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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노춘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3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함양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1월 <너는 아직 있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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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녀를 산책자라고 부르자. 해변을 걸으면서 “조개껍데기의 상처”(「협재」)를 줍는 사람. 밤의 길 위에서 “고요히 끓고 있는 어둠”(「오래된 악서」)과 “뒷모습에 실패한 나무들”(「뒷모습의 세계」)을 만나고, “갸륵한 손뼉을 치”(「라 폴리아」)는 문장들의 소리를 듣는 사람.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숲으로 가는 놀이”(「불가능한 실비아」)를 떠나는 사람, 사냥개에게 얼굴을 뜯기게 될지라도 끝내 매일의 미행을 떠날 사람. 그리고 어찌할 수 없이 그녀를 히치하이커라고 부르자. 비밀들의 우연한 기습을 예감하며 “유폐된 주소만 찾아 떠나는”(「그림자 몰이」) 사람. 어떤 응답도 없이 “진통제를 토해 놓는 밤”(「프리다와 사슴」)이 지나가 버리더라도, “동공에 맺힌 서로의 폭풍을 마주”(「저물녘의 일」)하는 시간을 향하여 다시 몸을 일으키는 사람. “시력을 잃으면 노래”(「레몬 중독자」)가 올 것이라며, 밤의 눈보라 속으로 “별을 몰고 유유히 체크아웃”(「미미」)하는 사람. 그녀는 길들지 않는 세계 속에서 “깨진 진공관 앰프처럼”(「산책의 조건」) 불안하면서도, 끝내 “빗물에 씻긴 돌의 표정”(「폭풍 속으로」)으로 빈 들판의 폭풍 앞에 서 있을 사람. 그녀를 고요한 생존자라고 부르자. 그녀가 걸어온 길의 이곳과 저곳에서 소리 없는 비명과 무표정한 아름다움이 얼음처럼 반짝인다. 그곳이 지옥이라 한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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