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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신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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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세트] <사랑을 연습한 시간> 도서 + 신유진 + 무루 작가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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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너무 껴안으면 숨 막히고, 너무 느슨하면 쓸쓸한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사이를 헤매다가 떠나는 게 인생이라면 우리의 오늘은 얼마나 허무할까. 그 허무를 하얀 눈처럼 깨끗하게, 이불처럼 포근하게 덮어주는 글이 여기 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눈이 내릴 것 같다. 남기고 싶은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온기를 알 것 같다. 까멜리아 싸롱은 포옹이다. 움츠린 당신을 가만히 안아줄 고요한 포옹.
2.
이 책을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저자의 표현을 빌려 삶의 숨은 빛과 무늬를 찾는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숨은 것을 찾는 사람은 구석진 곳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작은 몸짓과 작은 소리를 알아채는 사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며, 망설임의 순간조차도 아름답게 살아내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당신 곁에 두라고 권하고 싶다.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당신만의 빛과 무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
박우림(호모 콰이어트 사피엔스) 매일 나무를 오르는 소년이 ‘왜 나무를 오르는가?“를 묻는 희곡이다. 특별한 사건이나 구체적인 서술 없이 질문 하나로 극을 끌어가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_
4.
박우림(호모 콰이어트 사피엔스) 매일 나무를 오르는 소년이 ‘왜 나무를 오르는가?“를 묻는 희곡이다. 특별한 사건이나 구체적인 서술 없이 질문 하나로 극을 끌어가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_
5.
박우림(호모 콰이어트 사피엔스) 매일 나무를 오르는 소년이 ‘왜 나무를 오르는가?“를 묻는 희곡이다. 특별한 사건이나 구체적인 서술 없이 질문 하나로 극을 끌어가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_
6.
쓰지 않은 시간을 견뎌본 적 있는 사람의 글을 좋아한다. 마음속에 털실 몇 가닥 같은 그리움이 커다란 뭉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침내 때가 되면 슬며시 꺼내 단어를, 문장을, 이야기를 바늘에 꿰고 엮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은 글은 오랜 기다림이 촘촘하게 엮여 있다. 올이 잘 풀리지 않는 아끼는 스웨터처럼…. 스웨터 같은 글, 온기와 촉감과 냄새로 독자를 감싸는, 읽기보다는 입는다고 말하고 싶은 글. 내게는 강윤미 시인의 글이 그렇다. 등이 추운 날에 그가 자란 섬과 커트 머리 여자아이와 밤공기, 겨울 코트 이야기를 입는다. 옷장 속에 수많은 옷 중에 언제나 손이 가는 스웨터처럼 그의 글을 자주 꺼내 입을 것 같다. 오래 두고 좋아할 것 같다.
7.
때마침 햇빛이 좋은 계절이다. 문이영처럼 햇밤을 한 바구니 사 들고 걸어 본다. 걷는 일은 그가 장소를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걷다 보니 문득 그가 궁금해진다. 지금 이곳을 그가 걷는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아니 혹시 우리가 언젠가 마주치진 않았을까. 그러다 책 속의 그 길과 비슷한 풍경이 나오면 무릎을 치며 말한다. 아, 나는 어쩌면 그를 알 것도 같다고. 그러니까 그는 태양에 경의를 표하면서 생명력을 흠뻑 감각하고, 나무를 보며 계절을 세고, 멀리까지 갔다가도 어린 시절의 파란 대문 앞으로 자주 돌아오는, 벗어날 수 없는 곳이라면 차라리 사랑해 버리는 사람. 문이영의 글을 읽으면 그와 나란히 걷는 기분이다. 그의 문장은 나와 보폭이 비슷한 사람의 옆모습 같아서 그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그의 풍경이 나의 것이 되고, 그의 표정이 나의 풍경이 된다. 우리가 걷는 이 길을 그는 우울이라 부른다지. 그는 오래 걸었던 사람답게 그 마음의 지형을 내게 알려주고, 나는 때로는 익숙하고 때로는 낯선 그의 우울을 거닐며 내 것을 그려본다. 그가 옳다, 걷다 보면 사랑하게 된다. 우울의 동쪽과 서쪽을, 남쪽과 북쪽을, 아무도 해치지 않는 이야기를 많이 아는, 그런 이야기를 햇밤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의 마음을. - (《창문 너머 어렴풋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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