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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장옥관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경상북도 선산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2월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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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7일 출고 
산기슭의 덩굴 숲에서 하루라도 밤하늘을 보지 못하면 잠을 이룰 수 없다는 시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즐겨 읽는다는 시인은 밤마다 대우주의 공간에 자신을 펼쳐놓는다. 그때 우주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파도와 바람과 별, 대자연과 내면의 열정이 어우러져 자유롭게 흘러나오는 춤사위가 그것이다. 그럴 때 시인은 “명랑한 뒤안”에서 “쓸쓸하다는 말 대신에 /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우리 춤춰요」) 춤을 추자고 권유한다. 상상해본다, 유학산 자락에 지어놓은 “덩굴 숲”에서 매일 밤 대우주의 회전무回轉舞에 맞춰 맨발로 춤추는 아프로디테. “큰 눈동자”의 속박에서 벗어난 “뒷마당”의 검은 밤, 차가운 심장에 잉걸불을 지피고 황홀하게 아프게 추는 춤. 타오르는 불꽃 한 자락으로 하늘에 닿으려는 몸짓, 우주의 율려로 춤추는 살의 노래를 듣는다.
2.
아프다. 아름답지만 차갑다. 유리창에 달라붙은 성에의 아름다움이다. 곳곳에 ‘여름’을 펼쳐놓고 있지만 잇몸 시리게 하는 감정이 자못 얼음의 파편으로 흩어져 있다. “비구름을 몰고 오던 불안”(「여름의 감정들」)과 “날마다 저주를 배달”해주는 “울음의 주문서”(「산사나무에 묶어라」), “물 한 모금에도 허락이 필요”한 통증(「백합병동」)을 견뎌야 하는 참혹이다. 하지만 놀라워라, 시인은 그 차가움을 녹여 마침내 여름의 뜨거움을 주조해낸다. “심지 같은 믿음의 뼈 사이로 살을 도려내” 간(「고등어의 무늬」) 너를 이겨내고, “없는 사람이 되었다가/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여름 식탁」)은 사태를 만난다. 그도 그럴 것이 시인은 원래 쇠 맛을 지닌 밑동 붉은 포항 시금치 같은 사람, 선한 것에 무작정 무릎 꿇는 따스한 사람이었던 것. 그리하여 시인은 이윽고 흉방에 위치해 길방을 가리키는 어떤 별처럼 주름의 안쪽으로 깊숙이 자리 잡는다. 극심한 고통과 슬픔과 외로움을 연료로 이웃의 혹독한 겨울에 따스한 온기를 전한다. 마음 시린 이들이여, 시인이 안간힘으로 끓여낸 이 ‘흰죽’ 한 그릇으로 절절한 사랑의 아픔을 끝내 녹여내시라.
3.
뿔은 우뚝하다. 씩씩하다, 튼튼하다.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사이를 성큼성큼 건너뛰는 시의 보폭이 경쾌하다. 누가 소의 걸음이 느릿하다고 했던가, 개구쟁이 딱지 뒤집듯이 말의 의미를 뒤집는 시원시원한 솜씨가 있다. 해학과 풍자의 겨드랑이에 슬쩍 끼워 넣는 아련하고 아릿한 슬픔의 기미도 얼핏 감지된다. ‘정례’라는 이쁜 이름 뒤에서 한낱 ‘모티’로 불리던 성장사, “주야장천 대를 이어 내려오는 불알교”를 향해 “온 힘 다해 받개질”을 꿈꾼 걸까. “참 간절히,/최선을 다해” 뛰엄뛰엄 속엣말 꺼낸 게 이번 시집이다. 어둡고 축축한 어제의 골짜기를 온전히 견뎌냈기 때문일까. “결코 끝은 끝이라 말하지 않는” 삶의 이슥함을 보듬을 줄 아는 시선의 곡진함이 따스하고 눈물겹다. 일상의 작고 여린 것들에게 눈길 던지며 그 사연에 다정함을 버무려 내놓은 가정식 백반. 신축년 소띠 해에 영천 땅에서 태어나 생의 징검다리를 우직하게 내딛는 우보牛步가 참으로 믿음직하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6일 출고 
질긴 명주실로 빚어낸 고치 같은 그의 시에는 고립을 운명으로 선택한 이의 살얼음 낀 결기가 서려 있기도 하지만, 낡은 깃발의 ‘펄럭임’을 ‘몸부림’으로 읽을 줄 아는 이의 눈 밝은 지혜 또한 금은의 구슬로 박혀 있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7일 출고 
그는 문체와 리듬의 상관관계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학원 시절 석사학위 청구논문이「조선 전기 시조의 연구」였습니다. 그래서 등단 초부터 그는 현대시조에 관한 문제적 평론을 잇달아 발표합니다. 그중 압권은 이 책의 표제로 선택된「못의 정신, 물의 형식」이란 글입니다. 이 제목은 그의 비평관을 한마디로 집약하고 있지요. 구모룡 평론가는 김양헌 평론의 핵심이 역설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못’과 ‘물’, ‘정신(내용)’과 ‘형식’의 상반된 개념으로 짝 지워진 이 제목이야말로 그의 역동적인 인식구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는 박기섭의 시조를 정치하게 분석하고 “그의 시는 시정신이 형식과 싸워낸 기록”이라고 밝힙니다. “내용은 끝없이 형식을 박차고 나가려 하고 형식은 내용의 옷자락을 결코 놓지 않는 팽팽한 긴장, 그 긴장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에 그의 시가 놓여있다고 말하지요. 그 과정에서 리듬을 형성하는 행과 연의 구조와 음성적 소리 자질까지 섬세하게 따지는 치밀함을 선보입니다. 리듬과 의미의 상관관계를 추적한「소월, 마야를 만나다」는 김소월의 시를 교과서 속에서 불러내 현재화하고 있지요. 리듬 분석에 의해 시의 의미가 달라지는 국면을 통해 이미 완결되었다고 하는 김소월 연구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입니다. 노태맹 시인의 문체적 특징에서 시의 비밀을 찾아내는「불타는 유리를, 잘못 읽다」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일상적/탈일상적 언어’를 사용하거나 ‘수식어와 피수식어’, ‘주어와 술어의 관계’를 낯설게 해 “격렬함과 신비로움, 비장한 아름다움”을 형성한 문체 실험의 의의를 밝혀내지요. 이러한 작업들은 치밀하고 섬세한 그의 비평안이 빚어낸 뛰어난 성취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그의 죽음으로 인해 이 중요한 작업들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6일 출고 
부러진 꼬챙이로 흙 마당에 굵게 판 시 같다. 단순해서 힘차고, 거칠지만 거칠어서 더욱 진정성이 담겨진 시. 쓰다 만 시처럼, 하다 만 말처럼 툭툭 분질러 놓은 어조의 행간 속에는 맵찬 결기와 강고한 강단이 스며들어 있다. 차라리 절명을 선택할망정 결코 생활 앞에 무릎 꿇지 않았던 진정한 ‘강성 노조 위원장’의 시 앞에 새삼 되돌아보느니, 흐벅진 생활의 윤택에 너무 손쉽게 주저앉았던 지난 세월이여. 꾸짖어야 할 그가 도리어 내게 한마디 말 남겼다, “미안하다”라고.
7.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잘 삭힌 “묵은 지 한 포기를 꺼내 징금징금 썰어” 내놓는 넉넉한 품새로 지은 “그늘 한 채”의 그윽한 裝幀 속에는 이름뿐인 옛 왕국의 신민들이 빚었던 즐문토기의 무채색 서러움이 서려 있지만, “모나지 않아 식솔들 둘러앉기 좋았”던 두레 밥상 같은 찰진 봄날의 화아아한 쑥 향기가 감돌고 있기도 하다. ‘오른손 주의’가 “거칠게 엄격”한 세계에서 왼쪽은 늘 “보랏빛 저녁놀에 쓸쓸하게 물든” 그늘일 수밖에 없으니 “물집처럼”, 푸른 멍처럼, “파도치는 슬픔”을 오롯이 견뎌야 했으리라. 하지만 물은 물이라서 그 어떤 모난 돌이라도 둥글게 삼켜 영롱한 진주알로 빚어내느니 그것은 “돌의 무늬”에서 “마른 울음”을 끄집어내는 눈물겨운 과정이기도 하다. 마침내 오래도록 ‘물빛’을 꿈꾸어왔던 시인의 꿈이 “노을 계단”의 “아름다운 60계단”에 이르러 “엷은 소맷귀 같은 달”로 걸렸으니 여기 아득히 눈부시다, 정해영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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