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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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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나는 종이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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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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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도둑
신삼숙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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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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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숙작가는 노력파다. 1987년 월간문학 수필로 당선했으니 박완서의 40대보다 20년은 더 후발주자다, 늦다싶은 나이에 수필가로 등단을 했지만 정신연령은 10대소녀다. 늘 책을 읽고 미술전시를 다니고 강좌를 열심히 찾아다니며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공부로 메꿔나간다. 그의 꿈을 아래 글에서 엿본다. 우리는 모두 반짝이는 별인 셈이다. 내 별도 언제나 빛나고 있는데 나 자신만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별도 일정한 빛을 내는 별이 있고 불규칙하게 가물거리는 별이 있고 틀림없는 주기로 반짝이는 별이 있다 한다.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몰라도 반짝이는 것은 맞지 싶다. 나는 내가 별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나에게는 빛이 없다고 앞으로도 빛날 수 없을 거라 자신이 없었다. 내가 별이 될 수 있다고 알려준 것은 문학이었다. 글쓰기는 삶을 부풀려 주었다. 너도 반짝일 수 있다고 꿈을 주었다.-문학이란 별을 길어올리고 싶다- 신삼숙수필가에게 대기만성형의 성취가 있기를 기도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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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세계 여행
ㅣ
한국수필 수필선 29
김명중
(지은이) |
한국수필가협회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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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누군가 “고국을 떠나지 않은 사람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김명중 수필가는 활짝 열린 마음으로 여행지에서 서로 다른 문화적 다양성을 보듬고 수용하고 있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을 김명중 수필가의 여행기에서 확신한다. 여행지의 정보와 그에 걸맞은 감상이 섬세하게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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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편지
권봄
(지은이) |
소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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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권봄작가! 단발머리에 피부는 하얗고 청쟈켓과 청바지로 한 벌을 갖춰 입었다. 여름철 잘익은 백도가 연상되는 그녀는 한번도 빠지지않고 수업에 열중이었다. 백도는 얼마나 귀한가.분홍빛도는 흰 살집에 농후한 단맛이 최고의 과일이지만 관리도 힘들고 보관이 어려워서 최고급 매장에만 조금 나온다. 귀해보이는 것들은 언제나 정성이 필요하고 마음을 다해야 유지가 된다. 권봄작가는 궁금한 것도 많고 적극성도 보였는데 잘못 만지면 바로 상처입는 복숭아처럼 여리고 예민한 면도 있었다. 權家의 반골기질 그 순수한 듯 우직한 면과 농후한 감수성이 버무려진 권봄작가. 즐겁게 야외수업도 하고 정지역에서 카페를 하는 최기인소설가(ㅤㄸㅗㅁ방각하 원작자)를 찾아가 좋은 말씀도 들으며 한정식으로 점심대접을 하기도 했다. 2008년 여름날인가. 갑작스런 나의 송파구청 홍보전략팀 단기 합류로 수업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학기 중간이라 도서관도 놀랐고 회원들도 충격이었다. 하지만 권봄이 누군가. 한 번 꽂히면 끝까지 물고 끝을 보는 성격이다. 권봄은 남아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회원중심으로 팀을 짜고 일주일에 한 번 나의 퇴근 길에. 맞춰 분당지역에서 수필수업을 강행했다. 그리고 권봄의 노력으로 그들은 2009년 모두 수필가가 되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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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아이들의 푸른 꿈
전선재
(지은이) |
소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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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재 첫 수필집 《강 건너 아이들의 푸른 꿈》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전선재수필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실하면서 한번 시작하면 포기를 모르는 강한 집중력으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수필가로 등단하고 3년도 안 돼 책을 발간하는 것만 봐도 엄청난 능력자임을 확인하게 된다. 작품쓰기를 위한 언어의 담금질이 칼을 벼리는 마음이었으리라. 하나의 언어가 사라지는 것은 루브르박물관이 폭격을 당하는 것과 같다고 MIT 언어학자 켄헤일이 말했다. 작가들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자신의 문장을 위해 단련해야 한다. 전선재 수필가는 육사출신답게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퇴직 후에도 15년간 쉬지않고 일을 찾아 움직였다. 그런 사소한 습관의 힘 때문인가. 생활태도는 어디에 세워도 만점이다. 군지휘관을 했으니 관찰력이 뛰어나고 리더십도 훌륭하다. 취미활동도 직업을 삼을정도로 파고든다. 그림은 이미 화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고 요리사 자격증에 운동은 만능이다. 문필가에 뜻을 두고 등단하여 책을 내게 되면서 간추린 60편의 작품은 다양하다. 어린 시절부터 중고등학교 생활과 대학입학시험 .군생활 .가족.,취미 등은 스토리를 따라 재미와 감동을 준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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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캐리어 커버 (여행 분야 포함 국내도서 3만원 이상)
떠남 2
ㅣ
떠남 2
전수림
(지은이) |
소후
| 2023년 9월
19,000
원 →
17,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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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림 수필가는 2013년 10월 여행기 《떠남Ⅰ》 출간 이후 2023년 가을, 다시 《떠남Ⅱ》를 출간한다. 여행Travel 끝에 여행수필집을 내고 다시 완성도 높은 책을 펴내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세계를 누비는 열정은 남다르다. 작가는 《떠남Ⅰ》에서 자신이 하는 여행을 ‘노루 꼬리만 한 여유’라고 이름 지었지만, 꼭 긴 시간을 할애하고 많은 돈을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마음으로 떠나는 일과 준비하느라 설레고 다녀온 후에 다시 사진을 챙기며 만끽하는 맛이 진짜 여행자의 모습이다. 언젠가부터 전수림 작가가 떠나는 일에 끼어들어 같이 움직일 때마다 여행작가의 천부적 자질을 그에게서 느낀다. 어느 나라를 가든 음식 타박하지 않고 열심히 먹고 건강을 챙기면서 현지 곳곳을 빠짐없이 충실하게 촬영한다. 하루 일정을 마치면 잠을 줄여가면서도 가지고 간 노트북에 사진을 정리하는 프로정신을 보인다, 스페인 오비에도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행가 동상이 가방과 우산을 옆에 둔 모습으로 서 있다. 전수림 작가의 동상도 어딘가에 세워지기를 기도한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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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아홉 살 그 아이
반화자
(지은이) |
소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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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화자 제 1작품집 《아홉 살 그 아이 》
자신을 사랑 할 줄 아는 반화자수필가에게는 특별한 에너지가 있다.그래서일까 그를 볼 때마다 생동감이 넘치는 것을 느낀다. 또한 그의 글을 읽다보면 여리고도 따뜻한 감성에 끌려들어가면서 맞장구를 치고 만다. 반화자의 작품 40편에는 그리움. 죄책감. 모성애 등이 삼중 사중의 구조로 덧씌워져 있다. 친어머니를 향한 절절함과 속마음으로 내쳤던 새어머니를 이해하고 응어리를 풀어가는 과정,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미안함을 고백하는 글을 쓰며 자신이 누구인지 돌아본다. 문장은 간결하고 표현은 뒤틀리지 않아 빠른 리듬감의 음악처럼 경쾌하다. 반화자수필가의 글 속에서 크게 다가오는 첫번 째 느낌은 인생 전체를 지배해 온 상실감이다. 아홉 살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빈 자리의 부족감은 무엇을 해도 메꿔지지 않는다. 할머니와 고모의 훌륭한 보살핌을 받고 새어머니가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만성통증처럼 때때로 솟는 아픔 때문이다. 살아갈수록 어머니의 자리가 더 크게 인식되는 순간은 어쩔 수 없다. 두 번째는 죄책감이다. 아버지의 헌신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며 외면하다가 뒤늦게 깨달은 부정을 애틋하게 표현하고 있다. 7명의 자식을 키우면서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대학까지 교육시키느라 몸이 부서져라 살아낸 아버지는 초인적 인간의 전형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런 아버지의 사랑이 재혼에 가려진 채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대체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에 목말라하며 늘 거리를 두었던 자식들이다. 아버지 또한 알면서도 효심을 강요하지 않고 오롯이 감내했으니 한 시대 초상이라 말해야겠다. 세 번째는 자기 안에 웅크린 한 아이를 위해 스스로 부모노릇 하는 반화자수필가의 삶을 향한 에너지다. 긍정의 의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되어도 해결되지않는 아이와 살고 있다. 다만 어른답지않나 하는 자각으로 욕구를 무시하거나 자기 안에 살고 있는 그 아이를 살아가는 일에 매달려 잊고 지내는 것 뿐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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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빛. 사랑
정찬경
(지은이) |
소후
| 2023년 7월
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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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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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경 수필가의 작품 50편을 읽어가다 보면 독자는 마치 1급수에 살고 있는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의 맑은 영혼을 들여다보는 듯 일상은 투명하고 마음도 여리다. 가족 관련 글과 의사로서의 고뇌를 적은 수필, 신앙심을 지키고 있는 기도의 시간에서 독자는 점점 동화된다. 무슨 일을 하든 시간 지키는 일에 철저한 정찬경 수필가는 독서하며 글쓰는 수필가로 1인 5역쯤을 거뜬히 해낸다. 맡은 일을 신들린 듯 해내니 음식으로 비유하면 영양가 높은 삶이다. 팀 페리스도 아침일기쓰기의 중요함을 밝히면서 10분의 시간이지만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지를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말하고 있다. 의사들은 시간을 쪼개 쓴다는 말이 맞을 만큼 규칙을 갖고 움직인다. 시간을 쓸수록 시간이 늘어나는 마술지팡이라도 가진 듯하다. 늘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사소한 것까지 자기 훈련을 하는 그에게서 만권의 책을 쌓은 듯한 채석강의 단층을 떠올린다. 두 번째 수필집 《눈. 빛. 사랑》은 첫 번째 수필집에서 보였던 수술전문 안과의사로서의 책임감과 이로 인해서 일어나는 강박증이 많이 부드러워진 것을 느끼게 한다. 그만큼 단련되었고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었다고 판단한다. 늘 기도하는 신앙인이어서 일까. 의사들은 일단 필력이 좋은 편이다. 공부로 쌓은 책상지킴이가 두뇌까지 명석하고 의사들은 예리하다. 그리고 사람을 많이 대하니 관찰력도 좋다. 누군가 작가적 재능을 물어왔는데 글쓰기 실력도 엉덩이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많이 상대하면서 얻은 경험이나 이야깃거리 등이 쌓여있는, 책 쓰기에 유리한 직업군들에 의사, 변호사, 상담사 등이 있다.
8.
크게보기
무심한 듯 따뜻한
- 예술인의 식탁을넘나드는 이야기
송복련
(지은이) |
소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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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쓴 글이 당신이다’라고 누군가 말했다.자신의ㅡ생각이 글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송복련 수필가는 교직은 은퇴하고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제 2의 인생을 준비했다.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배우고 글을 쓰며 자기훈련을 했다. 그만큼 결실도 많아 몇 권의 책을 내고 문학상도 받았는데 여기에 만족하지않고 다시 다른 주제의 글을 찾아 글감을 모으고 생각을 담아 특별한 디저트의 세계와 음식관련글을 만들었다. 모두 발로 뛴 흔적과 걸맞는 내공이 엿보인다. 송복련수필가는 다독가이며 수필강의도 했고 리더스에세이 수필전문지에 예술인의 식탁 주제로 연재도 해왔다.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기대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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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죽음보다 깊은 생
신삼숙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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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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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숙 수필가는 다독가이다. 인문학 중심의 꾸준한 독서활동을 통해 사고력을 다지고 글쓰기의 터를 굳히고 있다. 문장은 솔직 담백하여 흡인력이 있고 내면세계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SNS시대 적합한 수필작품이라 여긴다. 몇 년전 부터 유튜버가 초등생이 갖고싶은 직업 1순위였을 만큼 개인의 영상제작이 넘쳐나는 시대, 문장은 핵심만 간결하게 다루는 헤밍웨이식의 '빙산의 일각기법'이 대세라고 본다. 《모자 죽음보다 깊은 생 生》 은 이런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권남희 수필가( 사.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장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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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의 중력
김영곤
(지은이) |
소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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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노동을 신성하다 했다면 권태스러운 일상, 그 반작용의 언어놀이였을 것이다. 김영곤 수필가는 ,택배 물류센터에서 계약직과 일일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코로나 19가 몰아넣은 혼란의 상황을 '빛을 먹어치우는 블랙홀 상자에 빨려들어간 기분이었고 실존적 위기에 내몰렸다.'고 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노동 현장의 비인간화를 들여다보면서 김영곤 시인· 수필가는 개인의 존재는 사회의 얼굴이고 국가의 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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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초대하다
조경숙
(지은이) |
소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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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脫彼彼로 변신한 조경숙 수필가
-조경숙 에세이 ≪나를 초대하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뱀이 제철에 껍질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고 하면서 작가도 마찬가지라 했다, 작가생활은 뱀처럼 정기적으로 껍질벗기를 통해서 영속성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글을 쓰다보면 무의식 속에 가라앉은 고정관념이나 억압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이 수 십 년 넘게 집단 교육을 받다보면 독립적인 사고를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저 끊임없이 수시로 탈피하는 노력을 하는 게 우선이다. 조경숙 수필가는 엄청난 에너지의 소유자이면서 성실함과 건전한 정신, 소소하고 깜찍한 위트까지 겸비한 재능가다. 자신이 맡은 일은 괴력을 발휘해서라도 해내는 정신력을 갖고 있다. 아무리 숙제라고 하지만 수 년 동안 매주 수필 한 편씩을 써 온 일도 그렇고 매 학기 소개한 10종류의 독서목록에서 고른 한 권당 600페이지가 넘는 두 권짜리 페터 비에리 Peter Bierl의 《구별짓기》를 모두 읽고 원고지 수 십 장의 독후감을 써 와서 발표한 사건이었다. 회원들 모두 놀라고 그 치열성에 감동을 받아 할 말을 잃었었다. 처음 수필을 발표했던 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교장직분까지 마친 엘리트답게 관념어가 많은 큰 그림의 잘 포장된 글을 써 왔다.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엿볼 수 있어 좋았지만 문학성을 얻기 위해서는 껍질 벗고 깔딱 고개를 수 십 번 쯤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학벌 좋은 사람들, 고위 공직자, 전문직 인텔리들과 문학글로의 입문을 씨름하다가 지쳐있던 나는 빨리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적응하기를 기다리기에는 그들의 성이 너무 견고하고 높았다. 무너뜨리며 충격요법을 쓰기로 한 나는 큰 바늘로 조경숙 수필가의 급소를 건드렸다. 경험으로 볼 때 자부심과 자존심으로 뭉친 엘리트들은 이쯤에서 도중하차 하고 껍질 안에 갇혀 죽거나 지적인 글을 쓴다는 저항정신으로 문학 글을 거부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너무나도 고맙게 조경숙 수필가는 빨리 그 누구보다도 문학동네로 쳐들어와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년퇴직을 했다. 퇴직한 낯설음을 그날로 바로 날려 보냈다. … 일 년은 휴일답게 ,바쁘기는 여전했지만 ……꿀맛이었고 잘 놀았다.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갑자기 글쓰기 배움터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일도 보통이 아니었다. … 기초가 부족했던 나는 글짓기 작업에 남들보다 몇 배나 더 매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의 시간 배당을 공휴일로 단단히 묶어 놓았다. -<반납한 공일>에서 노래 부르면서 질퍽하게 노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정작 작가는 노래 한 곡 부르지 못하는 능력을 타고 났기에 오로지 침대를 서재로 꾸며놓고 먹고 마시며 저녁이면 별과 달도 내다보는 그곳에서 독서하며 글을 쓴다. <고흐의 방> 그림도 걸어두어 꿈꾸는 놀이터라 했지만 중세 유럽 귀족들도 침대에서 식사는 물론 손님맞이까지 하며 문화생활을 향유하던 시대가 있었다. 탁자까지 곁들인 침대서재는 귀족스러운 취향이라 하겠다. 나의 결혼 생활 중 가장 큰 복은 아내의 특별한 영역에 대해서 확실한 금을 그어 놓고 살기로 작정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남편도 자신의 하는 일에 절대 간섭 못하도록 한다. 훔볼트의「자유론」에 의하면 타인의 행복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의 행복을 자신의 뜻대로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 하고 있다. 부부간에 공유할 부분은 충분히 지키면서 서로의 일을 존중한다면 상대방의 행복을 빼앗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꿈꾸는 자유>에서 사회인으로 자신의 일을 충분히 해냈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정신적으로 독립한 조겅숙 수필가는 성공한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의 전형이다. 그만큼 자존감도 높아 무엇을 해도 떳떳하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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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시선
ㅣ
한국수필 수필선 17
송복련
(지은이) |
한국수필가협회출판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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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련 수필가는 등단 15년 차인데도 수필 앞에서 진지하고 겸손하면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글쓰기는 어떤 식으로라도 몸을 움직여야 살아있는 글이 되기에 독서뿐 아니라 여행하고 문학관, 전시장 등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감각을 단련하고 있다. 끈질긴 관찰력으로 사유는 깊어지고 단단한 문장력으로 작가의 세계를 이루었다. 국어교사로 오랫동안 재직하다가 수필가로서도 월간 『수필과 비평』에 등단하고 다시 월간 『한국수필』로도 등단을 하였지만 프로작가로서 야망을 버리지 않고 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형이라는 것을 느낀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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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오늘처럼
ㅣ
한국수필 수필선 16
윤중일
(지은이) |
한국수필가협회출판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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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일 수필가는 이미 사진을 취미로 한 지 40년을 넘은 원로예술가이다. 그의 사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놀랍기만 하다. 그는 70년대 초반 기와집 반 채 값을 주고 카메라를 선뜻 사들여 세상을 누볐다. 렌즈에 한국의 사계절과 해외 명소들의 풍경을 담느라 머리는 희어졌지만 이제 멀리서 봐도 예술가의 아우라가 풍겨 나온다. 하지만 그는 사진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답답함을 풀기 위해 펜을 들기 시작했다. 수필교실에 합류하여 공부하고 등단하여 동인활동을 한 세월도 10년이다. 윤중일 수필가의 달착지근하면서 구수한 문학적 근원을 따라가면 그의 정서에는 족히 수백 년은 넘었을 칡뿌리가 박혀있다. 그가 자랐던 고향의 자연과 그에 따른 사계절의 서정이 고스란히 그의 몸과 마음에 녹아 한겨울 산속 칡이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그가 문학을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는 결핍감이다. 청력장애를 안고 살았던 어머니를 향한 애틋함, 배움에 대한 완결적 갈망, 이상과 같은 사랑에 대한 동경이다. 결핍은 문학에서 가장 큰 원동력이다. 욕망이 없다면 인간은 무력감에 빠지고 만다. 때문에 적당한 부족감은 필수영양소처럼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고 본다. 100컷이 넘는 자신의 사진을 풍성하게 배치한 『그날도 오늘처럼』 작품집 출간과 후정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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