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을 전공한 덕분에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당시엔 꿈 많은 직장 초년병으로서 ‘직업 보람’을 딱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좋은 직장을 왜 박차고 나왔을까?”라는 농담도 해보지만, 다른 길을 가겠다고 언론사 시험을 본 게 글쟁이의 시작이었다.
통신과 신문에서 글을 썼다. 통신에선 “빨리 쓰라”고, 신문에선 “완결성 있게 쓰라”고 구박당하는 사이 15년이 흘렀다. 미래가 두려워 공부를 시작한 게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계기였다.
한국일보 사회부 시절, 정부 부대변인직을 맡아보라는 제의를 수락한 게 공직의 첫걸음이었다. 2~3년 생활하고 학교로 갈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흘러 10년을 넘겼다. 덕분에 재직 시절, 박사(보건학) 학위를 하나 더 받는 호사도 누렸다.
이후 학교로 나와 학생들을 가르치던 2019년 말, 코로나가 갑자기 창궐했고,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대응 상황 등을 방송에서 알려 주면서 한동안 꽤 알려진 방송인이 되기도 했다.
기자, 공무원, 선생으로 30년간 생활하면서 대통령부터 취약계층까지 많은 이들을 만났다. 관찰과 메모 습관 덕분에 이들을 기록하면서 인생의 성공과 매력에 관해 꽤 많이 고민했다. 아마도 그런 고민과 생각이 이 책을 위해 존재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