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부모님이 결혼한 지 칠십 년이 되었다. 어머니 스물, 열아홉 살의 아버지는 대흥중학교 2학년이었다. 아버지는 결혼 후 군에 입대하였고, 어머니는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큰딸을 키우며 농사일을 했다.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2남 4녀를 키운 이야기는 끝없이 길다. 어머니는 겨우내 삼을 말려 200자나 되는 베를 짜셨다. 이 베는 인근 마을과 지인들의 수의 옷감으로 팔려나갔다. 그 돈으로 우리의 대학 등록금과 학자금을 마련했다.
우리 부부는 올 정초 신익선 시인의 ‘익선재’를 찾아 인사드렸다. 올해는 시를 써서 시집을 꼭 출판하라 하신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예산문협 카페에 올렸던 시 90편을 골랐다. 용기를 내 신 시인께 드렸다. 수필 쓰기만 고집하고, 시치詩痴인 필자는 부족한 시詩를 걱정했지만 신 시인은 내게 ‘글은 가다듬으면서 힘이 붙는다.’라며 너른 안목으로 살펴 주셨다.
어머니는 아픈 허리와 다리를 끌고 일하신다. 어머니의 다리는 우주인의 다리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양 무릎이 인공관절이 되었지만, 달나라도 세계여행도 걸어서 할 수 있는 튼튼한 다리다. 음력 2월 5일은 어머니의 생신이며, 첫 시집 『어머니의 우주선』의 생일이다. 부족한 이 첫 시집을 90번째 생신을 맞는 어머니, 권영예 님께 올린다.
어머니! 사랑합니다!!