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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국내저자 >
번역
이름:
이문재
성별:
남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59년, 대한민국 경기도 김포 (
처녀자리
)
직업:
시인
기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최근작
2024년 7월 <
[세트]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도서 + 출간 기념 이문재 x 이병률 북토크
>
이 저자의 마니아
페크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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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자목련
2번째
마니아
chik...
3번째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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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극장에서
ㅣ
걷는사람 시인선 117
이선이
(지은이) |
걷는사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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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시를 찾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은 모르는 것임을 알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시를 곁에 두려 하는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이 역전이 실존적 삶의 안쪽에서 발생할 때 우리는 이전과 달라진다. 좋은 시는 우리 안으로 들어와 ‘이전과 이후의 경계’를 긋게 한다. 이선이의 시에서 공유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감수성과 감정 이입의 ‘경계’이다. 우리는 흔히 자아(마음)가 우주 저 너머까지 달려 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피부 안에 갇혀 있다. 서구의 한 명민한 사회학자가 지적했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피부 안’에 갇힌 감수성이 아니라 ‘피부 밖’으로 나아가는 감정 이입이다. 감수성이 ‘내 안’에서 타자를 이해하려는 수동적 상상이라면, 감정 이입은 ‘나의 밖’으로 나가 타자와 하나 되려는 능동적 의지이다. 존재와 삶의 비의(祕意)를 포착하는 가장 탁월한 능력이 감정 이입이다. “절 받는 마음이 절하는 마음에게 다녀오느라”(「의자」), “노인을 무릎에 앉히”는 “벤치”(「인디언 서머」), “살 오르는 한탄강”(「논에 물드는 풍경 너머의 풍경」), “돌에 심은 연꽃에서 씨앗을 얻을 운”(「친구의 운세」)… 이 같은 절창이 어떻게 나오겠는가. 이제 우리가 이선이의 시에 감정을 이입할 시간이다. “무너진 자리”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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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행입니다
ㅣ
포엠포엠 시인선 38
김용만
(지은이) |
포엠포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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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청춘의 장르라는 이야기가 있다. 바꿔 말하면 노년은 시적 감수성이 퇴화해 시를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근거에 바탕한 주장인지 모르겠지만 100세 시대를 코앞에 둔 이때, 저 통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는 김용만 시인이 60대에 접어들어 펴낸 이 첫 시집에 내포된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는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는 노년에게도 열려 있어야 한다. 노년에게도 노년은 처음이다. 매일 아침이 새로운 아침이다. 노년에게도 미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시집이 모든 노년으로 하여금 자기 삶을 돌아보고 그 힘으로 더 나은 여생을 설계하도록 하는 ‘자양강장제’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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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은이) |
달
| 2022년 11월
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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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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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하는 글쓰기, 요가. 신경숙 작가가 소설쓰기 다음으로 오래 해온 일이 요가다. 소설을 쓰면서 요가를 하고 요가를 하면서 소설을 써왔다. ‘몸으로 돌아오는 일이 마음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는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몸과 마음의 관계가 이전과 달리 보인다. 그렇다.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보다 몸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몸의 기별, 몸의 기척에 우리는 얼마나 무심한가.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몸맹盲’이다. 몸을 읽지 못해 마음도 읽지 못하는 지경이다. 자기 몸에 눈뜨지 못하고서 어찌 ‘나는 나’라고 말할 수 있으랴. 몸가짐에 예민해져야, 몸짓 안에 마음을 가지런히 모셔야 내가 거듭날 수 있다. 몸가짐이 곧 마음가짐이다. 신경숙 작가의 또다른 문학적 자전인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소중한 메시지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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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마음 붓의 노래
나승인
(지은이) |
문학의숲
| 2022년 7월
1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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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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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앎과 함의 일치를 추구해온 교육자이자 예술가이며 실천가!
“눈 내린 뒷산 맨 처음 다녀올 때/올라간 발자국 따라 다시 내려옵니다/나를 지나칠 때마다 라디오를 끄시는/우리 마을 어르신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발자국과 대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을 어르신을 화폭에 초대함으로써 놀라운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눈 내린 산을 홀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나’의 자기성찰도 그렇지만, 라디오를 꺼주시는 마을 노인도 시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요. 이 책에 실린 시서화는 인간과 삶, 생명과 천지자연을 나 선생 자신의 눈으로 다시 읽어낸 것입니다. 시의 마음으로 인간과 생명의 안팎을 두루 관찰하고, 성찰하고, 통찰한 ‘붓의 춤’입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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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미술관
- 예술 애호가의 미술 사용법
임지영
(지은이) |
플로베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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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작아지지 말자, 예술 앞에서. 우리가 작아지면 결국 예술도 작아진다. 예술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아야 하는 근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예술가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내 안의 예술’을 잃어버렸거나 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예술의 요건은 하나다. ‘내 안의 예술’을 일깨워주는 예술, 그리하여 나를 예술과 더불어 살게 하는 예술.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또 하나의 예술이다. 우리의 삶뿐 아니라 예술까지 커지게 하는 예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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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삶을 바꾼 스승과 제자의 만남
전호근
(지은이) |
사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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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고아 못지않게 불행한 사람이 스승 없는 사람이다. 물론 스승은 학교에만 있지 않다. 골목에도 있고, 기차 옆자리에도 있을 수 있다. 책갈피에, 영화 한 장면에, 노랫말 한 소절에도 스승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갈수록 참스승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려받은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게 해서 물려주는 어른이 줄어들기 때문이리라. 나는 전호근 교수의 이 책이 ‘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는 경구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참스승은 없고 반면교사만 득실거리는 이 난세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언덕 가운데 하나가 책이다. ‘우정의 관계’, 즉 사제간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한 책만큼 훌륭한 스승이 또 어디 있으랴. 모든 좋은 책은 반드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 나는 이 ‘사제열전’이 우리 모두를 누군가의 제자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제자란 무엇인가.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창조적 주체가 아니었던가. 그리하여 누군가의 스승으로 재탄생하는 주체가 아니었던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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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마음
- 야생의 식물에 눈길을 보내는 산책자의 일기
고진하
(지은이),
고은비
(그림) |
디플롯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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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권의 단행본’이 아니다. 식물도감에서부터 약용식물 사전, 요리 백과, 꽃말 사전은 물론 시, 우화, 전설, 서평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책이 들어 있다. 책 읽기 좋아하는 이들 앞에 차려진 난데없는 ‘잔칫상’이다. 그럼에도 여러 권의 책을 감싸 안는 ‘책 속의 책’이 있으니 그것은 하늘과 땅, 인간과 뭇 생명의 상호연관성에 주목하는 심오한 생태 감수성이다. 관계를 재발견하는 시인, 겸허한 목회자, 그리고 땅에 뿌리박은 사람으로서 야생과 눈높이를 맞추며 빚어낸 생명 예찬이 도시적 삶에 안주하는 우리의 심사를 복잡하게 만든다. 반갑고, 그립고, 기쁘고, 부끄럽고, 부럽고, 뉘우치고, 안타깝고… 나는 이 책이 촉발하는 ‘불편한 마음’에서 내일로 가는 길을 찾으려 한다. 이 책의 어떤 대목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그 무엇을 건드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리하여 이런 삶은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깨달음에 이른다면 그것이 바로 ‘생태 영성’의 새싹일 테다. ‘밥이 하늘’이라는 생태 영성은 초월적 관념이 아니다.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밥상을 보자. 이 음식들이 대체 어디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물어보자. 자문자답을 서너 차례 이어간다면 ‘내 몸 또한 우주’라는 세계감(世界感)을 붙잡을 수 있을 테고, 그때 그 순간부터 우리는 ‘다른 미래’를 꿈꾸기 시작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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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자들
ㅣ
동물시편 2
최계선
(지은이) |
강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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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시작되었다. 인류세의 개막이 어쩌면 끝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기후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번 끝이 그야말로 ‘마지막 끝’이 될지 모른다. 끝이 끝나기 전에, 끝이 끝이 되지 않도록 새로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_이문재(시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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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버드
ㅣ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이야기 1
박기영
(지은이) |
교유서가
| 2021년 6월
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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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드물게 몸 전체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자신이 겪은 바를 글로 토해내고 때로는 영상으로 풀어낸다. 시집 『맹산식당 옻순비빔밥』이 그랬고, 현각의 〈만행〉이 그랬다. 이번에는 그가 캐나다에서 온몸으로 쓴 우화를 들고 왔다. 새의 눈과 입을 빌린 이 우화는 우리 인간의 오랜 멍에인 무지, 불합리, 모순, 탐욕, 폭력 등을 예리하게 해부한다. 수백 년 전 하늘에서 사라진 ‘빅버드’는 인간의 탄생을 주관한 신화 속의 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토템폴 맨 위에 빅버드를 올려놓고 모든 생명의 안녕을 기원한다. 이 새로운 ‘조(오)감도’가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지혜를 일깨우리라 기대한다. 우리 안의 오래된 지혜가 은혜로 승화될 때, 그리하여 우리가 새와 대화할 수 있게 될 때, 그때 우리가 바라 마지않는 ‘진정한 인류세’가 도래할 것이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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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악의 평범성
ㅣ
창비시선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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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하
(지은이)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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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시집이 시인의 끝이다. 샤먼이다. 시여, 여기서 다시 시작이다.
11.
미리보기
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은이)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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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기자는 길게 질문했고, 저자는 짧게 답했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단정한 얼굴이 ‘책 속에 다 있는데 뭘 그리 캐묻느냐’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의 글들은 글쓰기란 자기 기억과의 대화라는 문학 개론을 새삼 일깨운다. 자신의 삶과 오래된 책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성찰하는 이씨의 에세이는 윤리적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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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을 글로 쓰면 좋겠습니다
- 마음의 빛을 찾아가는 77가지 심리 치유
박정혜
(지은이) |
오도스(odo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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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가지나 되는 마음 처방전은 당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한결 평온한 삶으로 안내해줄 것입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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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유화
고정기
(지은이) |
해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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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에서 가장 강력한 시어(詩語)는 명사나 동사가 아니다. 문장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화자의 행위와 감정, 의미가 현재 시제로 살아 있다. 하지만 내 눈길을 오래 붙잡은 것은 시 말미에 박혀 있는 날짜와 지명이다. “1951. 4. 30. 원주를 지나며”와 같은 표기가 본문 못지 않게 크고 무겁다.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0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십대 초반 문학청년이 전장 한복판에서 마주한 꽃은 아직 피어나지 않았다. 저 여린 꽃봉오리가 우리 안으로 들어와 만개할 때, 그때 휴전이 종전으로,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열매 맺을 것이다. 지금 여기는 여전히 진중(陣中). 70년 전 그때 그곳으로 가자. 가서 돌아오자. 돌아오면서 기어코 앞으로 나아가자.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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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는 모른다
ㅣ
푸른사상 시선 123
조규남
(지은이) |
푸른사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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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세계를 향해 열린 창(窓)”이란 말이 있다. 한 장의 ‘결정적 순간’이 세계가 미처 알지 못하던 세계를 세계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도 마찬가지다. 아니, 시는 사진이 발명되기 훨씬 이전부터 세계의 창이었다. 조규남 시의 여러 창 가운데 가장 큰 창은 생명과 연관된 이미지다. 색깔로는 푸른색이고 운동으로는 솟구침이며 시공간적으로는 고생대와 지구 전체까지 아우른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은 근원에 대한 상상력과 만나 시의 스케일을 부풀리고 ‘땅의 기억’은 도시적 삶에 녹아들어 시의 현재성을 돌올하게 한다. 눈부심 속에서 어둠을 찾아내는 시인의 시력이 나날이 밝아져 ‘눈길이 오가는’ 창이 ‘사람이 드나드는’ 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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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깨물다
ㅣ
시작시인선 293
이원규
(지은이) |
천년의시작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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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규 시인의 족적을 돌아보면 한반도 남쪽이 다 자기 영토다. 낙동강 줄기를 두 번, 지리산 둘레를 세 번 걸었다. 4대강 순례와 1년간 탁발 순례, 새만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 지리산에서 임진각까지 오체투지를 함께했다. 가히 ‘걷기의 제왕’이다. 그는 요즘 밤하늘의 별과 지상의 나무가 한 프레임에 들어가는 ‘별나무’ 시리즈에 집중하고 있다. 야생화보다 훨씬 까다롭다. 반경 40㎞ 이내에 도시가 없어야 한다. 달이 뜨거나 날이 흐리면 1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 한 나무를 3년 이상 지켜봐야 겨우 한 컷이 나온다. 이 시인은 시인이자 ‘천생 사진가’가 될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전국을 걸으며 장소 헌팅을 해놓은 데다, 모터사이클로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기동력이 있다. 게다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50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한 그가 한층 미더워 보였다. 그의 시와 사진은 우리에게 축복이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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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건의 엄지장갑 이야기
- 아직도 벙어리장갑이라 부르세요?
원종건
(지은이)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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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바꾸면 삶이 바뀌고 이야기를 바꾸면 사회가 바뀐다. ‘벙어리’를 ‘엄지’로 바꾸는 과정이 곧 1인 혁명이자 사회 혁신이다. 우리에겐 바꿔야 할 말과 이야기가 너무 많다. ‘감사와 겸손’의 위력을 증명하는 이 책이 곳곳에서 ‘설리번’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책 속의 설리번에게 너무 미안하고, 앞으로 나올 설리번들에게는 미리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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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눈송이
ㅣ
봄날의책 세계시인선 2
사이토 마리코
(지은이) |
봄날의책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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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마리코의 시집은 한국문학이 외국인에게 처음으로 발급한 ‘비자’다. 모국어는 우리만의 것이라며 모국어의 가장 안쪽에서 그 결과 무늬를 다듬어온 한국 시인들에게 그의 ‘입국’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그녀의 시집은 경계에 선 자가 바라본 한국과 한국인이다. 동해도 아니고 일본해도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의 바다를 바라보려고 하는 ‘무국적’의 시각이다. ‘문의 입장은 중립적이다’라고 그녀가 썼듯이, 출구도 아니고 입구도 아닌 문과 같은 자리, 즉 ‘사이(間)’에 시인은 서 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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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주올레
-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올레
(엮은이) |
북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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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라는 말이 있다. 올레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사람이 만든 길보다 길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라는 생각을 했다. 서명숙이라는 한 사람은 올레 길을 만들었다. 그 길은 ‘사람이 두 발로 걷는 길, 집과 마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거듭났다. 길 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여러 겹이다. 우선 자기 자신과 만난다. 길 위에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는 타인과의 만남으로 확대된다. 헤어질 뻔했던 연인이 다시 결합하고, 가족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다. 풀 한 포기, 바람 한 줄기, 햇볕 한 줌이 다시 보인다. 땅 끝과 바다의 시작이, 별똥별의 맨 앞이 다 다시 보인다. 잠들어 있던, 아니 빼앗겼던 감수성을 길이 되살려준다. 다시 살아난 감수성이 인간을 넘어 지구와 우주를 다시 만나게 한다. 지금 당신이, 그리고 이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한다면 - 그 답을 찾는 과정은 ‘걷기’에서 시작할 것이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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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은이)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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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글은 위험하다. 폭발물이기 때문이다. 이 폭발물은 독자의 눈길이 가 닿는 순간, 째깍째깍 초침이 돌아간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아직 실밥을 뽑지 않은 환자, 만삭의 임산부, 조증 상태의 우울증 환자,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들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다시 수술을 해야 하거나 시험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독자들은 그토록 부상?재채기처럼 연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웃음 말이다?을 당하면서도 책을 덮지 않는다. 웃음 폭탄 세례를 받을 때마다 나와 너, 이웃과 세상이 전혀 새롭게 보이기 때문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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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지옥일 때
이명수
(지은이),
고원태
(그림)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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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거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 속에서 자기 모습과 마주칠 때가 잦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말을 바꿔야겠다. 심리기획자 이명수가 가려 뽑은 시가 거울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그에게 시는 거울이 아니라 내시경이다. 마음 안쪽 깊숙한 곳을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때로 X-레이처럼 감정의 골격까지 투시하는 마음 전문가의 코멘트와 에세이가 시의 역할을 새로 부여해 준다. 시가 ‘부작용이 전혀 없는 치유제’로 거듭난다. 시를 복용하자. 억울할 때, 배신당했을 때, 외로울 때, 주눅 들 때, 시를 마시자. 우울할 때, 화가 날 때, 무시당했을 때, 내가 나인 것이 견딜 수 없을 때, 그럴 때 시를 꼭꼭 씹어 먹자. 그러면 마음의 지옥이 24시 편의점으로, 아니 언제나 돌아가 안기고 싶은 엄마 품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듯, 누구에게나 엄마 같은 시가 필요하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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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핑퐁
ㅣ
파란시선 9
고찬규
(지은이) |
파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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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사내가 있다. 고장 난 사내가 홀로 앉아 있다가 해바라기로 변한다. 온몸이 눈동자가 된다. 사내의 변신은 다채롭다. 거미, 얼룩말, 나비, 꽃, 겨울 강, 독거노인, 아이, 김 과장…… 사내가 고장 나지 않았다면, 사내의 탈바꿈은 어색하고 억지스러웠을 것이다. 그렇다. 시인은 고장 난 사람이다. 세상보다 먼저 고장 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더 심각하게 고장 난다. 하지만 시인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땅에 넘어진 자, 오직 그 땅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것처럼, 시인은 고장 난 세계의 한가운데에서 진흙투성이가 되어 일어선다. 기어코 일어나 눈동자가 된 온몸을 부릅뜬다. 시인은 고장과 함께 살면서 고장을 완성하려 한다. 고찬규의 이번 시집이 시와 시 쓰기에 대한, 시인으로 살기에 대한 자의식으로 가득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내일이 오기는 올 것인가”('작가, 내일을 여는')라는 시인의 냉소가 “직선도 잇다 보면 곡선이 되는가”('거미')라는 성찰과 이어지면서 여러 개의 동심원을 그려 낸다. 저 원들을 저마다 하나의 원이게 하는 중심이 온전한 삶과 사회, 즉 시인이 바라마지 않는 미래일 것이다. 시장 전체주의의 노예가 된 ‘진짜 고장 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지금과는 다른 미래 말이다. 그래서 힘이 있는 시집이다. 수식과 비유에 기대지 않고 대상과 직통하는 시편들. 거미처럼 자기 자신을 거꾸로 매달고 “단 한 줄로 말”('거미')하는 시인의 결기가, 우리가 놓쳐 버린 시의 위의(威儀)를 뒤돌아보게 한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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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여가수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37
장시우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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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우리가 무심했다. ‘소리의 안부’를 묻지 않았다. 우리 마음―자아가 소란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몸―자아가 너무 시끄럽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가 침묵, 고요, 적막을 추방한 지 오래다. 돌이켜보면 침묵은 인간의 일이고, 고요와 적막은 인간을 둘러싼 소리의 정지, 풍경의 묵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장시우의 시는 침묵을 자연의 스케일로 번역,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몸속의 고요’를 응시하고, ‘고요의 눈물’을 경청하는 능력이야말로 우리가 기필코 되찾아야 할 근본 감성이다. 눈[目]의 시대에서 귀[耳]의 시대로! 이것이 문명 전환의 핵심이다. 그래서 시가 이렇게 한 발 앞서나가는 것이다. 눈을 감고, 두 귀를 열자. 지금과 다른 미래가 거기 있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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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살리는 건강처방전
- 내 안의 의사를 깨우는 마을주치의들의 건강 길찾기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의사 34인
(지은이)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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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쓴 글 같지 않다. 내게는 ‘미래에서 온 예언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읽힌다. 그런데 마을주치의라니. 마을이 없는데…. 아하, 그렇지! 마을에 주치의가 있어야 마을이 생긴다. ‘진짜 의사’가 있어야 마음이 살아난다. 우리가 학수고대하는 마을이란 무엇인가. 마음들이 모여 사는 곳 아닌가. 질병과 건강뿐 아니라 삶과 사회, 문명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귀한 책이다. 이 책이 지금과 다른 미래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급속도로 ‘전염’되었으면 한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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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산식당 옻순비빔밥
ㅣ
모악시인선 2
박기영
(지은이) |
모악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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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서럽고 외롭고 그립고 안타까운 레시피를 가만히 앉아서 읽어낼 수가 없다. 식재료의 산지와 채집 방법이 떠오르고 조리법은 물론 밥상에 둘러앉은 얼굴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무엇보다 저 밥상에 분단, 실향, 타향, 망향이 녹아들어 있어서 양반다리를 하고 받아들 수가 없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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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은이) |
무소의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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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은 일상 언어들을 사용해 신비한 세계를 빚어 낸다. 바로 이 점이 그의 시의 중요한 미덕이다. 낯익음 속에 감춰져 있는 낯설음의 세계를 발견해 내는 것이 시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그의 시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그의 시의 또 다른 미덕은 탁월한 낭송시라는 것이다. 나는 간혹 그가 전화로 읽어 주는 시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읽어 준 시”에 반해 훗날 눈으로 읽었더니 그 감동이 반감돼 실망한 경우도 있었다. 소리 내어 읽을 수 없는 시들이 양산되는 이즈음 그의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는 시들은 감동적이다. 시는 활자에 갇혀 있는 것을 싫어한다. 시가 노래라는 숙명을 거부한 시들의 생명력을 나는 길게 보지 않는다. 그의 시들은 소리 내어 읽는 동안 독자의 온몸으로 스며든다. 그의 시에 대한 설명은 오히려 불필요한지도 모른다. 좋은 물에 대한 정의는 무색과 무취, 무미로도 충분하다. 나는 그의 시를 설명하는 대신에 ‘좋은 물 마시듯 이 시들을 입에 넣고 중얼거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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