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라Spira』는 그런 오묘한 불안을 담아내고 싶어 쓴 소설입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 소설 속 인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에피네프지만, 실상 그들의 삶과 가치관의 근원을 뒤흔드는 건 AE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입니다.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인류가 진보해 가는 방향이 옳은지 알 수 없는 데에서 오는 초조함. 거기에 이전까지는 생활의 편의를 위해 존재했던 기술이 이제는 개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시기에 이르렀기에, 그로부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