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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최정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3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충주

직업:시인

최근작
2019년 11월 <푸른 돌밭>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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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년간 시 쓰기에만 몰두한 나에게는 산문 쓰기는 마냥 어렵게만 느껴진다. 시는 비유와 상징을 통해 나를 최대한 감출 수 있되, 결국은 나의 세계관을 슬쩍 드러내고야 마는 매력이 있다. 내 생각의 한계를 최대한 감출 수 있다. 반면에 산문은 시보다 작가의 생각이 훨씬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한 편이 아니라, 책으로 한 권 묶을 만한 분량이라면 작가의 모습이 바닥까지 훤히 보이게 마련이다. 이번에 윤강 작가의 글을 읽으며 한 사람의 인생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다. 가족 관계나 직업, 특별한 인연이 닿은 사람들 이야기까지 읽다 보면 윤강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겨내고 올곧게 살아온 이력이 묻어난다. 「진료비 줄이는 법」처럼 실용적인 글들도 있지만, 나는 「어머니의 두 마음」, 「한 눈으로 보는 세상」 같은 작가의 내밀하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백내장이 있었고, 서자庶子인 나는 생모와 떨어져 본처 엄마 손에서 자랐고, 이 와중에 당시엔 드문 남자 간호사라는 직업을 얻게 된다. 장애와 서자, 이것 자체만으로 치명적인 상처였을 텐데 작가는 아주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말이다. 건조할 정도로 무덤덤하게 쓰지 않았다면 자기 객관화가 어려워 감정 과잉 상태의 글이 써졌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내심 작가의 세밀한 감정 선이 궁금했다. 독자마저 감정을 객관화시키는 무덤덤함보다는 슬픔과 상처의 감성이 절절하게 표현되었다면 더 묵직한 아픔으로 기억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간 일을 덤덤하게 툭 던지듯 내놓은 글도 곧 작가의 성격일 것이다.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자기 객관화가 있었기에 유년 시절의 상처를 딛고 오늘날의 윤강 작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사형수나 병원 환자와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쓴 글들을 보면 작가는 아주 따스한 사람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성격이기에 자신은 예민하게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글이 전체적으로 감정을 누르고 쓴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자신을 바닥까지 드러내는 일이 두려워 산문 쓰기를 멀리한 나에게 윤강 작가의 글은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 드러내기를 두려워 말고 일단 쓰라, 는 격려로 말이다. 글이란 나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일인데, 아직도 이런 두려움 속에 글을 붙들고 있다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린 윤강을 품고 키운 곳은 청송이다. 가도 가도, 아무리 둘러 봐도 산밖에 없는 청송 깊은 산골이 어린 그를 키우고 글을 쓰게 만들었다. 티끌 없는 공기와 맑은 물이 풍부한 청송의 자연이 그의 성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너른 들판이 부족해 가난할 수밖에 없는 척박한 산골은 그를 더욱 강인하게 단련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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