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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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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고유섭 평전>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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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아이들의 시를 읽다가 좋은 시, 살아있는 시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졌다. 일단 무지하게 웃긴다. 솔직담백한 돌직구를 마구 던진다. 때로 맞춤법이 틀려도 좋다. 발칙 발랄하면서도 수시로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시는 의미·재미·흥미와 관찰력·상상력·표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굳이 한 예를 든다면 이성훈의 <우산>은 절창이다 “우산은 비가 올 때 엄마 같다./ 몸을 활짝 열고 날 안아준다./ 난 우산의 손을 꼭 잡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나는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군산푸른솔초등학교 쑥국 선생님 반 아이들은 어느새 문학의 전통이 되고 시의 전설이 되었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이강산 시인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예인이다. 자신만의 암실, 절대고독의 암실에서 부조리한 세상을 재구성한다. 상투적인 빛과의 단절을 통해 새로운 통정을 꿈꾼다. 그리하여 문장은 빛나고 시의 농도는 더 웅숭깊다. 때로는 행과 행 사이가 너무 깊어 난해한 듯하다가 ‘달방 월세는 18만원, 그녀의 몸값은 3만원’에서처럼 어느새 울컥, 살갑게 다가앉는다. 자주 아프고 슬프지만 톱 장수 이 씨, 그의 아버지는 이 세상 곳곳에 살아있다. 카메라로 시를 찍고 소설을 담아내는 그는 “고향여인숙 9호실”의 “마지막 손님”이다. “외로워야 먼 길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챈 시인, “백 년쯤 홀로 견딜 만하겠다”는 시인이 이 세상 그 어디에 또 있으랴. 이강산 시인, 그는 철거촌과 여인숙을 흑백사진으로 담아내는 마지막 목격자이자 우리 시대의 소중한 증인이다.
3.
안동소주는 역시 안동소주다. 증류되지 못한 날들을 보내며 “그대 무사한가” 안부를 묻던 안상학 시인이 8년 만에 돌아왔다. 권정생 선생의 검정고무신을 신고, 전우익 선생의 옹이가 많은 소나무 목침을 품에 안고 유유히 ‘물 위의 인생’을 건너왔다. 그의 시는 이제 우리 시대의 마침표이자 말줄임표가 되었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백범 연구와 인천학의 중요한 확장 소장학자로서 인천학 연구의 한 축을 이끌어온 이희환 박사가 민족의 사표(師表)인 백범 김구 선생과 인천, 인천인들의 운명적 관계, 그리고 인천을 대표하는 독립투사 백초 유완무 선생과 걸출한 서예가 검여 유희강 선생의 생애를 밝히는 저술을 상재하게 되었다. 원고를 읽어보니 충실한 담론과 생생하고 새로운 정보들을 담고 있어 질량이 참으로 풍부하다. 인천근대사와 인천인물사의 지평을 확연하게 확장하는 큰 성과이며 나아가 백범 연구의 상세화를 위한 중요한 텍스트가 될 것으로 믿는다. (중략) 이번 책은 세 편의 글이 중심을 이룬다. 「서예가 검여 유희강의 생애와 예술」, 「백초 유완무의 생애와 민족운동」, 그리고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의 공동저술 부분을 보완 정리한 것으로 이 박사의 고집스런 탐색 연구의 성과로서 빛을 발한다. 어느 부분을 보아도 안이함이 없다. 문헌자료 탐색에 많은 힘을 기울인 흔적이 생생하다. 백범 탈출로의 지도 복원, 이름만 알려졌던 백범 후원자 주윤창 선생과 강익하 선생의 자취 등 인천 현장 연구가 그렇고 간단한 자료로만 알려졌던 백초 선생의 암살 경위도 그렇다. 그리고 수십 장의 컷은 태반이 새로 발굴된 것들로서 글의 리얼리티를 담보하고 독자를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이끌어 들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자랑스럽게 천거한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언제나 근처近處에서 근처가 되어 근처를 배회하는 시인이 있다. 철저한 객관적 거리일까. 말하자면 김만수 시인은 근처의 순례자다. 아주 먼 곳도 근처요, 아주 가까이 자신의 몸과 정신까지도 근처일 뿐이다. ‘어머니 근처에는 다시 어머니가 있’듯이 공간과 물질들, 그리고 사람들까지 모두 아프고도 슬픈 근처이자 그의 정신적 거처다. 그런 김만수 시인이 「시인詩人 K」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콜록거리는 봄 그 미열을 챙겨/ 거기 서성이는 물의 나라와/ 예감의 사람들에게로/ 돌아가고자 한다”라고. 그는 지금 “사원의 언어들 붉어질 때”를 기다리며 “비보호 좌회전 중”이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충북 영동에 가면 문단에 보기 드문 형제 시인이 있다. 언제나 가을 감나무처럼 환한 양문규·양선규 시인! 이번에는 동생이 화답하듯이 무려 십 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선보인다. 오래 벼린 만큼의 필법이 도처에 번쩍인다. 짙은 눈썹, 안경 너머의 웅숭깊은 눈빛이 가닿는 순간 온갖 사물들의 피가 돌고 사람의 꽃이 핀다. “사산된 기형의 단어와 문장들이 뒤엉켜” 도저히 “씹을 맛이 없는” 작금의 시단에 턱 하니, 단아 고졸한 듯 촌철살인의 시편들을 내민다. 양선규의 시들은 “만삭이었다가 스스로 몸을 푸는 저 하얀 달빛 항아리”의 정중동 깊은 속을 보여준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등단 26년만의 첫 시집이라니! 벼락처럼 뒤통수를 후려치는 시업이 아닌가. 이 가을밤에 윤중목 시인의 『밥격』을 읽으며 다변의 나를 먼저 반성해야 했다. 그리고 25년 전 그에게 빌린 130만원을 떠올렸다. 아현동의 단칸방에 살던 시절의 밀린 월세였다. 당시 나는 한국작가회의 총무간사였고, 그는 소위 세계제일의 IT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문학운동, 사회운동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면서부터, 그리고 그 후 원치 않은 인생의 격한 파도에 떠밀리면서부터 심지어 그는 “신불자”가 되고 “금초자”가 되기도 했다. 영화평론가이기도 한 윤중목 시인을 생각하면 ‘시는 문학판의 독립영화, 독립영화는 영화판의 시’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듯 그에겐 삶의 벼랑에 몰린 “아버지”가 되어 밤새 “으악새”처럼 슬피 울던 때가 있었고, 그럴수록 그 멍에를 고스란히 받아 안으며 치열하게 시를 쓰고 또 독립영화에 열정을 쏟았던 것이다. 그렇다. “만인의 밥은 나의 밥”이며 “나의 밥은 다시 또 만인의 밥”인 것이니, 이 “고속탈수기 같은 시대에” 그는 “눈물밥”의 기억을 서늘하게 다시 세우며 만인을 위한 시와 독립영화에의 희망을 거두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가시옷 스스로 벗어/ 찰진 밤알 톡하니 터뜨리”길 오직 기다릴 줄 아는 것이다. 언제고 환한 나의 친구, 윤중목 시인의 첫 시집에 경의를 표한다.
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이국환 형의 기타소리에는 방랑과 바람과 시의 기척들이 혼재해 있다. “노래하는 음유 시인”이 또한 형의 별칭이기도 하였다. 그가 들려주는 시의 음성들은 독특한 데가 많다. “뚱보 행성 하나가 넙죽 가랑이를 벌리자/ 지구촌이 온통 기마자세다” “패권의 권력까지 일제히 싸이 앞으로/ 싸이코여야 싸이다” 그가 세상을 대면하는 대부분의 방식은 이처럼 不和에 닿아있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의 재계약에서/ 사랑과 생명으로 서로 존중하고 아껴준다면/ 거기부터는 꽤 든든한 계약이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국환 형의 시와 연주와 여행이, 「일출」에서처럼 “새 날”처럼 “가뿐”하기를 빌어 드린다.
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지리산의 산내초등학교 교사였을 때, 이미 그는 아이들의 진정한 벗이었다. 주말마다 외딴 산골의 혼자 노는 아이를 찾아가던 그의 꿈 ‘자연학교’는 이미 그때부터 시작됐다. 선생에서 목수로, 다시 나무를 읽을 줄 아는 목수에서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로의 귀결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부럽다. 지구의 한 하늘 아래서는 누구나 학생이자 선생인 우리 학교, ‘김길수의 난’은 계속된다!
1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9일 출고 
조동례 시인의 시를 읽는 봄밤, 누군가 자꾸 눈물의 돌을 던진다. 휘이 퓌이- 호랑지빠귀가 운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마침내 “터널 하나만 지나면 고향”인 곳 근처에 “쓸쓸함과 외로움”의 짐을 부린 시인의 육성이다. 누에가 제 몸의 명주실을 토하며 집을 짓듯이 실을 토하며, 시를 토하며 우화등선의 꿈을 꾼다. “짐 부릴 곳이 시의 집”이기에 토해낸 시의 명주실은 곧 시인의 명줄이다. 벌써 몇 잠을 잔 것일까. 거듭 몸을 바꾸며 넉잠을 자고 또 일어나야 날개가 돋고, 물레가 돌고, 비단이 된다. 그리하여 새벽마다 면벽에 들어도 새벽은 두꺼운 “새 벽”이 되고, “바닥에서 오체투지 참회하는 자벌레에게도 합장”하는 것이다. “막차를 타면/ 어떤 버스든 종점”이요, “종점이 시발점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복숭아밭에서 “몸 섞기 좋은 때”를 골라 “체위는 좌선이 좋을까 와선이 좋을까// 가능하면 행주좌와가 좋겠다// 복사꽃빛 달이 좋아라 따라붙는다”는 경지에 다다르기도 한다. 시 「범종」에서 “맞는 건 너인데/ 아픈 건 왜 나인가”라는 질문으로 이마를 치고, 「간」에서 “타는 애간장으로// 밥상 한가운데 간장종지 놓는 데 평생 걸린” 어머니가 가슴을 치고, 「설악 폭설」에서 “입 다물어라”, “지상의 흰 마스크 눈부시다”며 죽비를 내리친다. 그러니까 강원도 백담사에서 제주도 마라도까지가 모두 “힘을 뺀” 조동례 시인의 집, 새 시집이다.
1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동갑내기 권혁소 시인의 시는 날것이다, 육성이다, 통곡이다. 온갖 미혹의 수사를 과감히 버리고 시대정신에 걸맞은 깃발의 맨얼굴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웃을 일 없다//미루어두었던 앞니 하나/또 뺀다”는 결기가 애절하다 못해 섬뜩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격한 것만도 아니다. “한때는 앞바퀴 같은 삶을 살자 했지만 지금은/뒷바퀴 같은 삶을 생각”하는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다. “잃어버린 이름들 되찾으라”는 여산재(如山齋)의 귀뚜라미 울음소리에도 화답한다. 돌아보면 언제나 북풍한설 속의 한 그루 강원도 금강송이 테너의 자세로 서 있다.
1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바다에 와 바다를 그리워하는 일이 나의 일이다―.” 바다의 시인이자 물의 시인인 김길녀가 온 생애를 걸고 내뱉는 숨비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가장 오래된 물고기인 실러캔스 목걸이를 걸고 이 세상을 떠도는 한 마리 고래다, 지상의 섬이다. 대양의 낯선 시어들인 서커틀?마스트?열수 분출공 등과도 교접하며 ‘백 만 년 동안 불어오던’ 고래의 울음소리를 낸다. 김길녀의 시를 읽는 지리산의 봄밤에도 하염없이 마린스노우(marine snow)가 내린다.
13.
‘천상시인’의 바다, 더 낮은 곳을 향하여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지리산에 살아도 적막한 밤이면 강원도의 새들이 애절하게 불러주는 그 이름 ‘승도야―’를 들을 수 있다. 유승도 형의 시는 득음과 지음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시에서 되살아나는 날것의 의성어들이 마치 이명이나 주문처럼 귓속을 파고든다. “참나무 껍질을 밀어 올리며 버섯들이 머리를 내민다/으아아아아아” 하면서 표고버섯의 비명 같은 생명과 침묵의 소리가 환하다, 눈물겹다, 아프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 나를 쓱 문지른다면 말없이 으깨져 푸른빛이 될 수 있을까?” 라며 시퍼런 칼날을 내보이기도 한다. 이 칼날 앞에 마주 서는 순간, 너와 나의 경계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1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지천명의 나이가 되도록 김진환의 '그리운 새'는 유년기에서부터 시작된 불우한 가족사처럼 운명의 "내 손금 허공 속의 길로 날아간' 새였으며, "기어이 돌아와/ 내 몸 아픈 가지에 앉아 우는/ 피 흘리는 새"였다. 도대체 누가 있어 "제 살 제 부리로 쪼는 눈부신 새"를 이토록 오래 품고도 견딜 수 있단 말인가. 실로 내공이 만만치 않다면 그의 새는, 그의 시는 이미 오래 전에 목이 졸렸거나 스스로 시퍼런 칼로 목을 치고 말았을 것이다. 아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새들의 목을 조르고 또 잘랐을지 핏빛 선연한 고통이 엄습해온다. 요즘의 문단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풍광이다. 거짓 광기의 포즈나 유희에 가까운 그로데스크들의 난무 속에서 처연히 빛나는 진정성의 울림과 도저한 깊이가 아닐 수 없다.
1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9일 출고 
유시연의 소설들은 인간의 근원적 슬픔과 위안에 다가가려는 작가정신이 뚜렷하다. 소설 속 인물들이 안은 사랑의 상실과 회한은 문체 밑으로 흐르는 슬픈 정조에 실려 독자의 가슴을 축축히 적신다. 그래서 독자는 인물들이 갖고 있는 극복의 의지를 보면서 손을 내밀어 연민과 위안을 주고 싶어진다. 동일시와 카타르시스 바로 그것이다. - 이원규 소설가·동국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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