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습니다. 대개는 누군가 이미 걸어 익숙해진 길을 걷는데 가끔 사람의 발길이 없는 거친 야산을 오를 때가 있습니다. 와락 두려움이 느껴지지만 곧장 나아가면 익숙한 길이 나오리라는 믿음으로 헤치고 나갑니다.
이상옥 교수님의 실험적 창작으로 시작된 디카시 문예운동이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문예양식으로 굳건히 자리 잡으며 스무 해를 맞았습니다. 생활문학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디카시의 확산에 길잡이 역할을 할 디카시창작지도사 1기가 48강에 이르는 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아무도 걷지 않은 새로운 길이지만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학우님들이 있었고 디카시 문예운동을 이끌고 있는 최광임 교수님의 지도가 있어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거친 돌덩이의 결을 살려가며 세심하게 다듬는 장인의 정성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손잡아 끈기 있게 지도해 주신 교수님께 깊은 존경을 드립니다.
이제 각자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비록 혼자 걷는 길이지만 같은 시각 어딘가 학우들이 함께 걷고 있다 생각하면 적지 않은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더욱 빠르게 넓고 멀리 퍼져나가는 디카시의 깊은 숲 한 모퉁이를 묵묵히 지키는 나무가 되어 가끔 메아리 주고받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