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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호병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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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아직 멀었다 벌써 다 왔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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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조영행 시인 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처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서로 손잡는 놀라운 의미들의 연결 고리다. ‘고등어’와 ‘시’는 어떤 의미의 연결 고리도 없다. 그러나 시인은 ‘고등어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환치시킨다. 마찬가지로 ‘생선 토막’은 은유되어 ‘붉은 벽돌’로, 이는 다시 현실의 ‘붉은 벽돌집’이 되어 의미의 연결 고리를 생성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현상은 시집 전반에서 산견된다. 「닻근리에서」의 “늙은 호두나무”는 그리운 아버지를 표상하고 비유하며 쓸쓸하게 서 있다. 그러나 아버지뿐이 아니다. 이 나무는 “한 가계의 피고 짐”도, “계절이 드나든 적막”도, “이제 속울음조차 내놓을 수 없는” 닻근리의 사연까지 함께 담고 서 있다. 「비워지는 골목」에서도 고물상으로 가는 리어카 위에는 “덜그럭거리는 주방 집기들”도, “인생을 튀겨보겠다던” 튀김 기계도 함께 가고 있다. 더구나 “공과금 독촉장들”까지 같은 리어카 위에 날리고 있다. 서로 다른 사물들이 ‘파산’이란 하나의 의미를 공유하며 손잡고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염려 마시라. 조여진 모든 것은 “잘 맞물려 돌아”갈 것이다. 그리하여 “독창적 은유의 세계”에서 창출된 모든 시편들은 서로 손잡고 빛을 발할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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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출 글쓰기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어떤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를 인용하거나 변형시켜 서로 관련을 맺는 ‘상호텍스트성’은 현대시의 가장 핵심적인 지배소의 하나다. 흔히 ‘모자이크’에 비유되기도 하는 이 상호텍스트성은 시인의 많은 작품에서 서로 연계되고 있다. ‘모든 의미체계는 다양한 의미체계들의 전위傳位의 장’에 불과하다는 말은 염화출의 시편들을 정독하다 보면 아주 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 상호 텍스트성과 관련하여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시인이 작품에 구사하고 있는 ‘제주방언’이다. 이것도 일일이 거명하자면 한이 없다. 시인이 직접 주석을 달아 설명하고 있는 지역 방언들만 살펴보자. ‘모살밭’(「제주 가시리」)이라는 말은 ‘모래밭’을 말하는 제주방언이다. 마찬가지로 ‘따뜻하다’는 것을 가리키는 ‘맨도롱하다’(「이 봄밤의 향기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연못’을 뜻하는 ‘저거홀’(「고독한 러너」), ‘삼나무’를 가리키는 ‘쑥대낭’(「말씀의 사원」), ‘먼나무’를 말하는 ‘먹낭’(「먹낭」)과 같은 제주방언들이 작품들 속에 반짝이고 있다. 염화출의 시작품들은 모두가 시인 자신의 ‘직접적 경험’과 관련을 갖고 있다. 그 경험들은 어휘로 혹은 문장으로 다양하게 그 의미체계의 연관을 가지며 상호텍스트성으로 작품 간에 서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는 시인의 작품들을 독서하며 내내 제주의 바닷바람의 향내를 ‘즐기기도’ 했고 때로는 ‘견디기도’ 했다. 좋은 독서 기회였다. 계속되는 건필을 기대한다.
3.
시인은 마침내 “때론 어설픈 말보다 한 컷의 눈이 불립문자를 이룬다 해도.”라는 마지막 발화로 작품을 마감한다. ‘불립문자不立文字’는 도의 깨달음을 문자나 말로써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의 불가의 말이다. 그렇다. ‘한 컷의 눈’, 즉 하나의 이미지로 조감하여 보는 풍광이 ‘어설픈 말’보다는 오히려 감각적으로 더 잘 전달될 수 있다. 시는 끝이 났다. 우리는 이제 시인의 깊은 사유를 통하여 그가 추구하는 시세계를 인지하게 된다. 점도 선도 면도 모두 형상의 일부다. 그러나 각자의 프레임이 따라 그 형상은 달리 보이고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소녀가 개구리를 보고 “저만의 시니피에”를 발화하는 것과도 같다. 시인은 “좀처럼 승부를 내지 못하는” 자신의 시 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리고 ‘이미지’, 즉 심상에 방점을 찍는다. 인간의 경험은 우선적으로 오관을 통한 외부세계에 대한 ‘감각적 지각’이다. 그렇게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도록 자극하는 말이 곧 ‘심상’이다. 이는 시적 심상의 가장 큰 부분인 ‘비유’로, 더 나아가 ‘상징’으로 전개된다. 그리하여 시인은 공중을 나는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으로 이미지를 포착하여 “형상의 기호를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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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석 시집 『천변 왕버들』에는 세상에 대한 ‘진지한’ 때로는 ‘어리석은’ 질문으로 채워져 있다. ‘자신이 세상에 한 질문’도 있고 ‘세상이 자신에게 한 질문’도 있다.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발화다. 전병석의 “쉽고 단순”한 시 몇 편을 독서하며, ‘예술적 형상화’를 성취하기 위해 어떤 글쓰기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는지 소리, 역설, 심상, 비유, 상징 등 제반 문학적 장치를 살펴볼 수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시인이 원하는 “삶을 성찰하는 작은 기회”도 충분히 향수할 수 있었음이 확실한 것 같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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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음악성과 관련하여 이 작품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다. 부드럽고 즐거운 느낌이 드는 ‘ㄹ’음의 반복 효과다. 주어·목적어로 사용되는 명사를 일별해보자. ‘발가락’ ‘돌’ ‘물밑’ ‘물살’ ‘소리’ ‘물뱀’ ‘시침질’ ‘햇살’ ‘물잠자리’ ‘날개’ ‘바람’ ‘그을음’ ‘가을’ 등, 한결같이 ‘ㄹ’음이 견인되고 있는 모든 어휘들은 벌써 아름답게 반짝인다. 이 작품에서 색깔을 나타내는 유일한 형용사 ‘노란’ ‘푸른’도 역시 마찬가지다. 시인은 익숙하고 낯익은 조국의 가을 풍광을 맑고 깔끔하게 서경하고 있다. 초라한 너와집이 보이는 산촌풍경에서 연민의 감정이 어른거리지만 결코 압도하는 비애에 빠지게 하지는 않는다. ‘ㄹ’음은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다. 맑고 깨끗한 서정과 이 음의 반복은 아주 잘 어울리며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작품이 보여주는 의외의 아름다운 심상과 완벽에 가까운 음악성을 대하며 「물수제비」는 이번 시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작품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6.
박기섭 시집 『오동꽃을 보며』에서 화자는 “더딘 봄”을 안타까이 여기며 오동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기다리는 마음은 “오마지 않은 이를 기다려 본 이”는 알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에게서 “오동꽃까지는 나절가웃 길”이나 된다고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표출하고 있다. 그렇다. 봄꽃들이 다 펴도 오동은 더디기만 하다. 예부터 오동은 딸이 시집갈 때 혼수가 되는 장롱 재료로 썼다. 하면 오동은 ‘사랑의 완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매년 오동꽃은 피고 진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랑이 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제 꽃을 스스로 떨구고 마는 오동처럼 허무하게 지고 마는가. 그런데도 “더딘 봄”을 안타깝게 여기며 그 꽃 피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별은 사랑의 그림자인가. 시인은 “오동꽃 이운 날”의 슬픈 뻐꾸기 소리를 통해 안타까운 ‘사랑의 그림자’를 아프게 그려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스스로 허공의 하현달이 되어 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잎을 지켜보며 우리에게 전언한다. “고개를 들고 보라. 보라의 오동꽃을. 들어라. 그 꽃의 속삭임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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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디의 시편들은 한 마디로 ‘포스트모던post modern’의 글쓰기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의 ‘포스트’는 ‘이후’ 또는 ‘다음’과 같은 뜻을 가짐과 동시에 ‘벗어난’ 혹은 ‘넘어선’의 뜻을 갖게 된다. 따라서 ‘포스트모던’이란 말에는 모더니즘 ‘이후’, 즉 그것을 시간적으로 ‘계승’한다는 의미와 함께, 모더니즘을 ‘벗어난’, 즉 그것과의 ‘단절’ 내지는 ‘이탈’이란 의미를 포함하게 된다. 이우디의 글은 클릭 한 방이면 어디에도 접속되어 자유롭고 유동적인 가지치기가 가능한 ‘하이퍼hyper시’로도 설명될 수 있다. 또한 뿌리, 줄기, 가지 순으로 질서정연한 ‘수목樹木’에 대비되는 ‘땅속줄기식물’, 즉 땅속에서 땅속을 향하는 ‘리좀rhizome’적 사유로도 설명될 수 있다. 둘 다 체계적이고 위계적인 구조가 아니다. 비선형성의 새로운 맥락을 제공한다. 포스트모던의 전형이라 아니할 수 없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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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원은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 어떤 대상 혹은 현상에 감각을 집중하여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포착해내고 있다. 「숨 음악이란 것이 있다면」이란 가정법의 제목이 시사(示唆)하듯, 작가는 음악 속에서 들리는 지휘자와 연주자의 ‘숨소리’에 예민한 감각으로 반응하고 있다…… 현정원의 뛰어난 사유 능력과 그에 기인하는 특별한 인식에 박수를 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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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잠을 죽음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잔다 는 것은 눈이 감긴 채 인식 활동을 멈추고 있는 상태다. 죽음이나 진배없 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일 죽었다 살아나는 것이고 잠에서 깨어날 때는 미 지의‘ 새로운 세상’을 산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시인은 바로 그 잠 속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찾아보려 한다. 시인의 결기가 서늘하다. 예부터 삶에 대한 수많은 비유가 있다. 생은‘ 고해苦海’라고도,‘ 뜬구름’ 이라고도,‘ 나그네길’이라고도 한다. 모두 아름다운 비유들이다. 그러나 나는 이 시에서 처음 보는“ 조등에 걸린 허무”라는 신선한 비유에 시선을 거둘 수 없다. 참으로 멋진 비유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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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해의 시집 안에는 수많은 꽃들이 향기를 뿜고 있다. 시 제목만 일별해도 노랑제비꽃, 양귀비, 봄까치꽃, 낚시제비꽃, 참꽃마리, 별꽃, 해국, 수국, 메꽃, 아카시아, 봉선화, 감국, 진달래, 얼음꽃, 시에미밥풀꽃 등이 등장한다. 내 짧은 식물학 지식 탓이겠지만 이 중에는 처음 이름을 들어보는 꽃도 있다. 함께 열거하지는 않았지만 “히어리 노오란 꽃그늘”이라는 것을 보아 ‘히어리’도 꽃 이름임에 틀림없다. 꽃을 싫어할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으랴마는 특별히 시인에게는 무슨 꽃이든지 만나는 꽃마다 “새롭고 향기”롭다.(「시인의 말」) 그는 이 글에서 꽃은 바로 자신의 “시이며 사랑”이라고 말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생의 덤을 얻”었다. 시인은 그 구체적 사연과 소회는 가슴에 묻어둔다. 그러나 그 후부터 만나는 꽃마다 “더 절실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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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시편에서 시인이 밥 안치고, 차 끓이고, 방 덥히는 소소한 일상에서 ‘당하즉오’의 깨침을 얻고 있음을 보았다. 참외 두 개 덤으로 주는 ‘마음’에서 시의 진정한 위의를 읽어내는 것도 보았다. 그의 일상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시인은 자신이 끓인 “콩나물 김칫국”을 “당대 최고의 수라”라고 자신이 “칭찬하며/ 윤허해 주고” 먹는 사람이다. 그리해야 “지존하신 속이 시원해지고/ 그 속에 들어가신 북어 대가리도/ 함께 앙천대소하시는 것”(「망언 19」)을 느끼는 사람이다. 이러하니 시집 제목 『산곡山曲』처럼 ‘산의 노래’를 부르며 ‘무수지수’하고 있는 박중식 시인의 하루하루가 어찌 ‘웅장하며 위엄 있고 엄숙한 나날’을 ‘수습’하는 것이 되지 않을 것인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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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안력이 높다. 무심코 우리의 시선을 비껴가는 평범한 사물이나 정경에서 경을 읽어 낸다. 해풍에 형체를 잃어가는 돌부처, 봄볕에 병아리 데리고 나온 어미닭, 굽은 모과나무 절 기둥은 특별히 눈에 띄는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그러나 시인은 무표정한 이런 것들에서 그 존재의미를 깊은 사유로 두레박질한다. 그리하여 무릎을 치게 하는 깨침을 퍼 올린다. 시적 대상이 되는 사물에 새로운 시선을 던지고 다른 개념에 위치시킴으로 그것에 대한 우리의 상투적 인식을 깨부순다. 그러나 그것들은 나름대로 단단한 인과의 연결고리로 결속됨으로써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한다. 따라서 김영의 시에 소통의 걸림돌은 없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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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태 시인의 자전연작시집『추억의 발자국 소리』는 전쟁과 그 안에서의 인간사를 담은 한 편의 긴 서사시를 읽은 느낌이다. 물론 이 글은 모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로 6·25 전쟁 당시를 중심으로 시인의 행적에 시선을 집중하였다. 은희태 시인의 글에는 돌이켜봄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그 회상의 대상은 결코 기쁨의 순간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상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고통스런 과거의 반추이기 때문에 우리의 동감은 배가된다. 좌·우 극한의 대결, 악순환 되는 증오의 반복, 인간성을 위반하는 억압과 폭력, 전시 중의 총체적인 부정부패 등 당시 우리의 삶에 가해졌던 질곡의 현상들은 우리 스스로의 반성을 촉구한다. 문학은 인간다운 현재의 우리 삶을 위해서 퇴치해야 할 이런 악들을 기억하게 하고 비판한다. 망각은 인간에게 거듭된 악을 부추기는 늪이다. 은희태의 글은 바로 기억 저편에 있는 망각을 일깨우고 있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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