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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이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0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진천

최근작
2019년 1월 <시/몸의 향연>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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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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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 삶을 에두르고 있는 무수한 사물에서 가시적인 실체나 현존하는 사용 가치를 보거나 찾으려 하지 않는다. 도리어 저 사물들에 어떤 흔적처럼 남겨진 뭇 인간 군상의 구체적 실존의 감각, 나아가 저 실존적 시간의 깊이를 고스란히 되살려 생생하게 불타오르는 현재성으로 재구성하려 한다. 따라서 오정국의 시가 이른바 회감이란 말로 표상되는, 서정 장르의 예술적 특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진술은 지극히 타당한 것이겠지만, 그야말로 섬세하고 예리하게 그것의 정수를 꿰뚫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그것으로는 환원되지 않는 어떤 독특한 미감의 여울목, 곧 ‘아우라의 흔적’과 ‘흔적의 미학’을 동시에 불러오기 때문이리라.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3월 31일 출고 
지금-여기, 우리를 에워싼 “소리들”로 “우주” 삼라만상의 “생김새”를 받아 적으려는 저 “율파”의 움직임을 보라. 아니, “사람이 소리이고/소리가 사람이다”, “생명이/보고/듣고/만지고/느끼는 것/모두 가슴을 할딱거리는 숨꽃”에 깃든 원초적 생명의 권리장전을 온몸으로 느껴 보라. “살아감이 시나위./생명의 숨꽃, 시나위소리”일 수밖에 없을 “散詩”가 뿜어내는 空과 無明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라. 어쩌면 “허튼가락”의 “율파”가 흩뿌려 놓는 저 광대무변한 우주적 感應이야말로, “허상이었을까/헛된 거드름이었을까”라는 성찰의 시간을 읊조리도록 강제하는 존재의 불꽃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휘어진 하늘길 따라/삶은 존재를 굶주린 채/하루의 노동을 마감”하는 덧없고 덧없을 우리 모두의 삶의 무게를 일깨우는 것일 수밖에 없기에. 그리하여, 이 시집은 나날의 생활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우리의 몸과 살을, 소리와 색과 문양이 단 하나의 “리듬”으로 여울져 흐르는 웅숭깊은 존재의 신비로 이끌어 갈 것이리라. 황봉구의 “散調”, “허튼가락”이란 이미 있는 것들의 나눔과 가름과 붙박임을 빠짐없이 가로질러, 세상의 모든 것들과 더불어 울려 나는 감응의 확산력을 내뿜으면서 크로스오버의 과감한 자취로 번뜩인다. 아니,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무수한 소리와 색과 문양이 하나의 “리듬”을 타고 흐르는 공감각의 터전 위에서 일렁인다. 그리하여 다시, 이 시집이 불러오는 저 현란한 엇갈림의 “리듬”이야말로 횡단성의 휘황한 빛살로 드리워질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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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권 선생의 유고 시집『삶이라는 책』은 당신 생전의 마지막 시집『시냇달』을 출간하고 난 이후 2017년 11월 8일 영면하시기 전까지 집필하신 원고들을 묶어 출간한 것이다. 물론 2017년 6월 병세가 위독해져 다시 입원하신 것을 감안한다면, 여기 수록된 시편들은 그 시기까지의 작업에 해당될 것이다. 시집 맨 앞머리에 놓인 「히비스커스라는 꽃에 바친 일곱 편의 시와 오늘 하루의 노래」나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다섯 번의 변론 중 하나」 「내 스승은 비 맞고 살던 비였다」 같은 시편들에서 당신의 삶 전체를 정리한 듯 보이는 연대기적 서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맥락 역시 선생이 품을 수밖에 없었을 저 몸서리치는 죽음의 예감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삶이라는 책』은 선생의 유고 시집이기에, 1970년『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2017년 작고하시기까지 만 47년에 이르는 시작 활동 기간의 휘황한 정수들을 빠짐없이 거느리고 있는 결정판의 풍모를 드러낸다. 이는 단지 선생의 시 세계의 다양한 특질들이 드넓게 포진되어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에서 솟아난 예술적 영기(靈氣)들을 총총하게 흩날리면서 단단하게 응축된 미학적 짜임새와 그 첨예한 얼개들의 모서리를 벼랑 끝에 선 절정의 감각으로 벼려 내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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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 시인의 시적) 태도와 방법론은 시인의 몸과 감각적 삶을 둘러싸고 있는 현재적 상황과 조건의 결핍감에서 온다. 아니, 나날의 삶에 지긋지긋하게 달라붙는 제 삶의 결핍과 무의미와 퇴폐성을 뛰어넘어 한층 더 고양된 삶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간절한 초월의 욕망에서 온다. 그러나 시인은 이 욕망을 웅변조로 설파하기보다는, 도리어 제 삶의 터전을 둘러싸고 있는 너절하고 부조리한 생의 감각들을 돋을새김의 필법으로 적나라하게 소묘하는 길을 택한다. 어쩌면 시인은 저 천박하고 퇴폐적인 삶의 구렁텅이로 제 스스로를 송두리째 내던진 이후에야, 비로소 참된 자기 욕망의 벡터와 그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자인지도 모른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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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 “8평 반 지하에서 온몸으로 드리핑을 완성”(웃는 여자)하는, 또는 “마침 아기를 재우고 걸레를 빨던 삼양연립 201동 401호 은경 씨”(마침) 같은 사람, “이 직업의 미학은 참는 거야”라고 말하는 “말이 곧 직업인 그녀”(토한 자국)와 “독신자 아파트엔/아무도 혼자 살지 않는다”고 외쳐 대는, 그리하여 “당신은 애인 집에 얹혀살기도 하고/이혼한 엄마 남편과 밥을 먹기도 하고/작은방을 월세로 내놓기도”(풍림아파트 106동 407호) 하는 그/그녀를 보라. 저 인물 군상들의 박물지 위에서 서광일은 마치 어떤 사람에게 빙의된 것처럼, 아니, 바로 그 사람인 듯 ‘-되기’의 무대에서 파란만장한 생의 겹주름들을 혼신을 다해 연기한다. 아니, 그/그녀의 무수한 실존과 그 낱낱의 감정들을 이미 천연덕스럽게 살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은 또한 연극적 대사와 시적 고백의 현란한 엇갈림이 “수면의 파문처럼 겹쳐 떨리”(김현)면서 “나는 너다”(황지우)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전율스런 공명의 파토스를 우리의 명치끝으로 찌른다. 하기야 “우덜 같은 계약직. 요샌 뭐 계약직 말고는 당최 일자리가 없는 모양이등만”(고백이 필요해)에 주름진 저 비루하고 난폭한 실존의 고해성사 앞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마디마디에 매복된 정동의 뇌관들 앞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감당키 어려운 분노와 절망과 허무를 토로할 수 있을 뿐. 우리 모두가 겪어 내고 있을 무수한 노동 감정의 얼룩들과 그 신음과 절규와 비명들을 단단한 보석처럼 예리하게 벼려진 말들의 짜임새와 침묵의 그림자로 빚어내는 비범한 솜씨를 보라. 결국, 서광일은 그 말의 참된 의미에서 좋은 ‘시인-연기자’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그는 그 어떤 시인보다도 세계의 이지러진 진실을 함께 앓아 내려는 윤리학적 근본주의자이기에. 아니, 타인의 고통을 제 온몸으로 정화시키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시인-사제’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그리하여, 저 ‘시인-사제’로서의 서광일이 미칠 듯이 연출하는 대속(代贖)의 무대 위에서 제 온몸을 불사르며 휘황한 빛으로 치솟는 정동의 천재성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으로 거듭나는 가슴 벅찬 드라마를 우리는 함께 목도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덜 마른 채 달려와 내가 어느새 흠뻑 젖을까 봐”(세탁기를 돌렸더니 당신이 돌아왔네)라는 저 가공할 감염력의 파장에 깃든 어떤 운명처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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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숙자의 가슴팍 깊은 곳에는 두 가지 상반된 충동과 심리적 벡터가 가로지르고 있는 듯하다. 하나는 삶의 허무와 무의미를 바닥까지 들여다보면서도, 좀 더 고차원적인 앎과 삶에 순결하게 헌신하고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창안하려는 능동적 허무주의자의 벡터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신’ 또는 ‘운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어떤 절대적인 것에 대한 순응주의자의 면모이다. 이 두 가지 면모들 가운데서 후자가 보다 강력한 힘을 발산하게 될 때, 정숙자의 시는 샤머니즘에 가까운 접신술의 이미지들로 둘러싸일 뿐만 아니라, 우주 삼라만상의 그 모든 사물과 존재자들에게 생명과 영성이 깃들어 있다는 물활론(hylozoism)과 애니미즘(animism)의 형상과 무늬들이 촘촘하게 펼쳐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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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시의 고유한 예술적 윤곽이자 짜임새로 규정할 수 있을 잠재적 사건들의 현재적 형상화, 또는 아이온의 시간성에 뿌리박은 알레고리 이미지들은 시와 예술만이 일구어낼 수 있는 그 탁월성의 영역을 그가 깊게 신뢰하고 있는 데서 온다. 이는 시집 마디마디에 흩뿌려진 시인의 감각적 실존의 내력, 아니 그 시간의 깊이를 가로질러 지금-여기 우리들 몸 곁에서 팽팽한 탄력들로 휘감겨 오는, 그리하여 이미 지나가버린 감각의 파문을 생생한 에로스의 살갗처럼 활성화하려는 고고학적 사유와 이미지들을 통해 가장 명징하게 드러난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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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은 우리들 삶 곳곳에 들어박힌 상처와 고통과 폭력의 실상들을 정면으로 육박해 들어간다. 이른바 ‘실재의 윤리’라고 명명할 수 있을 그의 정직한 용기와 싸움은, 저 잔혹하고 황폐한 진실들을 ‘사태 그 자체로’ 고스란히 응시할 수 있는 생래적 체질에서 기원할 것이다. 그는 우리들이 마주칠 수 없었던, 아니 쳐다볼 수조차 없었던 인간의 심연에 드리운 무자비한 어둠을 대낮같이 밝은 공론성의 무대로 끌어올린다. 세계의 무수한 폭력들이 가하는 충격과 분노와 전율을 회피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일말의 주저도 없이 그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그렇다. 어쩌면 권성훈이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있는 저 숱한 정신 병리현상들과 그 사례들에 대한 치열한 천착과 탐구를 통해, 우리는 폭력과 그것에 필연코 수반될 수밖에 없을 ‘억압의 알갱이’들을 정화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치유의 감각과 방법을 터득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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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자의 시집 [고백하는 몸들]의 거죽에 새겨진 이미지들은 차분하게 절제된 감정과 더불어 둔중하게 가라앉은 적막의 분위기를 풍겨 내지만, 보이지 않는 뒷면에서 울려 나는 무서운 폭발력들을 숨겨 두고 있다. 시집 곳곳의 모서리들마다 소리 없이 주름진 날 선 실존의 메아리들은 바로 이 자리에서 은은한 색감으로 번져 나온다. 우리는 이 시집이 시와 문학과 예술을 꿈꾸는 그 모든 이들에게, 나아가 기성의 모든 시인들에게 제 자신의 두려운 진실들과 용맹하게 마주치도록 강제하는 하나의 촉매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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