가가 울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가까스로 참았던 울음이 마침내 터져 나오는 모습이. ‘이곳의 황량한 풍경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메말라 있던 눈에서 누군가가 흘리는 눈물이 희미하게 비친다. 상투적인 사과와 안부에만 길들여졌던 탓에 언젠가부터 늘 의심부터 해 온 마음의 문을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두드린다.’ 어쩌면 그 누군가가 ‘당 신’일 수 있고, ‘나’일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울고 있다면, ‘마음’을 지닌 자로 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똑같이 울어주는 것이다. 누군가의 죽 음에 대해서까지 무감각해져 가고 있는 이곳의 무시무시한 변이를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마 이것뿐이리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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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지금 그가 향한 방향이 어딘지 묻는 겐가? 참, 빨리도 물어보는군. 내 짐작대로라면, 그의 발걸음이 향한 쪽은 아마도 “지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일 걸세. 그리고 언젠가 시인이 문득 가던 길을 멈춰 뒤돌아서서 본다면, 우리가 앉아 있는 이쪽이 그에게는 “저쪽”이 되겠지. 이쪽과 저쪽이라는 경계는 실로 모호할 따름이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법한 더욱 무시무시한 ‘정신의 지옥’이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디에나 있다는 점이지. 그리고 그 ‘지옥’은 자네가 떠올릴 법한 풍경과 전혀 다를 것이네. 그곳은 오히려 편안하고, 무엇이든 매끄럽게 말들을 주고받는 곳이지.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축복하며 온갖 아름다운 말들만 지껄이는 곳! 이 얼마나 “능률”적인 안온함이란 말인가! 그런데 왜 그곳이 지옥이냐고? 그곳의 말들에는 의미의 ‘간극’이 없기 때문이야. 일말의 긴장조차 발생하지 않으니, 어떠한 ‘죽음’도 일어나지 않는다네. 천국의 영생이 축복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부디 거두게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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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다는 것은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시인의 고유한 태도를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가 맞닥뜨린 곤경의 총체가 바로 시일 것이며, 시인의 태도”라는 것에 대해서도 저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왜냐하면 그 “고유한 태도”라고 하는 시인으로의 자세와, 그가 “맞닥뜨린 곤경”이라는 상황은 결국 ‘시를 쓰는 일’이 언제든 ‘실패’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김덕근 시인도 그러했을 겁니다. 시인의 입장에서 ‘시를 쓰는 일’이라는 게 어찌 보면 정해진 답이 없으며, 상정해둔 목표치라는 것도 없고, 따라서 이를 두고 ‘완성’이라고 감히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그렇다고 시인이 ‘패배’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한 권 시집은 완성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것은 시인 자신으로부터 나온 끊임없는 질문과 함께, 절망에 가까운 고민들의 연속적인 과정에 불과합니다. (중략) 키냐르의 말대로 정말 인간이 “두 세계, 즉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와 죽은 자들의 세계를 가진 동물”이라면, 시인이야말로 인간을 대표하는 자일 것입니다. 필멸의 운명에 복종한 채로 그렇게 은밀하게 ‘뭍’으로 올라왔지만, 결국에는 이기적이고 난폭한 일상의 질서에 증발되거나, 혹은 해석과 분석이라는 틀에 의해서 굳어버린 ‘시’의 역사는 끊임없이 ‘죽음’과‘ 생’을 오가면서 지금까지 쓰여왔습니다. ‘시’의 죽음이 정말 필연적인 거라면, 동시에 그 죽음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여 언젠가 또 다른 ‘시’가 뭍을 향해 고귀한 첫발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시의 역사 속으로 뛰어든 시인은 ‘두 세계’를 모두 아는 인간의 대표자로서 낯선 세계로부터 흘러나온 말을 지금도 기록하고 있으며, 또 ‘시’의 운명에 공명(共鳴)하려는 자로서 메마르고 황량한 뭍에서의 일상을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시인의 곤경은 그를 더욱 시인답게 하고, 그 고통과 불면의 시간은 결국 그가 쓰고자 하는 ‘시’의 가장 건실한 ‘살(肉)’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시인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곤경에 처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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