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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가정/건강/요리/교육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박찬일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서울

기타: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최근작
2024년 5월 <[큰글자책] 돈과 나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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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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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책을 붙들고 단숨에 읽었다. 절밥 얘기인데, 아니다. 음식 얘기인데, 또 아니다. 사는 방식에 대한 노련하고 소박한 진술이 가득하다. 그의 글에서 나는 여러 번 충격을 받았다. 조금 긴 말인데, 정리하면 이렇다. ‘이론과 문자가 요리를 해주지 않는다.’ 그가 왜 음식 철학자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래도록 이 말이 남았다. 덧붙이자면, 그가 만드는 정진요리와 한국의 절밥은 아주 비슷하다. 물론 그 음식은 우리에게서 사라져가는 오랜 밥상과도 닮았다.”
2.
사람이 만든 가장 치명적인 음료인 술에 바치는 작가의 헌사다. 어디까지나 술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김경주의 독하고 아름다운 시로 시작해서 한창훈과 이청준, 톨스토이와 카뮈, 그리고 윤동주와 술잔을 기울인다. 술 공부를 많이 한 작가의 글이라 다 읽자면 체내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고 만다. 작가에게 술은 결국 아름다운 사람이며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려는 마중물이다. 작가와 대작하며 끝까지 가서 결국은 취한다. 취하지 않으면 술이 아니니. 들판에선 카우보이 말을 듣고, 술집에선 바텐더 말을 들어야 한다. 오늘은 작가가 이끄는 대로 한 잔씩 마셔보시라. 잡으면 취하고, 그래서 놓을 수 없는 책이다.
3.
혜화동 일대를 배경으로 한 우여곡절 기분 좋은 휴먼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사람 감정에 대한 집요하고도 따뜻한 해석,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본 사람만이 아는 애정 담긴 음식의 묘사까지, 딱 체온보다 2,3도 높은 뜨끈뜨끈한 열기가 넘쳐난다. 매일 먹는 밥 한 그릇을 다시 보게 만드는 미덕을 가진 소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8일 출고 
이 친구와 오래 음식을 먹으러 다녔다. 이 책의 몇몇 장면에서 나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글감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는 어눌한 듯하지만 음식 글을 독특하게 써서 내게 패배감을 안긴다. 음식 글을 잘 썼던 하루키 이후에 처음 만나는, 무심한 듯 마음을 후려치는 아름다운 문장들. 미처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음식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간격이 주는 울림을 전달해준다. 맛있는 디저트처럼 긴 여운이 남는.
5.
그는 한결같다. 비타협의 까칠함이 글에도 묻어나온다. 오래전부터 그의 글을 보았다. 일찍이 칼 같은 문장이 어른스러웠다. 나이 서른에 여행은 결국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했다. 그는 많이 보았고, 풍경의 속을 꿰뚫었다. 이젠 그가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누구나 여행 글을 쓰지만 어쩌면 이번 책은 하나의 완결을 보려는 게 아닌가 한다. 노중훈은 여행 그 자체다.
6.
물론 이 책은 우리가 평생 가도 한 번 먹지도 못할 요리만 다루는 건 아니다. 토마토소스를 얼마나 오래 끓여야 하는지 고민할 때, 닭고기로 육수를 낼 때 얼마나 열을 가해야 적당한지 헷갈릴 때, 그저 저자들의 설명을 따라가면 된다. 토마토소스는 20분이면 충분하다는 전문가도 있고, 이탈리아의 시골 할머니는 두 시간은 족히 끓여야 맞다고 말한다. 그때 이 책을 보라. 소스를 저으면서도 이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 이 정도 끓였으면 닭의 맛이 충분히 우러나왔을까 걱정될 때 해답을 준다. 정말 그 설명이 맞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이 책이 언제 처음 출판되어 몇 쇄를 찍었는지, 그 시간이 답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리의 즐거움’이라는 책의 제목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요리가 즐거우려면 과정이 필요하다. 재료를 ‘한 줌’이 아니라 ‘몇 그램’쯤 넣어야 할지, ‘적당히’ 볶는 게 아니라 ‘몇 분’이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건 그래서 필요하다. 요리를 망치면 우리는 절대로 즐거울 수 없다. 『조이 오브 쿠킹』의 검증된 레시피는 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수없는 중판과 수정쇄를 거듭해온 결과도 한몫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도 처음에는 완벽할 수 없으니까. 더구나 이 책의 초판이 나오던 제2차 세계대전도 벌어지기 전의 시대와 달리, 이제는 한국과 일본, 태국과 터키와 아프리카 요리를 세계인이 즐긴다. 『조이 오브 쿠킹』은 그 변화의 세월도 고스란히 담았다.
7.
적당히 ‘접어주고’ 보았던 요리책을 읽던 시절이 있었다. 도구도 솜씨도 다르니 만들면 전혀 다른 요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이 쓴 요리책 말이다. 요리하면서 그 책을 쓴 요리사들 씹었던 당신, 임자 만났다. 요리 초보가 직접 만들고 익힌 요리법이 순서대로 자세히 재현된다. 발로 따라 해도 비슷한 맛이 나올 것 같다. 아이들이 당신을 따라나서는 건 순전히 아빠의 요리 맛 때문이라고나 할까. 요리도 좋은데 사진까지 맛깔나다. 어디서 이런 기술들을 배웠을까. 꼭 캠핑장이 아니라도 좋을 요리법이다. 특히 더치오븐, 석쇠, 그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는 요즘 레스토랑가의 특급 셰프들이 고루한 클래식을 버리고 새롭게 장착하는 손님 끌기 비법이기도 하다. 이참에 장안의 요리사들이 슬쩍 훔쳐다 쓸 기세, 이 책에 숨어 있다. 감자 양파 통조림의 ‘엠티찌개’에 물린 당신, 더치오븐을 사놓고 바닥의 상표도 아직 안 뗀 당신, <마이 캠핑 레시피>를 그대로 베껴라.
8.
  • 계절을 먹다 - 어머니들의 리틀 포레스트 
  • 이혜숙 (지은이)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 18,000원 → 16,200원 (10%할인), 마일리지 900
  • 8.0 (1) | 세일즈포인트 : 1,137
언젠가 전라도의 한 도시에 갔더니 ‘전라도식 백반 판다’고 광고 붙인 식당이 있었다. 전라도를 떠나 이 나라에서는 이미 이전 세대의 음식이 거의 사라졌다. 농사와 들판이 지지하던 계절의 순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책을 보다가 놀라고 숨이 막혔다. 처음 들어보는 음식이 8할이다. 된장이 된장 아니고 김치가 김치 아닌 세상을 사는 탓이다. 얄팍한 맛에 혀가 절었다고나 할까. 이 책은 슬프게도 우리 맛, 계절을 지탱해온 시절의 외로운 방주方舟다. 글쓴이 고모가 하신 말씀이 나온다. “막 선전해대는 것 말고 (좋은 거) 먹어.” 사람이 살아가는 시간의 흐름대로 써내려간 기억을 따라가며 읽는다. 아마도 우리 모두 울컥해서 가끔 책장을 덮어야 할 것 같다.
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7일 출고 
침탈의 두려움에도 뜨거운 음식 한 그릇의 미각을 이토록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낙관의 힘이 아니었을까. 단숨에 읽고 나면 그는 아무나 먹을 수 없는 단 한 그릇의 음식을 나누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음식이 더 귀하고 맛있게 보이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10.
“어디까지나 사람과 사건이 서사를 끌고 가는 소설인데도 과자와 음식과 술이 또렷하게 보이는 드문 작품이다. 다섯 개의 다른 이야기, 다른 작가인데 마치 미리 합을 맞춘 듯 유연하게 읽힌다. 예사롭지 않은 서양과자로 시작해서 한번 반전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더니, 소다와 다채로운 과실주가 입맛을 훅 당긴다. 어어, 하면서 사케의 늪에 빠졌다가 쓰러질 것 같은 동네 밥집에 발목을 잡힌다. 마지막은 근사한 바텐더가 등장하는 무서운 디테일의 칵테일 이야기가 우리를 흔든다. 서로 다른 성격의 일본 작가들이 맘먹고 드러내는 당대의 일본 사람들이 먹는 방식, 마시는 일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술과 음식의 맛은 선명하며, 매우 구체적이다. 당장이라도 먹고 마시고 싶게 만든다는 뜻이다. 여러분은 이 책에서 무얼 먹고 마시고 싶은지. 나 같은 아저씨들은 역시 ‘자츠’ 같은 다 쓰러져가는 동네밥집에서 돼지고기생강구이에 생맥주를 마시겠지만(‘자츠(雜)’는 책에 등장하는 일본 변두리 동네밥집의 이름이다. 실재하는 것처럼 생생해서 바보처럼 심지어 구글로 검색까지 했다. 물론 없었어요). 음식은 향과 온도가 있어야 하는 실물이다. 하지만 문학은 때론 그 본질을 넘어서는 힘을 갖는 경우도 있다. 글이 더 맛있을 수 있다는 모순이다. 소설가는 정말 위대한 인간들이다. 완벽하게 써 놓아서 요리책의 서술 같은 첫 번째 작품 속의 밤 테린느와 사바랭이나 봉봉, 다섯 번째 작품에 나오는 빛나는 칵테일들은 이 사람들의 높은 미식 수준이랄까, 아니면 작가의 꼼꼼한 취재와 신들린 묘사랄까 부러운 대목이었다. 추천한다.”
11.
“세상에는 수많은 요리책이 있고, 그도 한 권 보태는 것일 수 있다. 목차를 훑어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요리도 많아서 무슨 대단한 기술을 배운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생각을 바꿔야 했다. 레시피를 전개하는 방식이 이처럼 따뜻하고 솔직할 수가 없었다. 레시피는 원래 냉정하고 차가운 것이다. 그 숫자들 사이에 그의 마음이 섞여 수란처럼 부드럽게 익는다. 나는 삶에서 처음으로 레시피를 읽으면서 축축해지는 마음을 느꼈다. 유튜브로 요리를 배우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활자의 힘이 있는 책. 게다가 와인 매칭은 왜 이리 다정하고 정확해보이는 건데. 와인값으로 털어먹은 그의 지갑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다.”
12.
이 친구와 오래 음식을 먹으러 다녔다. 이 책의 몇몇 장면에서 나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글감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는 어눌한 듯하지만 음식 글을 독특하게 써서 내게 패배감을 안긴다. 음식 글을 잘 썼던 하루키 이후에 처음 만나는, 무심한 듯 마음을 후려치는 아름다운 문장들. 미처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음식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간격이 주는 울림을 전달해준다. 맛있는 디저트처럼 긴 여운이 남는.
13.
  • 와인 사피엔스 - 와인을 이해하는 아주 특별한 시간 
  • 김준근 (지은이) | 바림 | 2022년 9월
  • 19,800원 → 17,820원 (10%할인), 마일리지 990
  • 9.8 (11) | 세일즈포인트 : 63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와인 동네는 늘 시끄럽다. ‘구라’와 허세와 안면몰수의 마케팅이 판친다. 라벨로 다 알 수 없는 와인의 속성 때문이다. 애매와 모호 사이에 있다. 길을 잃었을 때 북극성을 찾아봐야 하듯, 와인 좀 제대로 마시려면 길잡이가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늘 와인에 묻혀 사는 저자의 깊은 체험과 공부가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나는 읽으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대목도, 박수를 치고 싶은 문장을 수없이 만났다. 와인 판에 임자가 나타났다. - 박찬일(셰프),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저자
14.
한중 양국은 오래 전부터 교류했다. 놀랍게도, 실시간으로 상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당대에 음식문화의 괴리가 더 커졌다. 열광적으로 마라탕과 삼계탕을 공유하는 양국이 말이다. 가까운 듯 더 멀어진 양국 음식의 관계에 관한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나면 스르륵 풀린다. 당대 중국 음식에 가장 밝은 저자들의 날카로운 분석에 읽는 맛이 산다.
15.
음식 접시가 저마다 표정을 갖는 순간이 있다. 어떤 접시는 사람들의 목을 조르고, 다른 접시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킨포크의 요리들이 내게 말을 건다. 나도 요리와 잘 지내고 싶다. 겁도 주지 않고 나쁜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맛있게 먹어줄 것이다. 손을 내밀면 잡아다오. 요리는 따뜻하지만 레시피는 칼 같다. 그게 내가 살고 싶은 방식이다.
16.
침탈의 두려움에도 뜨거운 음식 한 그릇의 미각을 이토록 써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낙관의 힘이 아니었을까. 단숨에 읽고 나면 그는 아무나 먹을 수 없는 단 한 그릇의 음식을 나누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음식이 더 귀하고 맛있게 보이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17.
  • 중국의 맛 - 마라, 쏸라, 톈셴… 혀끝으로 맛보는 중국 음식과 문화 
  • 김진방, 김상윤, 손덕미 (지은이) | 따비 | 2022년 7월
  • 15,000원 → 13,500원 (10%할인), 마일리지 750
  • 10.0 (2) | 세일즈포인트 : 284
한중 양국은 오래 전부터 교류했다. 놀랍게도, 실시간으로 상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당대에 음식문화의 괴리가 더 커졌다. 열광적으로 마라탕과 삼계탕을 공유하는 양국이 말이다. 가까운 듯 더 멀어진 양국 음식의 관계에 관한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나면 스르륵 풀린다. 당대 중국 음식에 가장 밝은 저자들의 날카로운 분석에 읽는 맛이 산다.
18.
  • 중국의 맛 - 마라, 쏸라, 톈셴… 혀끝으로 맛보는 중국 음식과 문화 
  • 김진방, 김상윤, 손덕미 (지은이) | 따비 | 2022년 7월
  • 15,000원 → 13,500원 (10%할인), 마일리지 750
  • 10.0 (2) | 세일즈포인트 : 284
한중 양국은 오래 전부터 교류했다. 놀랍게도, 실시간으로 상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당대에 음식문화의 괴리가 더 커졌다. 열광적으로 마라탕과 삼계탕을 공유하는 양국이 말이다. 가까운 듯 더 멀어진 양국 음식의 관계에 관한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나면 스르륵 풀린다. 당대 중국 음식에 가장 밝은 저자들의 날카로운 분석에 읽는 맛이 산다.
19.
그가 좁은 주방에서 짜장을 볶느라 어깨를 구부리고 있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노주사의 격이 거기 있었다. 짜장면 한 그릇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 같은 것. … 그저 힘들 때 그의 가게에 들러 밥 한 그릇을 청하곤 한다. 그러면 그는 바쁜데도 슬그머니 주방에서 나와 옆에 앉는다. 보살처럼 따뜻하게 웃으며. “힘들지요?” 괜히 목울대가 무거워진다. 나중에 나도 왕육성처럼 살아야지, 다짐하게 된다. 나는 긴 세월 공짜로 그렇게 형을 뜯어먹고 살았다. 나뿐이랴. 일렬종대로 서교동을 돌아 열 바퀴, 그만큼의 인간이 있다. 사람들은 오늘도 외친다. 형, 고맙습니다!
20.
무얼 먹을까, 어떻게 먹을까 안다고 생각하던 재료와 요리를 우리는 정말 잘 알고 있는 것일까? 미식 1타 강사의 완벽한 현장 중계. 아하, 그 요리와 재료는 이런 거였어? 온갖 세계 요리 재료를 한국에서 구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세상이다. 파르메산 치즈 한 덩어리를 구하려고 주한 외국인이 다니는 한남슈퍼에 가고, 파슬리 한 묶음을 구걸하러 과천 옆 농장에 가던 우리 세대에게는 믿기지 않는 시대다(책에도 소개된 송아지 흉선도 수소문하면 내일 특별 요리로 팔 수 있다니까!). 농장에 ‘구걸’했다는 건 사실이다. 어느 특급 호텔에 전량 넣기로 되어 있어 나 같은 뜨내기에게 팔 수 없다던 주인의 말이 귀에 생생하다. 세상은 바뀌었다. 재료는 우리 곁에 있는데, 그걸 잘 알고 있냐고 물으면 사실 나도 잘 대답 못 할 듯하다. 케이퍼와 케이퍼 열매가 혼재되어 시장에 돌아다니는 형편이며, 몰라서 못 쓰는 재료가 널렸다. 우리는 더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은 재료와 요리가 소개되어야 한다. 흥미롭게도,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는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재료며 요리며 (레시피까지!) 꼭 알아야 할 미식의 아이콘들을 채집해서 사전처럼 정교하게 서술하고 있다. 더구나 가장 최신 요리와 재료의 경향을 기본으로 해서 생생하게 읽힌다. 무얼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셰프들과 미식가들에게 필요한 책인 동시에 그냥 ‘읽을거리’로서도 훌륭한 책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사전의 고답적인 태도 따위는 집어치우고, 똑 부러지는 1타 강사처럼 재료를 쉽고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블로그 글 한 줄을 쓰더라도 남다른 지식이 필요한 세상, 그것도 현장성 강한 미식 사전이라면 더 말할 것이 없다. 반가운 책이다.
21.
천재적 음식 학자의 도발적인 외식사 해석. 폼페이부터 회전초밥, 미슐랭 식당의 부엌까지 헤집어 벌거벗은 서양 외식의 현장들이 펼쳐진다. 음식사회사는 부엌 창고에 쌓인 참치의 올바름, 햄을 넣지 않은 비건용 샌드위치를 둘러싼 세상의 예민한 촉수까지 연구한다. 흔한 말로 미각도 알아야 하고, 고급 음식값을 지불하는 지폐의 윤리나 식당 밖에서 초점 잃은 눈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의 소외도 외면할 수 없다. 게다가 음식도 결국은 정치 행위의 산물이라거나, 기원전 폼페이 식탁과 중세 영국 귀족 식탁의 연관성에 대해 누가 물어보면 “정말 탁월한 질문이에요” 하고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놀라운 일들을 해치우는 저자 윌리엄 시트웰의 이야기다. 그를 음식사회사에 가둬두기란 불가능하다. 뛰어난 재능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이 책에서 우리는 확인할 뿐이다. 메시와 호날두가 같이 뛰는 경기 같다. 물론 그는 두 사람을 합친 존재일 듯하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품종과 맛까지 올라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 그는 폼페이에서 시작해서 현대의 식탁까지 날카롭고 현장성 강한 필치로 쓴다. 폼페이 귀족들의 식탁 놀음을 해설하면서, 마치 초청장을 받은 참석자처럼 쓴다. 얼마나 생생한지 그가 그날 팁을 너무 많이 줬다고 투덜거렸다면 나는 정말 믿었을 것이다. 글 쓰는 사람들을 질투하게 만드는 역사적 식탁의 정교한 재구성, 시니컬한 유머, 당연하지만 음식에 대한 뛰어난 지식, 심지어 잘난 척하거나 유능한 셰프들까지 등장시킨 후반부의 ‘레스토랑 당대사’ 부분까지 시종 책값을 한다. 어디서도 이런 글이 제대로 묶여 나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 출판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책이 제법 두껍지만, 읽기 시작하면 맛있는 코스 요리처럼 디저트까지 금세 도착한다. 팁을 두둑하게 내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2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7일 출고 
저자는 늘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양복에도 자주 운동화를 신는다. 그 모습이 잘 어울리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해녀부터 온갖 현장의 일꾼들, 바다를 일구는 사람들의 이름을 줄줄 꿴다. 아지매요, 아재요. 그가 현장의 사람들을 부르는 호칭이다. 적어도 경북의 먹고사는 일터를 그는 다 안다. 그 여정에 미역도 있었다. 거친 바다에서 흔들리며 꿋꿋이 버티는 미역의 삶은 우리를 닮았다. 미역의 일생과 가치를 그만큼 오래 파고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미역이 제대로 대우 받고 있다. 미역이 저자에게 감사할 일이다.
23.
예약한 렌터카는 없었고, 오토 면허를 가진 우리에게 직원이 전해준 차는 ‘스틱’이었다. 네비게이터는 자꾸 낭떠러지로 가라고 안내했고, 그것도 이탈리아어였다. 약속한 와이너리는 문이 닫혀 있었고, 또 다른 와이너리는 담당이 휴가를 갔다. 항의에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논 로 쏘(알게 뭐야)” 이십여 년 전, 나의 이탈리아 와이너리 여행의 기억이다. 그런 곳이다. 이탈리아는. 대신 일이 풀리기 시작하면 기막히다. 한 기분파 와이너리 소유주는 내가 마음에 든 나머지 가지고 있는 올드 빈티지 와인 절반과 배수가 잘 되는 싱글 빈야드 한 곳을 상속해주기로 했다. 별 일이 다 일어나고, 안 될 것 같은 일도 되는 땅, 이탈리아. 그곳을 이 두 전문가들이 꼼꼼히 현장 취재하고 글로 써냈다. 가끔 열도 받았겠지만 말이다. 방문한 와이너리의 ‘상태’를 정확히 표시한 58페이지의 도표는 독자의 분노조절 예방 용도? 토스카나, 피에몬테, 베네토. 이탈리아는 전국에 와이너리가 있다. 그래도 딱 이 세 지역을 찍은 안목에 동의한다. 소고기로 치면 안심 등심 채끝이니까. 한국에 이탈리아 와인을 제대로 소개하는 책은 참 드물다. 대개는 영어로 된 텍스트를 기반으로 엎어 쓴 게 많다. 그런 면에서 현지를 훑고, 마시고, 3개월이란 긴 시간을 투자한 이 책은 품종과 테루아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 정확하여 텍스트로 써도 충분하다. 와인 책인가 하면 여행기이고, 그런가 하면 맛있는 현지 음식이 나온다. 무엇보다 믿음이 가는 필체와 취재 태도를 여러분들도 좋아할 것 같다. 만나보지 않았지만, 좋은 사람이란 확신이 든다. 글은 속이지 못한다. 자, 언젠가는 떠나리라 생각하셨던 이탈리아 와인 여행. 먼저 이 책으로 가보시길 추천한다.
2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6일 출고 
기록할 수도 없는 환경에서 그 많은 순간의 정밀한 복원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관심을 넘은 사랑이라고 단순히 표현할 수 없는 초월적인 무엇이 문장에 서늘하게 배어 있다. 수업이 아니라 교육이 아직은 우리에게 있다는 걸 저자에게서 느끼게 된다.
25.
아마도 우리 시대의 가장 매혹적인 물질인 커피에 관한 최종판이 될 책. 커피 책의 역사는 이 책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 분명한 역작이다. 오르가슴보다 더 자극적인 커피 탄생부터 훑어가는 저자는 기어이 당대의 커피 소비에 대한 현미경적 시선을 들이댄다. 스타벅스와 인스턴트커피가 우리 뇌를 마비시키는 중독물이 된 전말은 몹시 흥미로우며 아시아 국가 일본이 어떻게 커피 왕국이 되었는지 따지는 그의 집요한 솜씨는, 우리 커피 시장의 거울이기도 하다. 커피에 얽힌 자본의 전횡, 추악한 협잡, 검은 커넥션……. 세계를 무대로 한 거대한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을 읽는 재미까지 준다. 커피가 인간 역사의 ‘아바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일목요연한 정리는 다큐멘터리 작가로서 그의 능력을 함축한다. 그간 커피 역사에 대한 여러 저작들이 오랜 과거에 대해 다뤘던 데 비해, 최신의 경향까지 아우르는 최초의 책이기도 하다. 완벽한 커피 추출을 위한 팁이 실려 있는데, 정말 구색거리가 아니라 “왜 커피를 진작 이렇게 뽑지 않았을까” 하는 탄식을 불러온다. 진한 더블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두고두고 읽을 책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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