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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김희영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부산

최근작
2024년 9월 <빨간 불 다음 초록 불>

김희영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께 100권짜리 전집을 선물 받은 날로부터 책은 인생에서 떨어진 적이 없다. 학생을 가르치는 30여 년 동안 교과서는 흥미롭고 즐거운 연구 대상이었다. 요즘은 활자가 아닌 책에도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수십 년 독자로 살다 작가라는 경험에 도전했다. 더듬어보니 씨앗은 훨씬 오래전에 뿌려 놓았다. 대학 시절 「문장론」 수업 때다. 10주 동안 매주 200자 원고지 10매 분량의 글을 제출하는 과제가 있었다. 꽤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쓸 거리를 찾았을 때 느낀 전율, 원고지를 덮을 때 온몸을 채우던 뿌듯함, 그 시작이 오늘을 존재하게 했다. 퇴직 후 백년어서원에서 동무들과 책 읽고 글을 쓴다. 터전을 옮겨 도시농부로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2022년 부산중구 그림엽서+스토리공모전 스토리 부문 대상, 제12회 백년서평 바다상(2023). 공저 『책열음 이야기』, 『장소와 씨앗』, 『소설을 읽다, 기억을 쓰다』, 『식스센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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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빨간 불 다음 초록 불> - 2024년 9월  더보기

살아오면서 중요한 결정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총사령관인 줄 알았던 머리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가 하는 말이 맞는대도 가슴이 자꾸만 고집을 부렸다. 수술하지 않고 암과 동행하기로 한 것도, 주택살이도, 조기 퇴직도 그렇게 결정했다. 엔진이 달린 가슴이 한 일이라 그런지 동력을 잃지 않고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 몸의 일부로 받아들인 암과 싸우지 않고, 좌충우돌 주택살이에도 적응하고 있다. 마트만 가면 언제든 채소를 구할 수 있는 편리함 대신 제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순응을 배우고 제 맛이 주는 기쁨을 누린다. 고개만 돌리면 마주하는 자연에서 나는 자연에 속한 존재임을 알아차린다. 냉철한 머리가 내린 결정을 따랐다면 만나지 못했을 삶이다. 중학교 때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라는 과제가 있었다. 화단이 술렁이고, 텃밭이 푸른 주택을 그렸다. 가끔 그 기억이 불쑥 튀어나왔다. 그 꿈처럼 주택살이를 그려 왔다. 텃밭을 만들고, 화단에 꽃과 나무를 심고, 해 잘 드는 집에서 책 읽다가 꽃과 어울리는 일상은 어떨까, 생각하곤 했다. 아주 먼 훗날 일일 줄 알았는데 이른 시기에 그 꿈 같은 풍경이 실현되었다. 조선시대 선비가 오늘날에 온다면 나처럼 지내지 않을까. 달라진 삶 덕분에 이미 존재했으나 지금껏 보지 못한 세상을 만난다. 내가 밟는 땅이 달리 보이고, 아무렇게 자란 길가 나무를 다시 보게 된다. 무심코 보아넘긴 길고양이의 잘린 꼬리와 함부로 버려진 것들. 무엇보다 나를 땅바닥에 패대기친 시련과 넘어진 내게 내밀던 손길. 그때 느꼈던 낯섦과 신기함, 생경함, 분노, 미안함, 부끄러움, 고마움을 새롭게 볼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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